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 또 참았다. 묵직한 한방을 날릴 때를 기다렸다. 인내를 거듭하며 남긴 것은 달고 달은 열매였다.
한국투자증권은 24일 서울 관악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STIZ배 2019 The K직장인농구리그(www.kbasket.kr) 3차대회 디비전 2 A조 예선전에서 김경록(19점, 3점슛 2개), 손진우(15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3점슛 4개), 권혁빈(11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과 뉴페이스 정준영(9점 19리바운드) 활약에 힘입어 삼성 바이오로직스에게 57-49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윤정환이 허리부상으로 인하여 나오지 못한 데다, 신주용, 김진민이 개인사정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후반 김경록이 체육관에 도착할 때까지 교체선수 없이 5명만으로 경기를 소화해야만 했다. 더구나 정준영, 정대식(2점 7리바운드)은 이날 처음 팀원들과 함께한 탓에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 우려되었을 정도.
그럼에도 불구, 흔들렸음에도 오뚝이처럼 중심을 잃지 않았다. 주장 손진우를 필두로 권혁빈, 이동욱(1점 8리바운드)이 앞장섰고, 정준영, 정대식은 궂은일에 적극 나서 동료들을 도왔다. 특히, 정준영은 신주용, 윤정환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팀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경록은 후반에만 자유투 10개 중 9개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바탕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첫 경기 대패 충격을 덜어낸 모습이었다. 김태형(14점 15리바운드)을 필두로 최병화(11점 5스틸 3리바운드), 이은원(8점 6블록슛)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김대진(4점 10리바운드), 안상진(2점 10리바운드)이 골밑을 지켜주었고, 함선승(3점), 설명진을 필두로 박현영, 박재성, 이우상은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으로 동료들 어깨에 실린 부담을 덜어주었다. 맏형 케빈 샤프(3점 5리바운드)는 궂은일에 매진하며 팀 승리를 위해 뛰고 또 뛰었다. 하지만, 마지막 2분을 이겨내지 못하여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상반된 분위기 속에서 줄다리기하듯 서로 줄을 잡아당기는 상황이 이어졌다. 11명이 한데 모여 단결력을 뽐낸 삼성 바이오로직스와 달리, 5명만 경기에 나선 한국투자증권. 주장 손진우는 “주어진 상황에 맞춰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밖에 없죠”라며 애써 떨쳐내려 했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선수운용 폭을 넓혀 체력전으로 밀어붙였다. 맨투맨 수비를 펼쳐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은원은 상대 공격을 연달아 쳐내는 등, 골밑을 든든히 지켰고, 김대진, 안상진이 리바운드 다툼에 적극 나섰다. 최병화는 3점슛을 꽃아넣어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문제는 의도했던 만큼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반대로 한국투자증권은 상대 거센 압박을 피하지 않았다. 손진우가 장기인 3점슛을 꽃아넣었고, 팀원들 움직임에 맞춰 패스를 건넸다. 팀 사정상 슈팅보다 돌파에 의존해야 했지만, 의연하게 대처했다. 정준영, 이동욱이 신주용, 윤정환 공백을 메우며 골밑을 든든히 지켰고, 권혁빈, 정태식은 상대 수비 빈틈을 파고들어 손진우와 함께 득점에 적극 가담했다.
2쿼터에도 접전이 이어졌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김태형 투입과 함께 반격에 나섰다. 김태형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내외곽을 넘나드는 등, 2쿼터에만 9점을 몰아쳐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함선승이 3점슛을 꽃아넣어 외곽지원을 더했고 이은원, 박현영이 돌파능력을 발휘,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최병화, 박재성, 케빈 샤프가 궂은일에 집중하여 뒤를 받쳤고, 이우상은 팀원들 움직임에 맞추어 꿀맛같은 패스를 건넸다.
한국투자증권은 정준영이 골밑을 든든히 지켜주었고, 이동욱, 정태식이 나서 정준영을 도왔다. 손진우는 이전 경기와 달리, 활동량을 넓혔고, 돌파 비중을 높여 상대 수비 의표를 찔렀다. 수비가 떨어질 때면 거침없이 슛을 던졌다. 권혁빈은 삼성 바이오로직스 수비 빈틈을 파고들어 득점에 가담했다.
후반 들어 한국투자증권이 반격에 나섰다. 김경록이 후반 시작 직전 경기장에 도착한 것. 에이스 등장과 함께 분위기가 급격히 요동쳤다. 전반 내내 쉬지 못했던 동료들에게 휴식을 챙겨 체력을 비축하게 했다. 김경록은 돌파능력을 바탕으로 상대에게 파울을 얻어냈고, 3점슛을 적중시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경록 등장과 함께 손진우는 부담을 덜어내며 장기인 슈팅에 집중했다. 권혁빈이 김경록과 함께 삼성 바이오로직스 수비를 흔들었고, 정준영, 이동욱, 정태식이 번갈아가며 골밑을 지켰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다. 최병화가 1-1 공격을 바탕으로 한국투자증권 수비를 적극 공략했다. 이은원이 나서 골밑을 공략했고, 설명진은 박재성과 함께 안정적인 경기운영능력을 보여 팀 공격을 이끌었다. 안상진, 김대진, 함선승, 김태형, 케빈 샤프는 오펜스 리바운드를 연달아 걷어내는 등, 궂은일에 매진하여 팀원들을 도왔다.
4쿼터 들어 삼성 바이오로직스가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김태형, 최병화가 돌파능력을 발휘하여 한국투자증권 수비를 흔들었고, 이은원, 안상진이 골밑을 지켜내며 이들 활약을 도왔다. 설명진이 4쿼터 중반 5개째 파울을 범하여 코트를 떠나는 악재를 맞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우상이 설명진 공백을 메우며 상대 가드진을 향해 압박을 가하는 사이, 케빈 샤프가 미드레인지에서 슛을 성공시켜 46-38로 점수차를 벌렸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상대 공세에 정면으로 맞섰다. 손진우, 김경록을 대신해 정준영이 힘을 냈다. 골밑을 저돌적으로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고, 오펜스 리바운드를 연거푸 걷어내며 삼성 바이오로직스 수비를 흔들었다. 뉴페이스 활약에 손진우, 김경록, 권혁빈이 자극을 받은 듯, 끊임없이 돌파를 시도하여 파울을 얻어내기를 반복했다. 특히, 김경록은 4쿼터 얻은 자유투 6개 중 5개를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뽐내기까지 했다.
백중지세였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김태형이 돌파를 성공시켜 재차 앞서나가는가 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김경록이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꽃아넣어 4쿼터 후반 48-48 동점을 만들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사력을 다했다. 발을 쉴 틈이 없을 정도였고, 파울을 아끼지 않았다.
이 와중에 한국투자증권이 뒷심을 발휘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 이은원이 한국투자증권 손진우에게 파울을 얻어냈고, 자유투 2개 중 1개를 성공시켜 49-48로 앞서나갔다. 한국투자증권은 권혁빈이 속공을 시도하여 득점을 노렸으나 삼성 바이오로직스 수비에 막혀 림을 돌아나왔다. 김경록이 곧바로 오펜스 리바운드를 잡아내 정준영에게 공을 건넸다. 정준영은 뒤따라오던 손진우에게 패스를 주었고, 손진우는 이를 잡자마자 슛을 시도, 보기 좋게 림을 통과했다. 51-49로 역전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안상진이 돌파를 시도했지만, 한국투자증권 정준영 수비에 막혔다. 한국투자증권은 김경록이 공을 받아 하프라인을 넘었고, 3점슛을 꽃아넣어 54-49로 차이를 벌렸다. 삼성 바이오로직스 수비진은 속공 저지에 신경을 쓴 나머지 외곽 수비를 소홀히 한 것이 치명타였다. 이후, 김태형, 이은원, 최병화가 돌파를 시도했으나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정준영, 권혁빈이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 4개 중 3개를 적중시켜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경기 승리로 2연승을 기록,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 얻어낸 값진 승리였다. 손진우가 오뚝이처럼 중심을 든든히 잡아주었고, 권혁빈, 이동욱이 힘을 보탰다. 뉴페이스 정준영, 정대식은 골밑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쳐 윤정환, 신주용 공백을 잊게 했다. 김경록은 팀원들 헌신에 보답하듯, 에이스로서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부상 악령이 덮쳤지만, 꿋꿋이 버텨낸 그들. 10여년동안 함께해온 세월 속에서 해바라기처럼 서로를 의지하고 배려하는 과정을 거쳐 열매를 맺는 중이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는 첫 경기와 사뭇 다른 모습으로 상대에 맞섰다. 김태형, 최병화가 팀 내 주득점원으로 자리매김했고, 이은원, 김대진이 골밑을 사수했다. 함선승, 박재성, 박현영, 안상진, 설명진에 맏형 케빈 샤프까지 나이, 언어 차이를 불문하고 끈끈한 모습을 보였다. 높은 곳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자신감, 허언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힘든 과정 속에서 서로를 믿고 배려하며 신뢰를 높인다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한 단계씩 올라가며 성장을 거듭하는 재미를 느끼는 중이다.

한편, 이 경기 STIZ(www.stiz.kr) 핫 플레이어에는 4쿼터 후반 역전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15점에 리바운드, 어시스트 4개씩 기록하며 맹활약한 한국투자증권 주장 손진우가 선정되었다. 그는 “힘들었는데 이겼습니다!”라며 “기존에 함께했던 선수들이 부상 및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나오지 못했다. (김)경록이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적은 인원으로 최대한 실점을 줄이는 방향으로 경기를 풀었다. 다행히 (김)경록이가 후반에 나왔고, 플레이가 원활하게 잘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오늘과 같은 경기를 이겨서 좋았다”고 값진 소감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 바이오로직스 맨투맨 수비에 고전하며 예전만큼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김경록, 김진민 등 볼 핸들러들이 나오지 않거나 늦게 도착한 탓에 손진우 부담이 컸다. 그럼에도 의연하게 이겨내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 대회에 참가하면서 시작부터 끝까지 맨투맨으로 수비를 하는 팀을 처음 경험해보는 것 같다. 인원이 많이 나온 데다, 공격적으로 수비에 나섰다. 팀 내에서 개인기 좋은 선수가 많지 않아 득점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때문에 수비로 맞섰고, 저득점 경기로 이끌어간 것이 역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맨투맨 수비를 뚫어낼 수 있었던 비결을 전했다.
이 와중에 교체선수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체력적으로 부침이 있었을 법. 이에 “정말 많이 힘들었다. 평소에 드리블, 돌파를 하지 않는 편인데, 오늘 경기에서 기존에 했던 대로 한다면 상대 맨투맨 수비를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아서 적극적으로 돌파에 나서 파울을 얻기를 반복했다”며 “후반 들어 (김)경록이가 돌파를 통해 상대 수비를 흔들어주는 역할을 해주니까 본래 역할에 충실했다. 상황에 맞춰서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솔직히 외곽에서 받아 슛을 던지는 것이 편하다(웃음)”고 언급했다.
이날 손진우는 4쿼터 후반 48-49 상황에서 3점슛을 성공시켜 자신의 손으로 역전을 만들어냈다. 당연히 그때 순간이 기억에 남을 법. 그는 “내 슛으로 승리를 가져온 상황을 맞았을 때, 그게 언제든 간에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이거 때문에 농구를 계속 하지 않나 싶다”며 뿌듯해한 뒤 “내가 슛을 넣었을 때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고, 뒤이어 (김)경록이가 3점슛을 적중시켜 점수차이를 벌린 것이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주용, 윤정환, 김진민이 부상 및 개인사정을 이유로 이날 경기에 나오지 못한 상황. 역경 속에서 얻어낸 승리였기에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보람을 느꼈을 법. 그는 “최근 경력직으로 입사한 정준영, 정대식 선수가 새롭게 들어왔는데, 처음 손발을 맞추었음에도 궂은일을 너무 잘해주었다”며 “사실 나도 왼쪽 4번째 손가락 부상을 안고서 경기에 나오고 있다. 팀 내부적으로 부상자가 너무 많이 나온 탓에 걱정이 크다. 그럼에도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과 기존에 활동했던 선수들 모두가 경기장에 많이 와서 체력 안배에 신경을 쓰는 등, 우리가 했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팀원들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말 그대로였다. 정준영, 정대식은 이날 처음 합류했음에도 자연스레 팀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이에 “기존에 했던 틀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들어온 선수들이 팀에 녹아들 수 있게끔, 급진적인 것보다 한 단계씩 밟아나가는 느낌으로 적응을 잘 하는 것이 주효한 것 같다. 10여년동안 해왔던 틀이 있으니까,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최고참으로서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비결을 전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2연승을 거둔 한국투자증권. 향후 삼일회계법인, 현대오토에버, 현대모비스 연구소 등 강팀들과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는 “예전에 경기를 해봤던 팀들도 있고, 새롭게 맞이하는 팀이 있는데, 먼저 2승을 했으니까 향후 (윤)정환이 등 골밑에서 활약해줄 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하고, 꾸준하게 출석을 한다면 가드라인만큼은 어느 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도전하는 입장이다 보니 하면 할수록 재미있을 것 같다”며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다. 하지만, 우승보다 새롭게 도전을 해보는데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향후 경기에 대한 포부와 마음가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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