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명암] ‘3점슛 성공률 55%? 난 안 믿어!’ 정상일 감독의 속내는?

현승섭 / 기사승인 : 2020-10-15 22: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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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아산/현승섭 객원기자] “3점슛 성공률 55%?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습니다.” 정상일 감독은 지금 받아든 좋은 성적표보다 더 큰 그림을 바라보고 있다. 

 

인천 신한은행이 15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아산 우리은행과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 73-6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신한은행은 개막 2연승을 기록, 이번 시즌 연승 도장을 찍은 첫 번째 팀이 됐다.

 

‘대어’ 우리은행을 낚은 도구는 바로 고감도 3점슛. 이날 신한은행이 던지 3점슛 20개 중 11개가 링을 통과했다. 성공률은 무려 55%. 신한은행은 최고조에 오른 3점슛 감각 덕분에 몇 번의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정상일 감독은 개막 2연승을 거뒀음에도 크게 기뻐하지 않고 냉정하게 경기를 복기했다. 정 감독은 “수비가 잘 됐고(61실점), 리바운드를 잘 따내서(40-36)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팀 전력이 100%가 아니었다. 우리은행은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강팀이다.”라고 말했다. 

 

아직 리그 초반이지만 신한은행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과 선수 구성에 큰 변화도 없다. 그런데도 신한은행이 지금과 같은 선전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물은 질문에 정 감독은 ‘철저한 비시즌 준비와 선수들의 풍부한 경험’를 꼽았다.

 

“지난 시즌엔 너무 어수선했다. 선수들 손발도 안 맞고 컨디션도 떨어져 힘들었다. 올해는 아직 대표팀 소집도 없고, 5월부터 시즌을 충실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외국 선수가 없는데, 다른 팀들에 부상 선수가 많고 준비가 덜 된 면도 있는 것 같다. 우리는 비시즌에 철저하게 준비했고, 그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모든 팀이 다 똑같아질 것이다.

 

원정 경기나 젊고 빠른 팀과의 경기를 치를 때 힘들 수는 있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경험이나 관록 면에서 6개 구단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날 신한은행의 슛 성공률은 이색적이었다. 3점슛 성공률은 무려 55%(11/20)였는데, 2점슛 성공률은 21.7%(13/60)에 불과했다. 서로 뒤바뀐 것 같은 성공률이었다. 정 감독은 단호하게 “나는 슛 성공률을 믿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오늘 3점슛이 잘 들어갔는데, 3점슛이 잘 들어가기 위해서는 심리 상태와 체력이 잘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체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마음가짐과 체력이 있어야 끝까지 좋은 슛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난 슛 성공률을 믿지 않는다. 3점슛 55%, 30경기 중 이 한 경기가 끝일 수 있다. 3점슛 성공률과 2점슛 성공률도 바뀌어야 한다.”

 

 

신한은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골밑을 책임져야할 보물인 김연희를 십자인대 파열로 잃었다. 그 빈자리는 현재 김수연이 잘 메우고 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수연은 박지수를 제외하면 리그에서 가장 리바운드를 잘 잡는 선수’라고 추켜세웠다. 정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연희가 다치고 나서 수연이가 연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언니가 네 몫까지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라고 말했다더라. 사실 김수연의 양쪽 무릎 상태는 매우 나쁘다. 매주 연골 주사를 맞아야 한다. 주변 근육이 무릎을 잡아줘서 겨우 뛰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본인도 비시즌 훈련도 착실히 수행해고 활약하고 있다.

 

오늘 (한)엄지의 컨디션이 좋았으면 중간에 바꿔주려고 했는데, 흐름상 그럴 수 없었다. 아직 괜찮다고 한다(웃음).”

 

이날 맹활약을 펼친 김단비(18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는 3쿼터 초반에 일찌감치 4번째 파울을 범했다. 그런데 정 감독은 김단비를 계속 코트 위로 내보냈다. 무슨 이유가 있었을까? 정 감독은 “3쿼터에 상대 팀이 점수 차를 한 자릿수로 좁혀오면 경기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었다. 그런데 단비가 파울 안 할 자신이 있다고 하더라. 이미 수많은 경험이 있는데 본인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웃음). 그래서 단비의 말을 믿었다”라며 김단비를 향한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이날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의 득점을 61점으로 묶었다. 박혜진이 빠졌다지만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성과였다. 정 감독은 이날 수비 방식인 3-2 매치업 존 디펜스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리 팀엔 현재 정통 센터가 없다. 그래서 협력 수비를 해야 한다. 수비 로테이션도 재빨라야 한다. 이 수비의 단점은 체력 소모인데,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리바운드 면에서 이길 수 있었다.  

 

이 수비는 외국 선수가 있을 때는 절대 할 수 없는 수비다. 또한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한다. 그리고 5명 중 어느 하나라도 수비 센스가 없으면 안 된다. 한 명이라도 실수하면 쉽게 뚫린다. 그래도 베테랑들이 많아 구멍을 잘 메워줘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오늘 잘 버텨준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끝으로 정 감독은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승을 많이 챙겨둬야 2라운드 준비가 수월해진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선수들의 몸이 좋지 않아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그런데 이번은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개막 2연승은 의미가 있다. 다음 팀들도 강팀이 준비하겠다. 이번에는 1라운드 전승을 노리고 싶다”라는 1라운드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_WKBL 제공

 

점프볼 / 현승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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