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컵] 정상에 서지 못한 SK, 하지만 그들은 숨은 승자였다

민준구 / 기사승인 : 2020-09-27 20: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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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군산/민준구 기자] SK는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패자가 아니다.

서울 SK는 27일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0 MG새마을금고 KBL컵 대회 고양 오리온과의 결승에서 81-94로 패했다. 마지막 고비만 남기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극복해내지 못했다.

SK는 단순한 패배자가 아니다. KBL컵 대회 전, 김선형을 시작으로 최준용, 안영준, 김민수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불참했고 자밀 워니 역시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KBL컵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그 누구도 SK가 결승에 오를 것이라 예상한 이는 없었다. 이번에 참가한 10명의 국내선수 보수는 팀 내 38.8%(9억 6,900만원)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김선형을 시작으로 최준용, 안영준, 김민수 등 53.4%(13억 3,500만원)의 보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나서지 않았기에 2패 탈락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SK는 전자랜드와의 첫 경기부터 놀라운 반전을 만들어냈다. 한때 19점차로 밀리며 무기력한 패배를 예고했지만 후반 들어 국내선수들의 활약, 워니의 부활에 힘입어 연장 접전 끝에 86-83으로 승리했다. 전자랜드가 베스트 멤버였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DB는 대역전극을 만들어 낸 SK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쉽게 예상할 수 없었던 SK의 2연승, 그리고 4강 진출은 KBL컵 대회를 지켜봐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됐다.

KGC인삼공사와의 4강은 SK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변기훈, 최성원, 배병준, 최부경 등 국내선수들이 제 몫 이상을 해냈고 워니 역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얼 클락, 라타비우스 윌리엄스에 밀리지 않았다.

SK는 마지막 순간, 끝내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그들을 두고 패배자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만큼 매 경기마다 열세였음에도 항상 이겨내는 모습을 보이며 KBL컵 대회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문경은 감독 역시 오리온 전 패배 이후 “선수들이 지금까지 해온 것만 보더라도 매우 칭찬해주고 싶다”라며 고생한 선수들을 독려했다.

2020-2021시즌을 준비하는 SK의 입장에서 이번 KBL컵 대회는 주축 선수들의 뒤를 확실히 받칠 벤치 자원들의 성장을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지난 시즌, 수비 5걸에 이어 식스맨상까지 수상한 최성원은 물론 LG에서 이적한 양우섭, KGC인삼공사와의 트레이드로 합류한 배병준은 기량 및 가치를 재확인시켰다.

주전 라인업이 확실한 SK는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스몰&빅 라인업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다. 워니, 미네라스 등 색깔 다른 외국선수를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장신 포워드의 부족으로 미네라스의 활용법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는 것. 그 부분만 제외한다면 SK는 확실한 식스맨을 얻었다는 것에 만족할 수 있었다.

물론 KBL컵 대회에 나선 SK의 국내선수들이 짧은 시간에도 비슷한 효율을 보여줄 것이란 보장은 없다. 다만 상대의 베스트 라인업과 만났을 때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부분은 거대한 수확이었다.

#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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