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 끝에 찾아온 데뷔전’ KCC 권시현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 생겨”

김용호 / 기사승인 : 2019-11-23 1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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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전주/김용호 기자] “오늘은 아쉽지만, 그래도 마침내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나.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전주 KCC는 23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 64-90으로 대패했다. 팀은 연패에 빠지면서 KGC인삼공사에게 공동 4위를 허용, 씁쓸하게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날 KCC가 1쿼터 초반부터 리드를 내준 가운데, 코트 위에서 추격을 위해 부지런히 땀을 흘리던 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프로 입단 두 시즌 만에 마침내 1군 데뷔전을 치른 권시현(23, 184cm)이 그 주인공.

권시현은 지난 2018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로 KCC의 유니폼을 입었다. 야심차게 프로 무대에 발을 디뎠지만, 기회를 잡기는 어려웠다. 지난 시즌 KCC의 앞선에는 에이스 이정현과 더불어 신명호와 최승욱, 그리고 이제는 팀을 떠난 전태풍(SK), 김민구(DB), 이현민(오리온)까지 버티고 있었기에 신인에게 쉽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부지런히 자신의 데뷔전만을 바라보며 D-리그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그리고 드디어 두 번째 시즌, 개막 한 달여가 지나 기회가 찾아왔다. 유현준의 회복 속도가 더디고, 이대성도 재활차 전주에 오지 않은 상황에서 전창진 감독이 권시현을 깜짝 선발 카드로 내세운 것.

경기 전 전창진 감독은 “박성진은 KGC인삼공사와의 1차전에서 수비가 좋지 못했고, 신명호는 투입과 동시에 에너지를 쏟아 선발로 쓰기엔 부담이 있다. 그래서 지난 월요일 D-리그에서 컨디션이 괜찮았던 권시현을 선발로 내보내기로 했다. 선수가 머리가 복잡해질까봐 자세한 주문은 하지 않았고, 수비에 힘을 써달라고 했다”며 권시현의 데뷔전을 바라봤다.

권시현의 데뷔전 기록에는 많은 숫자가 남지는 않았다. 선발로 출장해 6분 34초, 2점슛을 한 번 시도해 실패했고, 그 이외의 기록은 없었다. 하지만, 모든 플레이를 기록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는 법. 권시현은 형들이 추격을 위해 힘쓰는 상황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수비에 보탬이 되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권시현은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는 “생각보다 긴장은 되지 않았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비해서는 잘 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다”라며 데뷔전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마침내 1군 데뷔를 하지 않았나. 경기를 뛰면서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이어 깜짝 선발 데뷔 소식에 대해서는 “팀이 전 경기를 진 상태였기 때문에, 형들에게 폐가 되지 말자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근데 도움도 되지 못해서 계속 아쉬운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렸던 D-리그에서 권시현은 17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로 최상의 컨디션을 선보였다. 감각이 좋았기에 데뷔전 침묵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을 터. 그럼에도 권시현은 “당장 공격에는 욕심이 없다. 나는 수비부터 해야한다. 공격을 잘하는 형들이 팀에 많기 때문에, 나는 수비부터 힘을 더해야 할 것 같다”며 자신의 역할을 되짚었다.

어렵사리 1군 무대에 첫 발을 떼는 데에는 성공했다. 긴 시간 동안 꿈의 무대를 바라보며 든 생각도 많았던 권시현. 그는 “사실 입단 초기에는 동기들이 1군 경기를 뛰는 걸 보며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할 역할만 잘 해내면 충분히 기회가 온다는 생각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에 전창진 감독도 신뢰를 보내고 있다. 권시현은 올해 비시즌 부지런히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팀 훈련 과정에서 팀원과의 충돌로 광대 골절 부상을 입었고, 개막을 앞두고 수술을 하는 바람에 더욱 합류가 늦어졌던 바 있다. 이에 전 감독도 “여름에 정말 많이 노력했던 선수다. 부상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분명 팀에 보탬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권시현 역시 “개막을 앞두고 수술을 하게 되면서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결국 내가 다친 것이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 하면서 복귀를 준비했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제 시작일 뿐. 권시현이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는 날은 많다. 끝으로 권시현은 “다음 경기에 또 투입이 된다면, 오늘보다는 더 다부지고 자신감있게 플레이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파이팅을 외치며 경기장을 떠났다.

# 사진_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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