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음과 열기만은 프로! 2019 KBL 스쿨리그 REVIEW

편집부 / 기사승인 : 2019-11-18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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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편집부] KBL(한국농구연맹)이 연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스쿨리그가 11월 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전국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KBL이 주최하는 2019 KBL 스쿨리그는 7월 20일부터 11월 2일까지 프로농구 10개 구단 연고 지역에서 진행됐다. KBL은 청소년 농구 저변 확대 및 프로농구 연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약 120개 팀(연고지 별 각 5개의 중/고등학교 팀, 연고구단 유소년 클럽)소속 1,200여명이 참가하는 중/고등학생 일반인 농구대회를 기획했다.

지역 예선 이후 10개 연고지를 대표하는 중/고등부 팀들이 한 곳에 모여들었고, 최강자를 가리는 플레이오프 결승에서는 삼성 중등부가 대현중(울산)을, DB 고등부가 KGC 고등부를 꺾고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삼성 박범영과 DB 정의철은 MVP까지 수상하며 첫 스쿨리그 대회에서 가장 밝게 빛난 별이 됐다.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스쿨리그는 KBL 소속 경기원의 경기 운영과 KBL 및 KBA(대한민국농구협회) 소속 심판이 판정을 담당해 대회의 공신력을 높였다. 또한 대부분의 경기가 10개 구단 홈 경기장에서 진행되어 참가 선수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기량을 한껏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약 4개월에 걸쳐 펼쳐졌던 학생들의 농구 열정 스토리. 그 열기를 현장에서 함께했던 점프볼 취재기자들이 대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본 기사는 점프볼 1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Q. 스쿨리그 취재 소감이 궁금하다.

강현지_ 일단! 하루 14경기 취재는 그야말로 극한 일정이었다. 12분간 경기 후 2분간의 휴식, 다시 경기…. 취재를 하는 입장에서는 경기 챙기랴, 인터뷰하랴 시간이 빠듯했다. 하지만 경기를 뛰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만한 대회가 또 있을까 싶었다. 또래끼리 호흡을 맞춰가며 땀 흘리는 모습이 대견했다. 선수들 실력도 기대 이상이었다. 전주의 박찬서란 선수가 기억에 남는데, 마치 조니 맥도웰을 보는 것 같았다. 울산의 김도현(대현중)은 울산 프랜차이즈의 함지훈이 생각날 정도였다.

김용호_ 예전에도 KBL 유소년 주말리그의 경우 하루에 10경기를 취재했었기 때문에 ‘큰 차이 없겠지’라는 생각으로 향했던 스쿨리그. 10경기와 14경기는 또 천지차이였다. 하하. 그래도 농구를 직접 하고, 즐기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했다. 부럽기도 했다. 기자의 경우, 학교 운동장 흙바닥에 세워진 농구 골대에서 농구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선수들은 프로선수들이 뛰는 코트를 직접 밟는 등 제대로 된 환경에서 농구를 할 수 있으니 부러웠다. 이런 노력이 계속된다면 한국농구의 인기가 분명 부활할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을 가져보았다.

민준구_ “이 세상에는 농구에 대한 열정을 가진 소년들이 정말 많구나.” 전주, 원주, 부산 등 스쿨리그 지역 예선이 열린 도시를 다니며 느낀 감정은 하나였다. 엘리트 선수들이 아닌 일반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열정이 대단했다. 물론 그 중에는 실력을 인정받아 엘리트 선수를 준비 중인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10년 전 기자와 같은 일반 학생들이었다. 과거 축구와 농구에 미쳐 있던 나 자신을 돌이켜보며, 지금의 시간이 얼마나 귀중한지 다시금 느끼게 됐고, 다른 한편으로는 내일은 없다는 듯이 뛰어다니는 그들이 부럽기도 했다. 어쩌면 잠시 느슨해져 있던 농구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Q. 대회 취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강현지_ 스쿨리그는 저변 확대와 연고 지역의 농구 대중화를 위해 개최됐다. 프로농구를 관장하는 KBL이 개최한 대회답게 단순히 경기만 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경기 후 수훈선수를 선정해 인터뷰도 하고, 기념 촬영에 선물까지 증정했다. 스쿨리그를 운영한 KBL 유소년육성팀은 ‘선수들처럼’이라는 모토로 대회를 진행했는데, 학생들 입장에서는 정말 자신이 선수가 된 듯한 기분 속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 프로선수가 깜짝 등장해 그들과 슈팅 대결을 펼치기도 했는데 이 역시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을까.

김용호_ 스쿨리그의 취지는 분명 바람직한 방향이 많았다. 앞서 말했듯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정식 코트를 누비게 했고, 단체 유니폼을 준비하지 못한 학교들에게는 KBL이 유니폼을 지급해 선수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게 했다. 그 덕분인지 선수들도 코트에 섰을 때는 모든 힘을 다 쏟아 부어가며 열띤 경쟁을 치렀다. 또, 매 대회마다 연고지팀 프로 선수들이 이벤트에 참가했는데, ‘진짜 고수’들의 기량을 직접 경험하면서 영감을 받을 수 있었던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민준구_ KBL은 이번 스쿨리그를 준비하며 많은 부분을 선수들에게 배려했다. 프로농구 무대에서 뛰고 있는 현역 심판들을 배정했고, 경기 시간을 늘려 보다 많은 이들이 뛸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매 경기 선정되는 MVP에게 포토타임과 선물을 제공하며 동기부여를 얻게 했다. 그저 농구를 사랑해달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이만큼 매력적인 스포츠라는 걸 한 번 더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인프라를 늘려 더 멋진 대회를 만들겠다고 매번 다짐하는 KBL 유소년육성팀의 노력이 더 좋은 성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이나 선수가 있는가.

강현지_ 신길고 조문호다. 서울 경복고 체육관에서 만난 이 선수는 하승진이 일일 코치로 대회에 참가했던 구일고를 상대로 슛감을 폭발 시키며 경기 MVP를 차지했고, 신고도와의 경기에서는 집중 견제에도 불구, 이를 이겨내고 팀의 결승전 진출을 이끌었다. 결승전은 조문호로 시작해서 조문호로 끝이 났다. 슛감도 슛감이었지만, 이 선수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스토리 때문. 안산에서 서울까지 오는데, 이 대회 출전을 위해 아침 7시에 집에서 나섰고, 오다가 지하철 정전사태까지 벌어지는 바람에 경기장 도착까지 세 시간 반이 걸렸단다. 이쯤 되면 굉장한 정성 아닌가. 수험생인 만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걱정됐는데, 본인은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어묵회사에 취업 약속을 받아둔 상태라고 했다. 실력에 능력까지 갖춘 위너였다.

김용호_ 고양 지역 예선 당시 만났던 고양 오리온 유소년클럽 중등부가 기억에 남는다. 당시 오리온 중등부는 1학년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는데, 3학년들로 구성된 팀들을 만나 당당히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 전에 나란히 섰을 때 한눈에 봐도 체격 차이가 분명했는데, 1학년 선수들은 오히려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형들을 뚫고 멋진 레이업도 올려놨다. 그 열정은 아마도 바로 옆 코트에서 연습경기를 하던 오리온 선수단만큼 뜨겁지 않았을까 싶다.

민준구_ 첫 스쿨리그 취재 지역이었던 전주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곳이었다. 대부분의 지역이 프로 구단 유소년 클럽이 강세를 보였던 것과는 달리 전주는 제일고가 고등부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오승준이라는 선수가 기자의 눈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180cm대 후반의 큰 키와 빠른 스피드는 ‘전주 라건아’라는 닉네임을 붙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다른 지역을 살펴봐도 오승준보다 더 좋은 기량의 센터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부산 지역 고등부의 임현수는 기자가 본 스쿨리그 참가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기량을 소유했다. 미래의 3x3 국가대표를 꿈꾼 이 선수는 11월 안양에서 열릴 전국대회에서 가장 빛날 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강현지_ 이제 시작일 뿐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소기의 성과도 있었지만,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대회라고 생각된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몇몇 지역 예선은 참가팀 접수가 잘 이뤄지지 않아 해당 지역 근교의 학교까지 찾아가 참가를 독려하기도 했다. 더 많은 홍보와 참가 독려가 필요하다.

김용호_ KBL 구단들도 어시스트를 확실히 해줬으면 좋겠다. 지역예선마다 각 팀에서 한 명씩 대표로 현장을 찾아 참가 선수들과 이벤트를 함께 진행했는데, 아마도 참가 선수들은 더 많은 프로 선수들을 만나고 싶지 않을까. 만약 비시즌을 활용해 스쿨리그 지역 예선이 해당 연고지 팀의 연습경기나 시즌 출정식 등 구단 행사와 연계되어 열린다면 가장 확실한 프로농구 홍보의 채널이 되지 않을까 한다.

민준구_ 현재의 수준으로도 스쿨리그는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완벽한 대회를 완성하려면 확실한 체육관 대관 및 홍보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지역 예선이 프로농구가 열리는 체육관에서 열린 것과 달리 서울A(경복고), 서울B(잠실실내보조경기장), 부산(부산사직보조경기장) 등은 열악한 시설로 아쉬움을 낳았다. 프로 선수들의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정식 체육관에서 지역 예선을 개최해왔다는 것이 KBL의 입장. 그러나 보조경기장만으로는 선수들이 만족할 수 없었다. 또 ‘그들만의 대회’가 되지 않으려면 적극적인 홍보 역시 필요하다. 선수들만이 찾는 대회가 아닌 가족은 물론 소속 학교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야만 진정 성공한 대회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사진_ 점프볼 DB(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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