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인천/강현지 기자] ‘연합팀’ 신한은행의 선전 비결은 '대화'였다.
인천 신한은행은 2019-2020시즌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비시즌에 무려 5명의 선수들(곽주영, 윤미지, 양지영, 김규희, 김형경)이 은퇴했고, 부상자(김아름, 유승희) 발생으로 새로운 선수들을 긴급 수혈하기도 했다. 사실상 완전히 새로운 팀을 꾸려야 했던 셈.. 고난이 예상됐지만, 그들은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를 2승 3패로 마쳤다. ‘누굴 팰까’ 고민이라던 정상일 감독은 1라운드에서 부천 KEB하나은행과 부산 BNK를 잡았다.
KEB하나은행 전에서는 에이스 강이슬의 발목을 한채진이 잡아버렸고, 리그 득점 1위 단타스가 버티던 BNK도 한채진, 김단비가 힘을 합쳐 막아섰다. 일단 리그가 시작된 현재 꼴찌는 면했다.
순위표에서는 아직 5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분위기만 놓고 보면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는 팀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자신감의 원천은 평균 연령 31.8세 라인업에서 나온다. 그 중 막내가 12년차 국대 슈터 김단비다. 큰 언니는 한채진, 둘째는 김수연, 중간이 이경은, 넷째가 비키 바흐, 프로 데뷔 12년차 캡틴 김단비가 막내다.
엘레나 스미스의 대체 선수인 바흐를 제외, 현재 팀을 이끄는 언니들 모두 농구 코트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선수들이다.
한채진은 팀을 새롭게 창단하던 BNK의 FA 재계약 명단에서 일찍이 제외됐었고, 김수연은 무릎 부상으로 은퇴와 복귀를 반복했지만 지난 시즌 성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이경은도 신한은행으로 이적했지만 무릎 부상 탓에 제 시간을 소화하지 못했다. 오히려 ‘한 물 갔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스토리를 읊자면 짧은 단편의 글 하나는 나올 정도. 하지만, 오랜 시간 서로를 알아온 이들은 서로의 아픔을 보듬었고, 대화를 통해 ONE TEAM이 됐다.
여자대표팀의 FIBA 여자 올림픽 프리-퀄리파잉 토너먼트 일정으로 WKBL 일정은 지난 4일부터 쉼표를 찍었지만, 신한은행은 짧게 휴식기를 마치고 2라운드 준비에 돌입했다. 12일 오후 훈련을 앞두고 만난 이들에게 신한은행의 파죽의 2승은 어디서 왔는 지를 물어봤다.
우선 맏언니 한채진을 살펴보자. 표정부터 달라졌다. 오랜시간 그를 지켜봐온 김수연도 ‘채진언니’가 아닌 ‘맑음이 언니’로 휴대번호 저장 이름을 바꿨다고 귀띔했다. 프로 생활을 대부분 함께보낸 이경은은 “근래 들어 (채진)언니의 표정이 가장 밝다”라고 말했다.
한채진이 이토록 달라진 건 대화 덕분. 동생들이 진심으로 다가와준 덕분에 표정부터가 달라졌고, 마음을 읽어주는 코칭스태프의 말 한마디에 믿음과 따름이 생겼다. 한채진은 “정상일 감독님과 신한은행에서 다시 만났을 때 새로운 곳에서 다시 만났으니 잘해보자는 이야기만 나눴다. 감독님도 날 믿어주시고, 나 또한 따라가고 있다. 또 코치님들이 전문 분야에서 잘 잡아주시다 보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지난 시즌 꼴찌의 아픔을 겪었던 이경은과 김단비도 끈끈해졌다.
이경은은 에이스 김단비에 대해 “지난 시즌 김단비를 보면 마치 날 보는 것 같았다. 나 역시 KDB(현 BNK)에 있었을 때 겪었던 부분이었는데, 단비는 신한은행의 프랜차이즈 선수이다 보니 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고 했을 거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내려 놔’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시즌이 끝나고 단비가 ‘언니 말 들을 걸’이라고 하더라. 사실 내가 낯을 많이 가려 마음을 못 여는 스타일인데, 단비도 그랬다. 하지만 이야기를 해보니 속정이 깊은 친구였다”라고 말했다.
언니들이 서로 돕고, 힘을 내며 팀 분위기는 한껏 좋아졌다. 팀을 더욱 돈독히 하고자 한채진이 기념 사진 한 장을 남기려했지만, 12년차 막내, 김단비는 현재 국가대표팀에 소집되어 대회 준비에 한창이다. 신한은행 역시 오는 27일 청주 KB스타즈와의 2라운드 첫 경기를 바라보며 공수 움직임에 부족한 점 보완에 집중하고 있었다. 언니 라인업 막내가 자리를 비워서 이경은이 그 역할을 대신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후문.
과거 힘든일도 많았지만, 신한은행의 언니들은 서로를 챙기고, 후배들을 이끌며 반전의 시즌 초반을 달리고 있다.
레이스 재개까지 남은 시간은 2주. 대화를 키워드로 더 끈끈해진 신한은행 '언니 라인업'이 올 시즌 어떤 스토리를 써내려갈지 더욱 주목된다.
# 사진_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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