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재범 기자] 부산 KT의 선택은 옳았을까? 정확한 판단은 훗날 하는 게 더 나을 듯 하다.
부산 KT는 5연승을 달리며 2라운드를 12승 6패, 2위로 마쳤다. 여기에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가졌다.
대학농구 감독이나 코치, 각 구단 스카우트 등 대부분 변준형을 1순위로 꼽았다. KT의 선택은 박준영이었다. 더구나 KT는 안양 KGC인삼공사와 트레이드까지 했다. 박지훈을 내보내고, 한희원과 김윤태를 영입한 것이다.
당장의 가치만 놓고 보면 KT가 오히려 손해 본 장사를 한 듯 하다. 1순위 선수를 지나치고, 최근 연승 행진에 기여했던 박지훈까지 내주면서 경기에 뛰지 못하던 한희원과 김윤태를 데려왔기 때문이다.
KT 입장에선 당장 필요하지 않은 포워드 선수들을 채우고, KGC인삼공사의 가려웠던 부분을 완전히 메워줬다.
KT와 KGC인삼공사는 드래프트와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를 치렀다. 박준영과 한희원, 김윤태는 결장한 반면 변준형과 박지훈은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KT 팬들 입장에선 속이 쓰릴 수 밖에 없다.
KT 서동철 감독은 이번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를 미래까지 내다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희원은 당장 경기에 투입하면 부상까지 당한 위험이 있는 몸 상태라고 판단해 경기에 내보내지 않았다.
서동철 감독은 한희원의 몸 상태를 제외하면 기량에서 만족을 나타냈다. 지난 7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오전 훈련 전에 잠시 만난 서동철 감독은 한희원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걸 안타까워하면서도 “기능적인 면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고 했다.
1순위로 선발한 박준영의 활용에 대해선 확실한 주관을 가지고 있었다. 서동철 감독은 7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 전에 “박준영은 공격에서 문제가 전혀 없다. 큰 선수를 상대로 1대1 공격까지 가능하다”며 “우리 팀에 빅맨 세 명(김현민, 김민욱, 이정제)은 수비와 리바운드에 장점이 있지만, 자체적인 1대1 능력은 떨어진다. 빅맨에 또 다른 옵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우리 팀에 마커스 랜드리가 있어서 국내선수 장신 빅맨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내년에 외국선수 제도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외국선수 제도에 따라 미래 가치는 엄청 달라진다. 고려대에서 잠시 가르쳐봤는데 농구를 할 줄 아는 선수이고, 이해력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물론 박준영의 단점도 있다. 바로 수비. 서동철 감독은 “수비에 문제가 있다. 3번(스몰포워드)까지 수비를 하려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고, 골밑에선 신장의 단점을 메워야 한다”고 했다.

서동철 감독은 “애초에 박준영을 뽑을 생각이었다. 박지훈은 현재 잘 하고, 두 선수(한희원, 김윤태)는 못 보여주고 있어서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박지훈과 한희원 모두 군대를 가야 한다. 이들이 제대할 즈음 우리는 김영환의 뒤를 생각해야 한다. 이를 고려했다. 그럼 김윤태를 추가로 얻었다”고 현재보다 멀리 내다본 트레이드임을 강조했다.
서동철 감독은 “김윤태는 투지와 슈팅력이 좋다. 충분히 벤치 자원으로 활용 가능한 선수다. 박지훈과 다른 스타일이라서 팀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허훈의 백업으로도, 때론 허훈과 투 가드로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드래프트와 트레이드에서 가장 핵심은 한희원이다. 한희원이 대학 시절 보여준 다양한 공격 능력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힘을 실어준다면 KT로선 현재 평가를 뒤집을 수 있다.
서동철 감독은 “박지훈은 여기보다 나은 환경에서 잘 되기를 바란다. 좋은 스윙맨이 될 자질을 갖고 있는 한희원은 다부진 각오가 필요하다”며 “좋은 선수로 꼭 만들겠다. 그만큼 가치가 있다.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KT는 이번 시즌 서동철 감독과 박세웅, 배길태 코치를 영입하며 지난 시즌까지 방대했던 선수단을 정리하며 팀을 재정비했다. 일부 선수를 다른 팀으로 무상으로 기꺼이 보냈고, 이정제를 다소 무리한 보수를 안기며 FA 시장에서 영입했다.
지금까지 행보는 이들의 판단이 정확했다는 걸 현재의 성적이 말을 해준다. 박준영 지명과 한희원, 김윤태 영입에 대한 평가는 당장 손해인 건 분명하지만, 훗날 서로 윈윈으로 바뀔 여지가 남아 있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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