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존 디펜스를 무력화시켰던 제시 고반, 출전시간이 19분 15초인 이유

민준구 / 기사승인 : 2020-10-18 16: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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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잠실실내/민준구 기자] 최고의 활약을 펼친 고반, 그의 출전시간은 왜 20분을 넘기지 못했을까.

서울 삼성은 1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홈 경기에서 82-89로 패했다. 개막 후 4연패.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표다.

비록 패했지만 그동안 부진했던 제시 고반의 활약은 눈부셨다. 이날 19분 15초 출전한 그는 18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아이제아 힉스(7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비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7cm의 고반은 존 이그부누(209cm, C)가 결장한 KT에 큰 위협이 됐다. 특히 김준일과의 하이-로우 플레이는 알면서도 막을 수 없었고 골밑에서의 존재감 역시 높았다.

반대로 삼성의 에이스가 되어야 할 힉스는 침묵했다. 1쿼터까지만 하더라도 특유의 활발한 움직임을 잃지 않았지만 이후 KT의 존 디펜스에 막히며 자신의 장기인 돌파를 선보이지 못했다.

고반이 투입됐을 때의 KT는 자신들이 선택한 존 디펜스의 효과를 100% 보지 못했다. 마커스 데릭슨보다 무려 6cm가 큰 고반이 중심을 지키자 김준일이 골밑을 마음껏 활보했기 때문이다. KT 역시 매 쿼터 많은 득점을 기록했지만 그만큼 내준 것 역시 고반이 코트에 있을 때였다.

그래서일까. 고반은 4쿼터 시작부터 함께했다. KT는 무리한 공격, 실책이 쌓이면서 3쿼터까지 지켜온 리드를 순식간에 반납하고 말았다. 특유의 점프슛, 골밑에서의 묵직한 덩크를 성공한 고반은 76-76, 동점을 이루는 데 핵심 역할을 해냈다.

이상민 감독은 허훈에게 연속 5득점을 허용한 뒤 곧바로 힉스를 재투입했다. 이전까지 부진했던 힉스가 살아난다면 충분히 승리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 데릭슨마저 지친 타이밍이었기 때문에 승부수를 띄울 만했다.

하지만 이상민 감독의 기대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힉스는 여전히 KT의 존 디펜스 공략에 실패했고 이는 속공 허용으로 이어졌다. 팽팽했던 승부는 순식간에 흔들렸고 끝내 KT가 굳히기에 들어가며 승리를 가져갔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고반의 교체는 다소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만약 그가 삼성의 골밑을 계속 책임졌다면 쉽게 흐름을 내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가정에 불과한 일일 뿐이다.

이상민 감독은 경기 후 “(제시)고반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것 같아 (아이제아)힉스를 투입했다. 아쉽게도 전체적으로 잘 풀리지 않았다”라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고반의 활약은 삼성의 입장에선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힉스가 존 디펜스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 역시 우려가 되는 부분. 만약 삼성을 상대로 존 디펜스를 선택하는 팀들이 있다면 고반의 출전시간은 오늘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현시점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고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중 하나는 바로 체력이다. 실제로 그는 삼성 합류 이후부터 체력에 대한 이슈가 떠나지 않았다. 불과 19분 15초를 뛴 선수가 체력적으로 지쳤다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어쩌면 그가 좋은 신체조건을 지녔음에도 서브 전력으로 평가된 이유일 수도 있다.

삼성은 고반의 경쟁력을 확인함과 동시에 체력에 대한 걱정을 한 번에 안게 됐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 시즌이 막 시작한 현 상황에서 체력이 약한 고반이 어떤 해결책을 들고 올지는 미지수다.

#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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