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은 최근 5시즌 동안 7-10-7-7-10위로 부진했다. 그렇지만, 개막전 성적만 놓고 보면 4승 1패로 좋다. 이번 시즌도 첫 출발은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16일 창원 LG와 맞대결에서 65-62로 이겼다.
아쉬운 게 있다면 실책 22개였다. 전반까지 6개였던 실책이 후반에 16개나 무더기로 쏟아졌다. 전반까지 32-22로 우위를 잡았지만, 실책 때문에 경기 막판 역전패 위기에 놓였다.
은희석 감독은 LG에게 승리한 뒤 “실책 22개를 범하고 승리한 건 칭찬해주고 싶지만, 팀으로선 아킬레스건과 같은 실책이 많았다. 특히 승부처에서 무더기로 나와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감독으로서 통감한다. 선수들과 더 소통해서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은희석 감독은 2014년 연세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5년 대학농구리그에서 연세대는 실책 13.7개를 기록했다. 12개 대학 중 5위로 많은 편에 속했다.
그렇지만, 2016년부터 연세대는 실책 11개 가량으로 줄였다. 정상적인 대학농구리그가 열린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실책이 가장 적은 팀이 연세대였다.
은희석 감독은 연세대를 이끌던 시절인 2017년 당시 "연세대의 제일 문제가 실책이었다. (실책이 나오는 건) 정신적인 부분이 강하다.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잡아주면 괜찮다"며 "너무 실책을 언급하면 선수들이 옭아맨다고 여긴다. 그 부분을 잘 밀고 당겨야 한다. 100% 강압적으로 할 수도 없고, 또 100% 믿어줄 수도 없다"고 실책이 적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하게 딱 만들어주면 실책이 주는 거 같다"며 "경기마다 선수들에게 칭찬을 해줬었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연세대가 아닌 삼성의 실책을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은희석 감독은 18일 전화통화에서 실책을 줄일 방법을 묻자 “조직력이다. 손발이 맞지 않아서 억지를 쓰는 거다. 실책이 무더기로 후반에 나왔다”며 “득점이 나오든 안 나오든 약속된 움직임이 속초 전지훈련이나 연습경기에서 전반까지는 나온다. 3쿼터부터 체력이 떨어지거나 어려운 상황이 되거나 추격을 당할 때 여지없이 약속했던 밸런스가 다 깨진다. 연세대 때부터 추구하는 트랜지션 오펜스의 밸런스가 있는데 그게 깨지면 억지를 쓴다. 연습경기 때도 실책이 많았다. 조직력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점수는 조금 다르지만, 무조건 돌파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 똑같은 이 장면은 2015~2016시즌 6강 플레이오프와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과 판박이다. 상대는 KGC인삼공사였다.
임동섭이 이정현 앞에서 수비를 했다. 임동섭은 두 번 모두 막지 못하고 돌파를 내줬다. 이정현에게 위닝샷을 허용한 삼성은 시즌을 그렇게 끝냈다. 저 당시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이정현이 이제는 삼성 소속이라는 게 달라졌을 뿐이다.
이재도 역시 돌파를 선택했다. 임동섭이 따라붙었다. 왼손 레이업을 곧잘 넣는 이재도가 점프를 떴다. 이정현을 막을 때 끝까지 쫓아가지 못했던 임동섭은 이번엔 최대한 따라붙어 같이 점프를 하며 이재도의 시야를 방해했다. 이정현의 도움수비도 있었다. 이재도의 레이업이 빗나갔다.
감독들이 수비에서 주문하는 건 무조건 슛을 막으라는 게 아니다. 끝까지 쫓아가서 최대한 어렵게 슛을 시도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임동섭은 이재도를 막을 때 딱 그렇게 했다.
은희석 감독은 “움직이는 상황에서 스위치가 이뤄졌다. 부임한 이후 투지와 끈기를 강조한다”며 “본인(임동섭)도 이정현에게 당한 것도 있고, 수비 지적도 많이 받았다. 저도 와서 보니까 그렇다. 수비를 많이 강조하니까 이겨내려고 기를 쓴다”고 임동섭의 마지막 수비를 평가했다.
22개라는 실책은 너무나도 많다. 그렇지만, 은희석 감독이라면 경기를 거듭할수록 실책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연세대를 바꿔놓은 것처럼 말이다.
여기에 삼성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임동섭이 이번 시즌을 마지막인 것처럼 임한다. KBL 컵대회부터 달라졌던 임동섭은 마지막 수비에서 끈기를 보여주며 집중력을 발휘했다.
사실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겼다. 더불어 과거의 비슷한 장면을 떠올리면 희망을 갖게 하는 한판 승부인 건 분명하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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