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4연패, 전자랜드는 악재를 떨칠 수 있을까

이영환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1 2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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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영환 인터넷기자] 인천 전자랜드의 하락세가 심상찮다. 인천 전자랜드는 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 70-82로 졌다. 시즌 첫 4연패를 기록한 전자랜드는 리그 4위로 하락, 5위 전주 KCC와 단 0.5경기 차로 좁혀졌다.

머피 할로웨이가 23득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섀넌 쇼터와 어느덧 중고참이 된 홍경기도 각각 14득점, 10득점을 넣으며 공격의 활력을 더했다. 하지만 국내 주전급 선수들의 득점이 침묵하며 패배를 면치 못했다.

3점슛과의 질긴 악연…마의 30%를 넘겨라

올 시즌 전자랜드는 유독 3점슛과의 연이 좋지 않다. 리그 선두권을 달리면서도 외곽이 받쳐주지 않은 탓에 패배한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30일 창원 LG전(34.8%)을 제외하면 진 경기 모두 3점슛 성공률이 30%가 채 되지 않는다. 반대로 이긴 경기는 지난 10월 13일 부산 KT와의 원정전에서 나온 16.7%를 제외하면 모두 30%를 넘겼다. 이날 KGC와의 경기에서 전자랜드가 기록한 3점슛 성공률은 12.1%. 33개를 던져 단 4개를 넣었다. 지난달 16일(VS 서울 삼성) 나온 11.8%에 이어 최저 확률이다. 물론 슛이란 때에 따라 들어가기도 아니기도 하지만 리그 평균이 30%를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전자랜드의 강점은 모든 선수가 한 발씩 더 뛰면서 얻어내는 공격 리바운드와 적은 실수다. 1일 기준 경기 당 평균 11.8개를 걷어내며 공격 리바운드 부문 2위에 랭크돼 있다. 턴오버의 경우 8.6개로 전 구단 가운데 가장 적다. 이날 전자랜드의 공격 리바운드는 18개로 최다, 턴오버는 6개로 평균 이하를 기록했다. 이대헌이 손가락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도 전현우, 강상재 등 포워드 라인의 투혼이 빛났다.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전자랜드에게 남은 건 외곽슛과의 악연을 떨쳐내는 것이다. 마의 30%를 넘기는 날이 많아져야 한다.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할 때 전자랜드는 최고의 시즌을 보낼 수 있다.

국내 선수들의 침묵…길어져선 안 된다

3점슛 부재와 함께 이날 전자랜드 패배 원인 중 하나는 국내 선수들의 득점이었다. 특히 주전급 선수들이 득점 기근을 보이며 공격 옵션의 폭이 좁았다. 국내 선수 득점 10위(12.0득점)에 머물고 있는 김낙현은 이날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8번의 3점슛을 시도했지만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 밖에 박찬희(1득점), 차바위(4득점), 강상재(6득점) 등도 개인 평균 기록에 미치지 못했다. 차바위의 경우 4쿼터 자유투로 첫 득점을 만들었다. 경기 초반부터 던진 야투 상당수가 림을 외면하면서 선수들 대부분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었다. 홍경기가 두 자릿수 점수를 넣으며 분투했지만, 팀의 손익분기점을 넘기기에 역부족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격 옵션은 외국 선수들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전자랜드는 외국 선수 의존도가 높은 팀이 아니다. 할로웨이나 쇼터에게 득점을 떠넘기기보다 국내 선수들이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높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이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기가 지난달 10일에 열린 KT전이다. 이대헌이 24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가운데 김낙현과 전현우가 각각 16득점, 12득점을 올렸다. 주전 포워드 강상재도 9득점 6리바운드로 제 역할을 했고, 박찬희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2개의 어시스트를 뿌렸다. 할로웨이와 쇼터, 두 외국 선수의 득점 합계는 단 19점이었다.

전자랜드의 이날 패배는 최근 4연패 중 점수 차가 가장 컸다. 직전 경기였던 KGC, LG전에서 1~2점 차로 근소하게 졌던 탓에 선수들의 허탈감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열흘간의 휴식기 이후 맞는 주말 연전 모두 원정 경기였기 때문에,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데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쿼터 외국 선수가 한 명씩 뛰는 올 시즌, 국내 선수들의 영향력이 무엇보다 커진 상황에서 이들의 부진이 길어져선 안 된다. 3일 후 원주에서 치러지는 경기에선 달라진 전자랜드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이대헌의 빈자리는 여전히 물음표

이대헌의 부상 공백이 여전히 커 보인다. 이대헌은 지난 휴식기 사이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유도훈 감독은 그를 대신해 민성주를 투입하며 리바운드, 외국 선수 수비 등 중요한 역할을 부여했다. 하지만 최근 두 경기를 보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민성주는 이날 KGC전에서 1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브랜든 브라운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있어서도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민성주는 출전 시간 4분을 채우지 못하고 벤치로 밀려났다. 하루 전인 LG와의 경기에서도 4득점 2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 이대헌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다소 부족했다. 전자랜드는 LG에 무려 18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했다.

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강상재는 이날도 베테랑 오세근을 막는데 온 힘을 쏟았다. 그에게 외국 선수 수비를 맡길 경우 국내 빅맨을 제어할 선수가 없다. 전현우를 기용하기엔 힘과 높이에서 열세가 예상된다. 식스맨 박봉진 역시 신체조건과 기량이 아쉽고 박찬호는 신장이 200cm로 좋지만 갓 들어온 신인으로 경험을 부족하다. 전자랜드는 팀의 외국 선수 중 한 명을 단신(쇼터)으로 쓰면서 스피드와 앞 선의 활용도를 상향했지만, 높이에서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할로웨이를 장시간 기용할 수도 없다. 일종의 딜레마다.

팀 컬러인 ‘한 발 더 뛰는 농구’가 더 나와야 한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모든 선수가 리바운드에 참여하며 보드 장악력을 높여야 한다. 외국 선수 등 빅맨 수비에 있어서는 기습적인 트랩 이후 로테이션을 빠르게 가져가거나 앞 선에서의 볼 투입을 어렵게 해야 한다. 자주 선수를 교체하면서 박스원 수비를 주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선수들의 사기 진작이 우선이다. 부상, 연패 등 갖은 악재로 신음하고 있는 전자랜드. “떡 사세요” 등 말 한마디로 선수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유 감독이라면 금세 해법을 찾지 않을까.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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