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서울/김용호 기자] “형들이 다치지 않고, 열심히 운동해서 꼭 1군 무대에 데뷔했으면 좋겠습니다.”
2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펼쳐진 2019-2020 KBL D-리그 인천 전자랜드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맞대결.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다소 일방적으로 흘러 전자랜드의 91-79 승리로 끝이 났다. 하지만, 두 팀의 경기와 별개로 코트에서 좋은 플레이를 해낼 때마다 관중석의 환호를 이끌어내던 두 선수가 있었다. 바로 D-리그 개최지인 연세대가 모교인 전자랜드 양재혁과 현대모비스 천재민이 그 주인공.
올 시즌 D-리그가 개막하면서 연세대 선수들이 매주 경기장에 형들의 플레이를 보고 공부하러 찾아오고 있지만, 이날 두 선수가 처음으로 맞붙으면서 연세대 선수들의 집중력은 더욱 높아졌다. 두 선수의 슛이 터질 때마다, 혹은 림을 빗나갈 때마다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들과 함께 푸른빛의 유니폼을 입고 뛰던 형들이 프로의 옷을 입고 코트를 누비는 모습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형들이 프로에 가서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게 아직 제대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웃어 보인 한승희는 “특히 (양)재혁이 형은 프로에 간지 얼마 안 됐는데 그 사이에 몸도 슛도 좋아진 것 같다. 워낙 성실한 형이라 다치지 않게 조심만 한다면 꼭 데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한승희와 함께 연세대의 맏형이 된 박지원도 형들을 바라보며 개구진 웃음을 지었다. “재혁이 형과 재민이 형 모두를 응원하러 왔다”며 말을 이어간 박지원은 “두 형 모두 프로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형들이 우리가 와서 그런지 더 자신 있게 슛을 던지는 것 같다(웃음). 동생으로서 두 형 모두 응원할 테니 부상당하지 말고, 꼭 데뷔전을 치렀으면 좋겠다”라고 파이팅을 외쳤다.
3학년으로 형님 대열에 합류하는 이정현도 “형들이 우리와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게 신기하면서도 어색하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두 형이 서로 매치되는 장면도 흥미로웠다. 형들과 꾸준히 연락하면서 프로는 어떤 곳인지, 어떤 운동을 하는지 배워가고 있는데, 확실히 프로는 다른 것 같다. 오늘은 D-리그에서 서로 만났지만, 하루 빨리 1군 무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동생들의 힘찬 응원에 양재혁과 천재민 모두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뽐냈다. 양재혁은 이날 28분 8초 동안 24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로 최다 득점을 책임지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천재민은 비록 승리와 마주하지는 못했지만, 14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특히 3쿼터에만 12점을 집중시키며 팀의 추격을 이끌었다.

덕분에 경기를 마친 두 선수의 모습도 다소 후련해보였다. 먼저 승리까지 챙긴 양재혁은 “형들과 다 같이 하고자 하는 농구가 잘 풀려서 이길 수 있었다. 오늘 (박)지원이, (한)승희, (전)형준이까지 친한 동생들이 열심히 응원해줬는데, 많이 부담도 됐다(웃음). 내 슛이 조금만 안 들어가면 자신 있게 하라고 말해주더라. 응원해주는 동생들이 너무 예쁘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내 천재민보다 양재혁을 향한 응원 소리가 더 컸던 것 같다고 묻자 “내가 대학 때 간식을 더 많이 사줘서 그런 것 같다”며 농담을 건넸다.
이어 양재혁은 “아직 1군 데뷔를 하기엔 내가 보여줄 게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 잘 준비해야 한다. 아직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은 게 실감이 제대로 안 나는데, 내가 갈 무대는 더 큰 곳이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이고 다시 모교로 금의환향하겠다”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패배에 아쉬움을 삼킨 천재민은 “득점만 많았을 뿐, 팀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자신의 활약에 만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동생들의 진심 어린 응원에 대해서는 “관중석에서 끊임없이 동생들이 응원을 해줬다. 너무 고맙다”며 흐뭇하게 웃어 보였다. 마찬가지로 천재민 역시 1군 데뷔를 바라보며 “나부터 준비가 돼야 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그 노력에 언젠가는 기회가 다가올 거라 믿는다”고 파이팅을 외치며 인터뷰를 마쳤다.
동생들의 에너지 넘치는 응원을 받아간 양재혁과 천재민. 이들이 D-리그뿐만 아니라 하루 빨리 1군 무대를 밟아 어떤 데뷔전을 펼칠지 기대된다.
# 사진_ 김용호 기자, 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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