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농구인] 성균관대 김상준 감독 : 뚝심으로 일궈낸 성공시대

김용호 / 기사승인 : 2019-12-03 0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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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2010년 대학농구리그 출범 10년. 그동안 대학리그 상위권에서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경희대 외 학교는 찾아보기가 참 힘들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학무대에 변화이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변화는 작은 균열에서 시작됐다. 하위권만 맴돌던 성균관대가 조금씩, 조금씩 계단을 오르더니 올해는 기어이 일을 내고 말았다. 대학리그 출범 10년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것. 그 쾌거를 주도한 인물은 바로 김상준 감독. 대학리그 초창기 꽃길만 걷던 그는 ‘약체’ 성균관대를 맡아 팀 체질을 확 바꿔버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학리그 판도까지 뒤집어놓았다. 우승만큼이나 소중한 성과. 농구인 및 관계자들이 ‘올해의 감독’으로 김상준 감독을 추천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2019년 올해의 농구인 감독 부문에는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7명의 지도자들이 노미네이트됐다. 남녀 프로농구에서 우승을 거둔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을 비롯해 4년 연속 대학리그 우승을 차지한 연세대 은희석 감독에 아마추어 무대에서 걸출한 성적을 낸 고등학교 코치들 까지. 쟁쟁한 지도자들이 맞붙은 가운데 김상준 감독은 많은 농구계 관계자들에게 ‘올해의 감독’으로 선택받았다. 수상 소식을 접한 김상준 감독은 뿌듯한 미소와 함께 “감사하다”는 네 글자에 모든 감정을 담았다. 김 감독은 “나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낸 훌륭한 지도자분들이 많은데, 농구 관계자들이 나를 좋게 봐주신 거지 않나. 수상 기회가 왔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 해를 대표하는 지도자에 선정됐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에 김상준 감독은 “내가 올해의 감독으로 선택됐다는 건, 나보다 우리 선수들을 훌륭하게 평가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 또, 대학 입학 당시까지만 해도 탑클래스가 아니었던 선수들이 정상에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해줬는데, 그 길을 함께했다는 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수상의 공을 제자들에게로 돌렸다. 김상준 감독의 말대로 그와 성균관대가 올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낼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힘겨운 상황이 끊이질 않았지만, 포기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성장이 가능했던 것. 뿌듯함의 연속이었던 2019년. 올해는 물론 김상준 감독이 성균관대와 함께했던 희로애락을 차근차근 돌아봤다.


영광의 시절 뒤로 하고 만난 위기의 팀

김상준 감독은 지난 2010년 대학농구리그 출범당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해왔다. 2006년부터 모교 중앙대를 이끌어온 그는 52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대학리그 초창기를 지배해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도자’ 김상준 감독의 길은 탄탄대로인 듯 했다. 대학무대를 휩쓴 공을 인정받아 프로 진출까지 성공했기 때문. 하지만, 2011년 서울 삼성에 부임한 이후 팀이 하락세를 타면서 새로운 도전은 생각보다 빨리 끝나고 말았다.

이후 약 2년의 시간이 흘러 김상준 감독은 큰 결단을 내렸다. 해체 위기에 몰렸던 성균관대의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대학무대에서 모교가 아닌 타교에 감독으로 부임하는 것도 어색했지만, 자신이 너무나도 큰 영광의 순간을 보냈던 무대에서 최하위 팀으로 향한다는 것 엄청난 도전이기도 했다.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길을 택했던 김상준 감독. 그는 성균관대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울었다”라고 말했다. 무슨 사연일까.

2014년 1월 6일, 성균관대의 첫 훈련을 진행했던 김상준 감독은 “해남에서 첫 훈련을 시켰었는데, 선수들이 트랙을 뛰는 모습을 보고 쓰러질 뻔했다. 기본적인 복근 운동도 부족했고, 팔굽혀펴기도 못했다. 그런 광경은 처음 봤다. 이런 선수들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라고 씁쓸하게 돌아봤다. 김상준 감독이 부임하기 직전이었던 2013시즌, 성균관대는 정규리그 16경기 전패로 리그 최하위에 자리했던 팀이었다.

시작만큼이나 과정은 내내 고난의 연속이었다. “연습경기를 하면 20점, 30점, 40점차로 졌다”고 돌아본 김상준 감독은 “당장은 가르친 게 없었지 않나. 그래서 더 부지런히 훈련을 했었다. 1월 초에 훈련을 시작해 3월이 돼서야 크게 지던 팀들한테 조금씩 이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4시즌을 시작했는데, 5번째인가 6번째 경기 만에 명지대에게 첫 승을 거뒀던 기억이 난다. 그 승리 덕분에 그 해에는 전패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2014년 성균관대는 3승 13패로 10위, 탈꼴찌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위기는 끊이질 않았다. 김상준 감독은 “그 다음해에 다시 무너졌었다. 김민석이라는 선수가 개막을 앞두고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탈한 부분이 컸다. 이길만한 팀한테도 패배하면서 결국 전패를 했었다”며 씁쓸해 했다. “선수 구성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 팀을 끌어올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가능성 있는 아이들이 하나 둘씩 입학하면서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김상준 감독 부임 당시 신입생이었던 최우연(2017년 전자랜드 입단, 은퇴)은 그를 열정 있는 지도자로 기억한다. “선수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열정이 넘치셨다”며 스승을 바라본 최우연은 “그때 학교에서 핸드볼부도 폐지되고 우리 역시도 위기여서 뭐라도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정말 컸다. 지공만 하던 팀이 감독님의 풀코트 프레스 전술을 받아들이려니 쉽지 않았다. 내가 3,4학년이 된 뒤에야 팀이 비로소 감독님의 주문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감독님이 엄격하고 권위 있는 모습보다는 친근하게 먼저 다가와 주셔서 팀이 만들어졌던 것 같다”라며 굵은 땀방울을 회상했다. 그만큼 김상준 감독의 새 출발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될 거란 믿음 하나로 버티면서 그와 성균관대에게는 조금씩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희망 더해줬던 16학번 제자들

2016년이 돼서야 김상준 감독은 자신이 세웠던 플랜을 본격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됐다. 성균관대 부임 후 직접 나선 리쿠르팅을 통해 이윤수, 박준은, 이재우, 임기웅 등을 신입생으로 맞이했다. 그 중에서도 매번 어려움을 겪었던 골밑에 이윤수라는 센터 자원이 가세한 건 김상준 감독에게도 큰 힘이 됐다.

“(이)윤수는 내가 중앙대 감독일 때 중학교 경기를 보러 갔다가 처음 봤다. 막 운동을 시작해했던 시기였다. 지금 함께 있는 이상열 코치가 ‘큰 놈 하나 가르치게 될 것 같아요’라며 보여줬던 선수가 윤수였다. 잠시 지도자 생활을 멈췄을 때도 윤수는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용산고에 함께 있던 (이)재우와 (임)기웅이도 함께 스카우팅한 거다. 재우는 신장이 있고 승부욕이 좋아 잘 가르치면 성장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기웅이도승부욕이 있었고, 경기 운영도 잘했다. 명지고를 나온 (박)준은이도 눈에 띄는 편은 아니었지만, 큰 신장에 슛과 수비 센스도 있어서 잘 될 거란 생각이 들었었다.”

김상준 감독은 일찍부터 저학년 선수들을 주전으로 내세웠다. 빨리 경기를 통해 배우고 경험하고, 성장하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성균관대는 2016시즌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렸던 MBC배에서 4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정규리그에서는 3승 13패로 하위권을 탈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감독과 선수들이 하나 되어 기울인 노력은 결국 변화를 일으켰다. 2017년에는 16학번 선수들이 한 층 성숙해졌고, 신입생으로 양준우와 이윤기가 가세하면서 조금 더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던 것이다. 덕분에 성균관대는 9승 7패로 김상준 감독 부임 이후 최고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정규리그 순위는 5위. 이때부터 성균관대에게 대학농구의 다크호스라는 별명이 붙기 시작했다.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하자 김상준 감독은 한 단계 더 높은 목표를 잡았다. 바로 대학농구 양강 구도를 이루는 연세대와 고려대에게 승리를 거두는 것. 높은 곳을 바라봤던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연세대와 고려대라는 산 두 개를 넘어야 정상으로 향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 동기부여는 선수들의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성균관대는 2018년 10월 2일, 연세대와의 정규리그에서 59-58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다. 무려 신촌 원정길에서 거둔 소중한 승리였다. 이 승리 덕분에 성균관대는 역대 최고 성적인 3위를 확정지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올해 4학년 맏형이 된 16학번 선수들은 점점 더 실력이 좋아졌다. 그 기세를 몰아 올해는 MBC배 6강에서 다시 한 번 연세대를 격파했고, 이후 정규리그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고려대를 두 경기 연달아 꺾으면서 큰 목표 중 하나였던 ‘연세대-고려대전 승리’를 달성했다.

제자들이 큰 경기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를 챙길 때 마다 김상준 감독은 진심어린 마음으로 자신의 지갑을 여는 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선수들에게 개인 카드를 내밀어준 것. “(연세대, 고려대를 이겨) 좋았다. 좋을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웃어 보인 김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를 즐겁게 하고, 이기고 싶은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낼 수 있는 결과들이었다. 마지막이 아쉽긴 했다. 거의 다 왔는데 정점을 찍지 못해 약이 오르기도 했다. ‘내가 여기까지 인가’라는 생각에 선수들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내년에 이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감독이 말한 아쉬운 마지막은 성균관대의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이었다. 고려대를 두 번이나 꺾으며 오른 꿈의 무대였지만, 성균관대는 연세대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끝내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준우승도 이들에게는 엄청난 성과. 김상준 감독의 말대로 16학번 선수들은 스승이 나아가는 길에 밝은 불을 비췄고, 덕분에 이 뜨거운 분위기를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줬다.


잘 가라 제자들아, 감격의 취업률 100%

김상준 감독과 영광의 시간을 함께했던 2019년의 성균관대 선수들. 그 중에서도 맏형으로서 팀을 이끌었던 4명의 선수들은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하며 김상준 감독을 뭉클하게 했다. 바로 지난 11월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던 201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4명 모두 프로 구단의 부름을 받으며 ‘취직’에 성공한 것이다. 가장 먼저 이윤수가 1라운드 6순위로 원주 DB에 지명됐고, 이어 10순위로 박준은이 울산 현대모비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어 이재우가 2라운드 8순위로 서울 삼성, 주장 임기웅이 3라운드 2순위로 안양 KGC로 향하며 스승을 더욱 뿌듯하게 했다.

감독으로서는 이보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과였고, 그 기쁨을 누릴 만 했다. 하지만, 지명 행사가 끝난 직후 체육관에서 김상준 감독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의 제자들이 꿈의 무대로 향한 건 기뻤지만, 불합격의 아픔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현장에서는 마냥 기뻐만 할 수 없었다는 것. 당시 김상준 감독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천운이 따랐다”는 짧고 굵은 한 마디로 모든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중앙대에 있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었다. 성균관대에 와서 내 선수들이 지명을 받지 못했을 때의 기분을 알게 되면서 다른 감독님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되더라. 그래서 현장에서 기쁨을 표현하기에는 미안했다. 학교만 다를 뿐 자신의 제자들이 잘 되게 하려는 목표는 같지 않나. 그래서 아이들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체육관을 빠져나왔었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특히 지난해 드래프트에서는 김상준 감독도 그 씁쓸함을 온몸으로 체감한 바 있었다. 성균관대 선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프로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박준형이 합격통보를 받지 못했던 것. 현재 안산 TOP 유소년 농구교실 강사인 박준형은 졸업 후 김상준 감독과 헤어진 후에도 스승의 진심어린 위로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박준형은 “드래프트에 나서기 직전에도 감독님과 면담을 하면서 설령 프로에 지명 받지 못하더라도 대학 4학년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것에 의미를 둔다고 했었다. 그랬더니 감독님도 고생 많았다며 진심으로 토닥여 주셨다. 또, 나는 지명을 받지 못하더라도 지도자의 꿈을 꼭 농구계에서 펼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러자 감독님이 도움을 주시겠다며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하셨다. 꿈이 지도자이기 때문에, 나한테 감독님의 모든 걸 빼먹으라고까지 말씀해주셨던 분이다”라며 진심 가득한 고마움을 전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제자이기에 4년간의 동행이 끝났다고 해서 쉽게 손을 놓을 수 없었던 김상준 감독. 제자를 생각하는 스승의 따뜻한 마음이 물씬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한편, 이번 드래프트가 끝나고 김상준 감독은 4명의 선수 모두 자신의 색깔을 더 짙게 할 수 있는 팀에 부름을 받았다며 선수들의 더 큰 성장을 기대하기도 했다. 끝까지 응원을 놓지 않은 스승. 이에 제자들도 꿈의 무대로 떠나면서 사랑 가득한 메시지를 전했다. 가장 먼저 취업에 성공했던 이윤수는 “4년 동안 감독님께 너무 감사했다. 감독님을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웃어 보였고, 박준은도 “나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결국 프로 무대까지 올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프로에서 더 열심히 운동해서 감독님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사랑한다는 애교의 한 마디도 보탰다. “아들처럼 키워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입을 연 이재우는 “몸은 떨어지더라도 마음만은 감독님과 항상 같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사제지간의 의리를 과시했다. 임기웅도 “농구를 그만두려 했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이 힘들 때마다 이끌어주시고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올해의 감독’이 그리는 2020년, 그리고 미래

2019년의 성균관대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이 분위기가 2020년까지도 이어지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취업률 100%를 기록한 맏형들이 4명이나 학교를 떠났기 때문에, 그 공백을 동생들이 메워줘야 하는 상황.

다시 한 번 2019년을 돌아본 김상준 감독은 한 해에 대한 만족감을 80%라고 표현했다. “앞서 말했지만, 마지막이 아쉬웠다. 또, 어떤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감독들은 100% 만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훌륭하게 뛰어줬음에도 ‘거기서 조금 더’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게 감독의 욕심이다(웃음). 준우승은 나도, 아이들도 아쉬웠으니까, 우승이라는 마지막 한 조각이 부족했으니 80%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곧장 내년을 바라보고는 “아무래도 윤수의 빈자리가 제일 클 것 같다. (최)주영이가 이제 제 몫을 충분히 해줘야 할 때다. 전체적으로 신장도 낮아질 거고, 올해까지 많이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 기회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동계훈련 때 집중해서 임해준다면 나는 우리 선수들이 또 한 번 올해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며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활약이 절실한 선수들에 대한 키 포인트도 짚었다. 김상준 감독은 “내년부터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앞선이 더 단단한 팀이 되지 않을까 한다. 1학년 때부터 줄기차게 뛰었던 (양)준우가 맏형이 되는데, 스스로 약점을 커버하려고 부지런히 노력 중이다. (조)은후나 (송)동훈이도 마찬가지다. 선배들에 가려져 출전 시간이 적었는데, 앞으로 더 재미있는 농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은후는 슛만 갖춰지면 탑이 될 수 있다. 동훈이도 시간만 꾸준히 주어진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선수다. (이)윤기도 실력이 더 늘 거고, (김)수환이는 준은이의 역할을 대신해줘야 한다. 내가 직접 보고 데려온 선수들이기 때문에, 믿음대로 잘 해낼 거라 생각한다”며 2020년의 성균관대를 그렸다.

그리고 김상준 감독의 시선은 더 먼 곳으로 향한다. 과거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어려운 도전을 시작했고, 그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타교 출신의 대학 감독이 우승을 한 적은 아직 없다. 모교와 타교 양 쪽에서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간 것도 최초였을 거다. 그래서 성균관대에서 꼭 우승을 하고 싶다. 아마추어와 프로에서 모두 우승한 감독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것만큼은 중앙대 선배인 허재 형보다 먼저 하고 싶다. 이 목표를 이룬다면 미련 없이 지도자 인생을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성균관대에서의 우승은 물론 프로 무대 재입성에 성공해야 한다. 자신의 커리어에 있어 가장 아쉬웠던 순간인 삼성 감독 시절을 떠올린 그는 “내가 부족한 점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선수와의 신뢰는 있었지만, 내가 어떤 농구를 할 건지 감독으로서 이해를 잘 시키지 못했던 것 같다. 믿음이 아니라 이해의 문제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래서 재도전을 위해 꼴찌 팀이었던 성균관대를 택했던 것이다. 감독으로서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위권 팀으로 향해서는 안됐다. 꼴찌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끌어올리면서 정말 많은 공부를 한 것 같다. 이런 기회를 준 성균관대에도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상준 감독은 “다시 기회가 온다면 두 번의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따라올 수 있도록 하면서 긁혔던 자존심도 회복하고 싶다. 내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대학이든 프로든 선수들이 즐겁고 재밌게 농구를 할 수 있게 하는 지도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성과를 내며 ‘올해의 농구인’에 선정된 김상준 감독. 결코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꿈, 밝은 미래를 바라보는 지도자로서의 그의 행보가 앞으로 더욱 주목된다.

김상준 감독 프로필
1968년 7월 14일생, 예일초-명지중-명지고-중앙대

성균관대 주요 경력
2016 MBC배 대학농구대회 4강
2017 정규리그 5위, 종별선수권 우승
2018 정규리그 3위, 종별선수권 2연패, MBC배 4강
2019 정규리그 3위, MBC배 4강,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준우승)


# 사진_ 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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