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2021시즌 피닉스 선즈는 크리스 폴을 전격 영입하며 정규리그 서부 2위에 등극했으며,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LA 레이커스, 덴버 너게츠, LA 클리퍼스를 차례로 격파하며 서부를 제패했다. 11년 만에 진출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28년 만의 파이널 진출까지 많은 것을 이뤄낸 피닉스. 그러나 아쉽게도 밀워키 벅스에 가로 막히며 창단 첫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번 오프시즌 피닉스의 기조는 확실했다. 전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영입 행보를 감행한 다른 팀과는 달리, 그들은 기존 선수들을 지키는데 주력하며 팀을 재정비했다. 불굴의 불사조 군단은 과연 준우승을 넘어 프랜차이즈 첫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까.
11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 그리고 준우승
비록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피닉스의 2020-2021시즌은 성공적인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몬티 윌리엄스 감독 체제 아래 ‘버블 전승’이라는 기염을 토해내는 등 기존의 피닉스는 데빈 부커를 중심으로 이미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여기에,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크리스 폴을 시작으로, 제이 크라우더, 다리오 사리치 등을 영입하며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영입을 통한 보강 효과는 정규시즌부터 확연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간 하위권에 머물기만 하던 팀은 시즌 개막과 동시에 차곡차곡 승수를 쌓아나갔다. 2월 초에는 6연승을 달리며 개막 후 26경기 동안 17승 9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몇 번의 연승 구간을 추가하며 최종 51승 21패라는 훌륭한 성적과 함께 서부 2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하며 11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피닉스가 정규시즌에 보여준 활약들은 플레이오프 맛보기에 불과했다. 플레이오프 첫 상대는 무려 르브론 제임스와 앤써니 데이비스가 버티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LA 레이커스였다. 2위는 피닉스, 7위는 레이커스로, 압도적인 순위 차에도 불구하고, 현지 전문가들을 비롯한 많은 농구팬들은 레이커스의 업셋을 예상했다.
하나 피닉스는 사람들의 생각 이상으로 훨씬 탄탄하고 강력한 팀이었다. 폴과 부커, 여기에 디안드레 에이튼까지 더해진 삼각편대는 엄청난 위력을 자랑했고, 외곽 득점까지 더해줄 미칼 브릿지스, 카메론 존슨, 마지막으로 기량이 만개한 식스맨 카메론 페인까지.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팀 농구로 피닉스는 레이커스를 제압하며 세간의 예상을 뒤엎었고, 파죽지세로 덴버 너게츠와 LA 클리퍼스까지 꺾으며 서부를 제패했다.
피닉스의 기세는 오를 대로 올라있었고, 파이널에서 만난 밀워키 벅스를 상대로 홈 2연전에서 연승을 거두며 구단 첫 우승에 가까워지는 듯 보였다. 하나, 야니스 아데토쿤보, 크리스 미들턴, 즈루 할러데이로 이어지는 밀워키의 빅3를 이겨내지 못했고, 내리 4연패를 당하며 아쉽게 우승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폴과 부커의 역할 분담, 그리고 빅3(폴-부커-에이튼)의 시너지 등을 확인했던 지난 시즌 피닉스는 팀의 잠재성을 확인했고, 이번 오프시즌 팀의 주요 라인업을 유지하는데 주력했다. 먼저, 피닉스는 팀을 파이널 무대로 이끈 가장 큰 조각이었던 폴에게 4년 1억 2000만 달러에 해당하는 재계약을 안기며 동행을 이어갔다. 그의 피닉스 합류는 분명 정규시즌에도 유효한 성과를 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그의 활약은 더욱 빛을 발했다. 만 36살의 나이에도 전혀 녹슬지 않은 공격력으로 기존 팀의 에이스였던 부커와 1옵션 역할을 함께 도맡았다. 폴의 여전한 득점력과 리그 탑 수준의 게임 운영 및 조율 능력은 피닉스의 팀 수준을 한 단계, 혹은 그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전반까지 게임 리딩에 집중하다가 후반에 몰아치는 공격력은 상대팀으로 하여금 그를 전혀 제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만들어버렸다. 실제로 서부 PO 2라운드 덴버 너게츠와의 4차전 37득점 경기와 서부 PO 파이널 LA 클리퍼스와의 6차전 41득점 경기에서 이를 증명했다. 이 중 클리퍼스와 6차전 경기에서는 야투율 66.7%(FG 16/24, 3P 7/8)에 어시스트 8개, 스틸 3개까지 더했고, 무엇보다 단 하나의 턴오버도 용납하지 않는 완전무결한 활약을 선보였다.
#크리스 폴 2021 PO 기록 : 평균 31.4분 출전 16.4점(FG 49.9%, 3P 39.5%) 4.5리바운드 8.9어시스트 1.4스틸
피닉스는 폴에 이어 페인과의 연장 계약을 맺는 데도 성공했다. 페인은 폴의 별명인 ‘CP3’에서 따온 ‘CP15’라고 불리며, 여느 팀 부럽지 않은 식스맨으로 번뜩이는 활약을 선보였다. 재빠른 몸놀림과 민첩성을 활용한 아이솔레이션 공격은 피닉스의 공격 옵션에 다양성을 더해줬다. 뿐만 아니라, 팀원들을 살려주는 재치있는 패싱 능력까지 갖춘 그는 해당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스스로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렸고, 피닉스도 이를 인정하며 그에게 3년 1900만 달러 규모의 재계약을 안겨줬다.
#카메론 페인 2021 PO 기록 : 평균 19분 출전 9.3점(FG 42.5%, 3P 36.2%) 2.5리바운드 3.2어시스트 0.8스틸
피닉스는 이 둘 외에도 프랭크 카민스키(1년), 압델 네이더(2년)와도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기존 선수들을 지키려는 행보를 이어갔다. 하나, 피닉스도 그저 지키기에만 그친 것은 아니었다. 먼저, 피닉스는 2020-2021을 끝으로(기존 뉴욕 닉스 소속) FA가 된 가드 엘프리드 페이튼을 1년 베테랑 계약으로 영입했다. 페이튼은 돌파를 살린 개인 공격이 능하고, 발군의 패싱 능력을 갖춘 포인트가드이다. 비록, 3점 슛이 약점으로 지적되곤 하지만, 빅맨과의 투맨 게임에 강점을 보인다는 점에서 피닉스의 빅맨들과의 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190cm라는 동 포지션 대비 큰 신장에서 오는 수비력과 리바운드 능력은 비교적 신장이 작은 피닉스의 포인트가드진에 이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폴 183cm, 페인 185cm).

피닉스는 게임 리딩을 맡을 수 있는 포인트가드에 이어 슈터 보강에도 나섰다. 브루클린 네츠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가비지 멤버 중 한 명이었던 제본 카터를 드래프트 29순위 지명권과 묶어 보내고, 반대급부로 랜드리 샤멧을 데려온 것이다. 샤멧은 커리어 통산 39.7%의 3점슛 성공률을 자랑하는 샤프 슈터이다. 슛과 수비가 모두 가능한 3&D 자원인 브릿지스가 버티고 있기에, 샤멧은 주전보다는 로테이션 멤버로 기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랜드리 샤멧 커리어 평균기록 : 9.2점 1.8리바운드 1.6어시스트 FG 41.6%, 3P 39.7%
마지막으로 지난 시즌 덴버 너게츠에서 뛰었던 자베일 맥기를 데려오며 센터 자리까지 든든하게 보강했다. 213cm의 장신에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지닌 맥기는 달릴 수 있는 센터라는 점에서 피닉스의 백코트진과 나쁘지 않은 호흡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된다. 비록, 스스로 득점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속공 상황 혹은 가드와의 투맨 게임에서 강점을 가진 맥기는 사리치, 카민스키와 함께 에이튼의 백업 센터로서 로테이션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자베일 맥기 커리어 평균기록 : 7.8득점(FG 57.1%) 5.2리바운드 1.5블록
이처럼 피닉스는 자신들의 오프시즌 과제였던 백업 가드와 슈터 보강에 성공했고, 추가로 센터 영입에까지 성공했다. 그리고, 남은 오프시즌 기간 동안 4번 자리 보강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피닉스의 타겟에 올라있는 선수는 폴 밀샙이라고 전해졌다. 이로써, 피닉스는 준우승의 주역들을 대부분 유지하며, 여기에 보강까지 더해 준우승을 넘어 우승을 조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2021-2022시즌 전망
피닉스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선수단을 큰 변화 없이 유지하는데 성공했기에, 준우승팀의 위력은 이미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고 볼 수 있으며, 지난 플레이오프에서의 경험치가 그들을 한층 더 성장시켜 주었을 것이다.
성장 가능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선수들의 평균 연령대가 낮다는 것 역시 피닉스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여러 팀 중 피닉스는 그중에서도 연령대가 가장 낮다. 대표적으로 이번 오프시즌 적극적인 움직이으로 팀을 개편한 레이커스는 ‘전당포’라고 불릴 정도로 평균 연령이 높다. 브루클린 네츠 역시 빅3의 위력은 우승 후보 팀들 중 최고로 꼽히지만, 나이로는 그들 역시 적은 편이 아니다. 다음으로 그나마 젊은 밀워키 역시 아데토쿤보가 27세, 미들턴이 30세, 할러데이가 31세이다.
정규리그는 하나의 마라톤으로, 체력 분배도 잘 이뤄져야 하고, 본 무대인 플레이오프를 위해서는 정규리그 동안 부상 관리도 아주 중요한 이슈이다. 이런 점에서 젊을수록 체력적으로 덜 지치고 금방 회복할 수 있으며, 부상 위험 역시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피닉스의 새로운 시즌의 라인업에는 지난 시즌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폴, 부커, 브릿지스, 크라우더, 에이튼으로 구성된 주전 라인업에 페인, 존슨, 사리치, 카민스키로 이어지는 로테이션 멤버에 샤멧과 맥기 정도만 추가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피닉스가 보유한 빅3의 네임벨류나 위력이 다른 강력한 우승후보들에 비해 살짝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서부만 둘러보아도, 레이커스의 빅3는 제임스, 데이비스에 새로 합류한 러셀 웨스트브룩까지, 레이커스의 슈퍼스타들의 개개인 능력치는 피닉스의 빅3를 훨씬 상회한다. 물론, 농구는 팀 스포츠이기에 개개인의 능력만이 결과를 좌지우지하지는 않지만, 플레이오프의 특성상 슈퍼스타들의 능력치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레이커스 뿐만 아니라, 클레이 탐슨이 복귀하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역시 위협적일 것이다. 이미 스테판 커리는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중 한명이고, 그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이미 지난 2020-2021시즌을 통해 몸소 증명했다. 커리, 탐슨, 그리고 드레이먼드 그린으로 구성된 빅3를 보유한 골든스테이트는 도전자의 자세로 대권을 잡기 위해 보강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자말 머레이가 돌아올 덴버 너게츠 역시 견제 대상이 될 것이다. 2019-2020시즌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니콜라 요키치와 머레이 두 명의 위력만으로도 서부 파이널에 진출했던 업적이 있기에 서부 컨퍼런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피닉스로서는 개개인의 능력 향상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처음 언급한 것처럼 피닉스의 전망은 여전히 밝은 편이다. FA 시장 이후 ESPN이 선정한 파워랭킹에서도 브루클린, 밀워키, 레이커스에 이어 4위를 차지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준우승을 넘어 피닉스가 우승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이 개개인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IN
엘프리드 페이튼(FA)
자베일 맥기(FA)
랜드리 샤멧(트레이드)
OUT
제본 카터(브루클린)
#사진_AP/연합뉴스
점프볼 /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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