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더 성숙해진 박혜진 “피하고도 싶었던 대표팀, 스스로 극복이 중요했다”

강현지 / 기사승인 : 2019-11-25 21: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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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아산/강현지 기자] “내가 다 기쁘다. (박)혜진이가 국가대표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근데 별다른 칭찬의 말은 하지 않았다. ‘수고했다’ 한 마디했다.” 위성우 감독은 한 층 더 발전한 박혜진을 바라보며 환히 웃었다.

아산 우리은행 박혜진이 25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19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덕분에 우리은행도 79-53로 승리, 6경기 만에 전 구단 승리를 가장 먼저 거뒀다.

여자농구대표팀의 국제농구연맹(FIBA) 도쿄올림픽 프리-퀄리파잉 토너먼트 2019 일정 이후 모처럼 시작되는 정규리그. 박혜진, 김정은이 대표팀에 차출돼 한국이 2020년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에 진출하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삼성생명과의 경기 전 라커룸 인터뷰에서 이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특히 평소에 칭찬에 인색하지 않던 위 감독이 박혜진의 활약에 활짝 미소 지었다. 중국, 필리핀, 뉴질랜드와의 경기에서 박혜진의 기록은 평균 10.3득점 3리바운드 3.3어시스트. 경기 운영 뿐만 아니라 공격력에서도 힘을 냈고, 그중 중국전 막판 승부를 가르는 전매특허 왼손 레이업은 한국이 5년만에 중국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는데, 결정적인 슛이었다.

우리은행의 박혜진만 놓고 본다면 에이스 타이틀에 있어서 이견이 없다. 우리은행이 6연패를 달성하는데 중심이 됐고, 정규리그(13-14, 14-15, 16-17, 17-18), 플레이오프(14-15, 15-16, 16-17) MVP를 줄줄이 거머쥐었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그간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우리은행에서의 진가를 국제대회까지 발휘하지 못해 질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경기 운영은 물론 공격에서도 그간 대표팀에서의 활약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25일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박혜진은 우리은행 캡틴으로서 제 몫을 다했다. 선발로 출전해 1쿼터에만 9점(3점슛 2개 포함)을 몰아넣으면서 경기 초반 우리은행의 리드를 책임졌다. 2쿼터는 이주연의 수비에 막히자 직접 득점하기 보다는 경기 운영에 신경 썼고, 전반 막판 자유투 2점, 리바운드 3개를 더했다. 휴식기 동안 부단히 감독, 코치들과 노력했던 박지현의 뒷받침에 박혜진은 경기 막판 벤치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최종 기록은 19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경기를 마친 박혜진은 “오랜만에 경기를 하는 거라 개막전이랑 다름이 없었다. 1라운드는 잊고, 2라운드가 시즌 시작라는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소감을 전한 뒤 국가대표 박혜진으로서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물론 뉴질랜드에서의 활약으로 이날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이며 말이다.

“솔직히 대표팀을 다녀오면 자신감이 바닥이었다. (위성우)감독님이 못 가르쳐서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나 역시도 응원해준 감독, 코치님, 그리도 팀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떳떳하게 얼굴을 쳐다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 팀의 응원 한마디가 박혜진을 일으켰다. “잘 하려고 하지 말고, 물 흐르듯이 해라. 편안하게 오라”고 조언해준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의 말에 박혜진도 깨달았다.

“사실 대표팀을 피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아픈 곳도 있으니 이유를 댈까란 생각도 했지만, 위성우 감독님이 싫어하신다. 사실 지난 9월에는 (대표팀에서) 어린 선수들과 뛰다보니 나 스스로도 만회의 기회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경기를 주도적으로 뛰게 됐는데, 결국 꼬였고, 한국에 오기 싫었다. ‘내 한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땅굴 속으로 파고들었는데, 그게 (정규리그) 1라운드까지 영향을 미쳤었다. 그간 비난도 받긴 했지만, 팬들도 ‘오죽 내가 잘했으면 하는 마음일까’라는 생각에 비난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결국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 중요했다.”
스스로 힘겨운 고뇌의 시간을 보낸 박혜진. 하지만, 한 팀의 캡틴답게, 그리고 주변의 든든한 격려를 받으며 박혜진은 자신의 이름값이 걸맞게 다시 일어섰다. 대표팀에서 얻어온 다부진 마음은 우리은행이 5연승을 달리게 했다. 캡틴의 ‘성숙한’ 부활, 앞으로 박혜진이 도전자 우리은행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더욱 주목된다.

# 사진_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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