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NBA에 ‘햄튼5’가 있었다면 KBL은 ‘비빔밥5’가 있다.
전주 KCC는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국내선수 돌풍을 이끈 선두 주자였다. 이정현, 송교창을 중심으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국내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내며 멋진 승부를 보인 낭만적인 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단 한 번의 트레이드로 ‘모벤저스’급 슈퍼 팀이 등장했다. ‘비빔밥5’가 탄생한 것이다.
KCC는 11일 리온 윌리엄스, 김국찬, 박지훈, 김세창을 내주고 이대성과 라건아를 받아왔다. 이어 조이 도시를 찰스 로드로 대체하며 한순간에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트레이드였다. KCC는 미래를 내주고 현재를 가져왔지만 김국찬을 제외하면 큰 출혈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이대성과 라건아는 KBL 최고의 선수들로서 현재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현재’였다.
결과적으로 KCC는 SK와 DB, 전자랜드로 일컬어진 3강 체제를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NBA로 따지면 보스턴 셀틱스, 마이애미 히트의 Big3,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햄튼5급 슈퍼 팀이 탄생한 것이다.
이정현과 이대성으로 구성된 앞선은 이미 국가대표에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만큼 큰 걱정이 없다. 그동안 메인 볼 핸들러의 필요성을 느꼈던 KCC는 이대성이 합류하면서 큰 부담을 덜어냈다. 특히 이정현이 조금 더 활기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큰 기대를 걸 수 있다.
무엇보다 두 선수 모두 ‘슈퍼팀’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어 역할 분배 역시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현은 과거 2011-2012시즌 김태술, 박찬희, 양희종, 오세근으로 구성된 우승 멤버들과 큰 문제 없이 손발을 맞춰왔다. 당시만 해도 이정현의 위치는 식스맨이었지만 주전급 선수들 이상의 출전시간과 기록을 냈기 때문에 어색함이 없다. 현재의 이정현도 선발보다는 벤치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어쩌면 그때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살아날 수 있다. 이대성 역시 2018-2019시즌 양동근, 문태종, 함지훈, 라건아와 함께 환상적인 역할 분담은 물론 통합 우승까지 이뤄냈다.
그러나 라건아와 로드가 한 팀에 있다는 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부분이다. 메인 외국선수는 라건아다. 로드는 그의 뒤를 받쳐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물론 두 선수의 사이가 좋은 건 희소식이다. 단 메인 외국선수가 두 명이나 존재했을 때의 출전 시간 분배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항상 걱정해야 하는 문제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건 이미 로드가 KCC에서 뛴 경험이 있다는 것. 당시 로드는 故안드레 에밋의 뒤를 받쳐주는 서브 외국선수 역할을 했었다. 또 하나는 자신을 KBL 무대로 이끈 전창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의 걱정은 아니지만 이대성, 라건아와의 만남 역시 오래 가기 힘들다. 이대성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게 된다. 라건아 역시 ‘라건아 드래프트’로 인해 2020-2021시즌이 끝나면 다시 자유의 몸이 된다. 이번 시즌이 대권 도전의 적기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정현, 이대성, 송교창, 라건아, 로드. KBL 최상위권 선수들의 만남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 NBA에선 슈퍼팀의 탄생이 곧 성공으로 이어졌다. 과연 KBL은 해피 엔딩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 사진_점프볼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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