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민준구, 김용호 기자]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가 지난 24일 부천 KEB하나은행과 청주 KB스타즈의 경기로 막을 내렸다. 25일 아산 우리은행과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로 2라운드가 출발하는 가운데, 6개 구단의 전초전에 1라운드에는 지난 시즌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다. 플레이오프 진출권은 지난 시즌 최종순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고, 그 뒤를 잇는 순위권에서 반등을 노리는 인천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공동 4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새 출발을 알린 부산 BNK는 아직 창단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해 아쉬운 최하위.
올 시즌에는 2020 도쿄올림픽 예선으로 인해 한 라운드가 축소, 팀 별 정규리그 30경기 중 벌써 5경기가 지나갔다. 경기수가 줄어든 만큼 매 경기의 승패가 중요한 상황에서 6개 구단의 1라운드의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또, 각 팀의 에이스들이 제 몫을 다해냈던 가운데, 2라운드에 더 큰 상승세를 위한 희망을 품게 했던 MIP는 누구였을까.
공동 1위_ 아산 우리은행(4승 1패)
1R 최고의 순간_ 2019년 10월 30일 vs. KB스타즈, 89-65 W
올 시즌을 앞두고 줄기차게 ‘도전자’라는 키워드를 외쳐왔던 우리은행. 개막 첫 경기였던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도 62-68로 패배하며, 우리은행의 시즌 출발은 녹록치 않은 듯 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홈에서 KEB하나은행, BNK를 대파한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정상을 위해 꼭 꺾어야하는 KB스타즈의 홈, 청주로 향했다. 연승을 거두고 적지로 향한 덕분에 우리은행은 디펜딩챔피언의 홈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이었다. 1쿼터부터 25-11로 앞서나가다 국내 선수만 뛰는 2쿼터에 큰 열세를 보이긴 했지만, 르샨다 그레이가 다시 투입된 후반부터는 곧장 전세를 장악했다. 그레이가 23득점 8리바운드, 김소니아도 더블더블(15득점 10리바운드)로 활약을 펼쳤던 가운데, 이날 대승을 거두는 순간 가장 빛났던 건 맏언니 김정은. 그는 무려 26점을 퍼부었고, 특히 3점슛 7개를 시도해 6개를 넣는 무서운 화력을 선보였다.
MIP_ 나윤정
5G 16분 35초/7.4득점 1.6리바운드 0.6어시스트
나윤정은 우리은행 입단 이래 ‘슛’이라는 강점 하나로 위성우 감독에게 많은 기대를 받아왔던 자원이다. 지난 시즌에는 새 식구로 합류한 박다정에게 다소 밀린 듯한 모습이 있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올 시즌 첫 경기부터 20분 이상의 기회를 부여받았던 나윤정은 자신에게 다가온 찬스에서 망설이지 않았다. 슛이 들어가기 시작하고, 자신감이 붙으면서 나윤정의 장점은 더욱 돋보이기 시작했다. 결과도 바람직하게 나왔다. 1라운드 5경기 동안 20개의 3점슛을 시도, 절반인 10개를 꽂아 넣는 쾌조의 슛감을 선보였다. 나윤정이 우리은행의 확실한 외곽 주포가 되어준다면 정상 재도전에 더할 나위 없는 힘이 되지 않을까.

공동 1위_ 청주 KB스타즈(4승 1패)
1R 최고의 순간_ 2019년 10월 24일 vs. KEB하나은행, 79-65 W
박지수의 화려한 귀환이었다. 국제농구연맹(FIBA) 도쿄올림픽 프리-퀄리파잉 토너먼트 2019 뉴질랜드 전에서 발목 부상을 안아 모두를 걱정시키게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이후 다시 KB스타즈로 돌아온 그는 24일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트리플더블급(13득점 15리바운드 7어시스트)활약을 펼치며 KB스타즈의 공동 1위 등극을 도왔다. 상대 집중 견제를 이용해 외곽 찬스를 보는 시야도 일품. 올 시즌에는 마인드도 한 뼘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기록 욕심 보다는 동료들을 먼저 살폈고, 안 좋은 습관들을 고쳐 나가겠다며 ‘팀’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플레이, 마인드 모두 진정한 WKBL 퀸으로 거듭나고 있는 박지수. 덕분에 V2를 바라보는 KB스타즈의 비상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MIP_ 김민정
5G 평균 21분 41초 / 6.4득점 2.2리바운드 1.2어시스트
지난 시즌 이어온 김민정의 상승세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대표 경험치를 쌓으면서 올 시즌 KB스타즈의 또 다른 ‘보물’이 되어가고 있다. 허슬플레이는 물론 적재적소에 득점에 성공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특히 국내 선수들만이 뛰는 2쿼터에는 득점을 놓친 적이 없다. 게다가 자유투 성공률 1위 타이틀(12/13, 92.35)도 김민정의 차지다. 1라운드 같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조만간 MIP가 아닌 MVP로서 뽑히는 김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3위_ 용인 삼성생명(3승 2패)
1R 최고의 순간_ 2019년 10월 21일 vs. 우리은행, 68-62 W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리턴 매치였던 이날은 삼성생명의 화려한 복수로 마무리됐다. 올 시즌 개막 전부터 박하나, 윤예빈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은 물론 김한별과 이주연, 리네타 카이저 역시 컨디션 난조를 겼었던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정말 어려운 1라운드가 될 것 같다”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엄살’에 불과했을까. 수년간 첫 맞대결서 우리은행을 꺾지 못한 삼성생명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김한별(12득점 13리바운드 7어시스트), 카이저(18득점 9리바운드 3블록), 이주연(14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으로 이어진 삼각편대가 힘을 발휘하며 9년 만에 첫 맞대결서 승리를 거뒀다. 걱정 어린 시선이 짙었던 카이저는 우리은행의 골밑을 무너뜨렸다. 김한별의 경기 조립 능력과 이주연의 파이팅 넘친 플레이는 삼성생명이 다시 한 번 대권에 도전할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MIP_ 이주연
4G 평균 27분 25초 / 7.5득점 2.5리바운드 2.2어시스트
어쩌면 이주연은 2019-2020시즌 1라운드의 강력한 MIP 후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매 시즌 발전된 기량으로 팬들 앞에 찾아왔던 이주연은 당당히 주전 자리를 차지하며 삼성생명의 활력소가 됐다. 자유로운 삼성생명의 농구와 환상 시너지를 자랑하며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꽃피운 것이다. 이주연의 기존 강점은 수비였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하며 상대 선수를 흔들었다. 여기에 공격까지 추가됐다. 틀에 맞춰진 단조로운 공격이 아닌 창의적인 움직임과 과감한 돌파를 곁들이며 ‘여자 이대성’이라는 별명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1라운드 막판 허리 부상으로 잠시 쉬어갔지만 2라운드부터는 복귀할 예정. 이주연의 존재는 새 얼굴이 필요한 WKBL에 보석과도 같다.

공동 4위_ 인천 신한은행(2승 3패)
1R 최고의 순간_ 2019년 10월 28일 vs. KEB하나은행, 87-75 W
‘정상일 사단’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신한은행은 2019-2020시즌 개막 전부터 위기의 연속이었다. 5명의 선수가 떠나고 4명의 선수가 새로 합류하는 등 전혀 다른 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선 새 시즌은 쉽지 않았다. 신인 지명권까지 내주며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지만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최하위권 후보답게 2연패로 시작했던 시점에서 신한은행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다. KEB하나은행을 잡아내며 3경기 만에 1승을 신고한 것이다. 경기 내용 역시 아름다웠다. ‘환상의 4중주’ 김단비(14득점), 이경은(15득점), 김수연(10득점 15리바운드), 한채진(9득점 5리바운드)이 중심을 잡았고 김이슬(12득점)과 한엄지(10득점) 역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무기력할 것만 같았던 신한은행은 이후 1승을 더 추가하며 중위권 수성에 성공했다.
MIP_ 한엄지
5G 평균 25분 11초 / 7.0득점 2.8리바운드 1.0어시스트
기대에 비해 결과가 특별하지는 않다. 그러나 한엄지는 단 한 번도 정체 없이 꾸준한 성장해 나가는 보기 드문 선수 중 한 명이다. 2018-2019시즌부터 중용된 한엄지는 3, 4번 포지션을 오고 가며 신한은행의 약점으로 꼽힌 골밑을 맡고 있다. 김수연이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 중이지만 한엄지가 뒤를 받쳐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현재 신한은행은 언밸런스한 팀이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베테랑이 뒤를 받치는 정상 구조가 아닌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젊은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중에서도 한엄지의 존재는 조금씩 빛을 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매 순간 꾸준히 발전했던 그이기에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하고 싶다.

공동 4위_ 부천 KEB하나은행(2승 3패)
1R 최고의 순간_ 2019년 11월 2일 vs. 삼성생명, 89-83 W
공식 개막전 승리 이후 우리은행, 신한은행에게 연달아 패하며 분위기가 사그라들었던 KEB하나은행. 비시즌부터 큰 부상자없이 좋은 분위기로 개막을 맞이했지만, 연패가 너무 빨랐다. 때문에 첫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였던 삼성생명 전은 KEB하나은행에게 다시 한 번 희망을 보게 했다. 외복사근 통증에도 에이스 강이슬이 25점을 뿜어냈고, 함께 앞선을 이끄는 고아라 역시 20득점으로 쌍포를 이뤘다. 여기에 외국선수 마이샤 하인스-알렌도 부지런한 적응 속도로 골밑에 힘을 보태 기분 좋은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경기 내용에 있어서도 삼성생명의 악착같은 추격을 뿌리치고 지켜낸 승리였기에, KEB하나은행으로서는 뒷심이란 경험치까지 더해진 값진 경기였다.
MIP_ 고아라
5G 평균 37분 44초 / 14득점 5.4리바운드 3.4어시스트 1.4스틸
KEB하나은행의 고아라가 달라졌다. 지난 시즌 새로운 팀 적응에 난항을 겪었던 고아라는 올 시즌 주전으로서 확실한 입지를 굳히며 날개를 폈다. 이훈재 감독이 내린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미션을 1라운드 내내 지켜내면서 든든한 주득점원 중 하나로 올라섰다. 2007년 겨울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이며 풀타임에 가까운 출전 시간 역시 최장 기록이다. 그야말로 그간의 묵혀뒀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중. 고아라가 이 기세를 2라운드까지 이어간다면, KEB하나은행이 1라운드보다 더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지 않을까.

6위_ 부산 BNK(5패)
1R 최고의 순간_ 2019년 10월 23일 vs. KB스타즈, 64-77 L
성적에 있어서는 최고의 순간은 맞이하지 못했다. 하지만 BNK는 10월 23일 역사적인 첫 발을 뗐다. 청주 KB스타즈와의 홈경기로 BNK로서의 첫 경기를 알린 것. 금정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NK의 창단 첫 홈경기에 5,390명의 관중들이 찾아 순간을 함께했다. 티켓 발권 이전부터 이미 긴 줄이 늘어선 가운데, 200여명의 팬들은 안전상의 문제로 입석 티켓도 구매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BNK는 이날 64-77로 패배, 승리로 보답하지는 못했지만, 선수단은 부산 팬들의 꾸준한 응원 행렬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BNK를 외쳤던 응원의 목소리를 말이다.
MIP_ 안혜지
5G 평균 37분 50초 / 12.2득점 2.8리바운드 5.8어시스트 2.6스틸
1라운드 단타스와 원투펀치가 된 안혜지. 지난 시즌 어시스트상(6.37개)을 받은 그는 올 시즌 이 타이틀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한 가운데, 올 시즌 이 타이틀을 1라운드까지는 박혜진에게 양보중이다. 다만 ‘기량발전상’에 대한 면모는 과시하고 있다. 1라운드에 불과하지만 득점에서 두 배(6.5점→12.2점) 이상의 몫을 해주며 BNK의 에이스로 활약해주고 있다. 약점이었던 3점슛도 경기당 1개씩은 성공시켜주고 있다. 이소희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1.5개의 활약을 해주고 있는 안혜지다.
#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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