
‘저기 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한 것도 잠시, 친정팀에 비수를 던졌다. 서울 SK 장신슈터 허일영이 이적 후 치른 첫 경기에서 팀의 완승에 힘을 보탰다.
허일영은 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2021-20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 교체멤버로 출전, 20분 30초 동안 11득점 6리바운드로 활약했다. SK는 허일영이 제몫을 한 가운데 자밀 워니(26득점 14리바운드 3어시스트), 최준용(16득점 2리바운드) 등 총 5명이 두 자리 득점하며 105-87 완승을 따냈다.
허일영으로선 유독 낯선 경기였을 것이다. 2009년 프로 데뷔 후 줄곧 소속팀이었던 오리온을 떠난 후 치른 첫 경기였기 때문이다.
허일영은 김강선과 더불어 대구 오리온스 시절부터 커리어를 쌓은 팀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2009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오리온에 입단, 장신슈터이자 베테랑으로 오리온의 중심을 지켜왔다. 2015-2016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보기도 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허일영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오리온 잔류 대신 SK 이적을 택했다. 30대 중반을 넘은 나이였기에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터. 공교롭게도 허일영이 이적 후 상대한 팀은 오리온이었고, 허일영은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시즌을 상쾌하게 출발했다.
허일영은 SK 이적 후 첫 경기를 치른 소감에 대해 “첫 단추를 잘 채운 것 같아서 굉장히 기분 좋다. 교체멤버로 들어갔을 땐 몸이 굳어있었다. 뭔가 보여주려다 보니 뻣뻣했지만, 차근차근 풀어나갔다. 동료, 코칭스태프가 믿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허일영은 또한 “어제만 기분이 이상했다. 경기 전 개막식에서 선수 소개할 때도 ‘원래 저기 있어야 하는데…’라는 기분은 들었지만, 지금 속한 팀은 SK다. 빨리 잊고 경기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잠은 잘 잤다. 호텔을 처음 써봤는데 좋더라”라며 웃었다.
SK에서 던진 첫 3점슛은 림을 외면했지만, 3쿼터에는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전희철 감독이 지향하는 속공 3점슛이었기에 의미도 컸다. 허일영은 이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한 것뿐이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게 그것이기도 하다. 하나 보여주고 싶었는데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허일영은 이어 “상대팀이었을 때 SK의 제일 무서운 점은 속공이었다. 와서 겪어보니 밖에서 본 것만큼 빠르다. 빠른 팀이라는 걸 체감하고 있다. 너무 빨라서 따라가는 게 너무 힘들다”라며 웃었다. 허일영은 더불어 “코칭스태프, 팬들 모두 원하시는 건 똑같을 것 같다. 오리온에서 했던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 빨리 무관중이 풀려 체육관에서 팬들을 뵙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사진_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