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의 뒤를 이을 것 같았는데…, 이대성과 현대모비스의 예고된 이별

민준구 / 기사승인 : 2019-11-11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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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이대성과 현대모비스의 동행은 허무하게 끝났다. 그러나 모두가 예상한 결과이기도 했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이대성은 11일 오전 전주 KCC와의 2:4 트레이드로 정든 팀을 떠나게 됐다. 모두가 놀란 소식이었다. 이렇게 끝날 인연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대성은 2013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현대모비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중앙대 중퇴 이후 브리검영 대학에서 외길을 걸었던 그는 유재학 감독의 눈에 들었고 KBL 무대를 밟았다.

운이 좋았던 것일까. 이대성은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지만 출전 기회는 그들 못지 않게 받을 수 있었다. 김종근의 부진, 양동근의 발목 부상으로 현대모비스의 앞선을 맡게 된 것이다.

신인이었음에도 이대성의 플레이는 날카로웠다. 보기 드문 공격형 가드로서 양동근이 결장한 5경기 평균 12.8득점 2.5리바운드 5.2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했다.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던 것일까. 양동근 복귀 이후에도 이대성은 백업 가드로서 제 역할을 다 해냈다. 덩크 시도 과정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는 등 ‘야생마’ 느낌이 강했지만 백투백 우승에 공헌하기도 했다.

부상으로 지워진 프로 2년차를 뒤로 한 채 이대성은 곧바로 상무로 향했다. 김시래, 최부경과 함께 전성 시대를 열었고 2016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다시 돌아온 이대성은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또 한 번 무릎 부상으로 인해 휴식기가 길었고 좀처럼 제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2017-2018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이대성은 깜짝 소식을 전한다. 바로 미국 G-리그 진출을 선언한 것.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현대모비스의 입장에선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었다. 양동근과 함지훈의 노쇠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대성은 핵심 역할을 맡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이대성에게 충분히 배려했고 미국 진출을 허가했다. 결과적으로 이대성은 G-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0순위로 이리 베이호크스의 지명을 받았지만 부진한 채 방출되고 말았다.

이대성은 KBL 복귀와 미국 잔류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때 유재학 감독이 “돌아와”라고 짧게 한마디했고 이대성 역시 복귀를 결정할 수 있었다.

불안했던 이대성과 현대모비스의 동행은 2017-2018시즌 종료 후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대성은 연봉 조정을 신청했고 현대모비스는 KBL의 선택을 기다렸다. 결과는 현대모비스의 승리.

2018-2019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이후에는 갈등이 심화됐다. 그동안 연봉 협상에서 손해를 보지 않았던 현대모비스가 ‘오버 페이’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무리하며 김상규를 영입한 것이다.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된 이대성은 샐러리 캡 제한으로 인해 원하는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없었고 오히려 자진 삭감을 통해 이별을 예고했다.

시작부터 위태로웠던 이대성과 현대모비스는 결국 이른 이별을 알렸다. 물론 합의가 된 부분은 아니다. 이대성은 11일 트레이드 당일에 소식을 전해 들어야 했다. 트레이드는 선수 및 구단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대성과 같은 에이스에게 있어 일방적인 통보는 그만큼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다사다난했던 이대성과 현대모비스의 동행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양동근의 뒤를 이을 슈퍼 에이스가 나타난 것 같았지만 화려했던 겉과 달리 속은 썩어가고 있었다. 영광과 고통의 순간이 함께 했지만 마지막 결과는 ‘배드 엔딩’이었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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