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최종 목표에요” 전 KGC 박형철의 근황, 일본 요코하마국립대서 석사 학위 취득

조영두 기자 / 기사승인 : 2025-03-31 09: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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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은퇴 후 일본으로 건너간 박형철(38, 192cm)이 요코하마국립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세대 출신 박형철은 2010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창원 LG에 지명됐다. 벤치 멤버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고 서울 SK, 울산 현대모비스, 안양 KGC(현 안양 정관장)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특히 KGC에서 뒤늦게 기량이 만개하며 2020-2021시즌 우승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며 팀 내 입지가 좁아진 박형철은 2021-2022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그의 진로는 바로 공부였다. 일본 요코하마국립대에서 국제정치경제학 석사 과정을 밟았고, 3월 25일 졸업했다. 이제 그는 곧바로 박사 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교수 또는 교원이라는 큰 목표를 갖고 다시 ‘열공모드’에 나선다.

박형철은 29일 밤 필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오랜만에 근황을 전했다. 다음은 박형철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은퇴 후 3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선수 시절과 똑같이 단순한 생활이었다. 훈련이 공부로 바뀌었고, 경기가 논문 발표 또는 중간보고로 바뀌었다. 훈련하듯이 공부를 한 것 같다. 발표 날짜가 되면 긴장했다가 끝나면 한시름 놓았다.

일본에서 국제정치경제학을 공부하고 싶었던 이유는?
평소 한일 관계에 관심이 많았다. 해외에서 공부하면 더 큰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다. 농구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먹고 살려면 무조건 외국어 2개는 할 줄 알아야 된다고 판단했다. 일본에 관심이 있어서 일본어는 당연히 하려고 했고, 영어는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에서 한일 관계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막연한 의문점이 들었다. 그래서 요코하마국립대에 지원해 합격했고, 국제정치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어, 영어 공부는 어렵지 않았는지?
일본어는 어순이 한국어와 비슷하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영어가 많이 부족하다. 사실 일본어도 일본 사람과 비교하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발표를 하면 내 일본어 실력을 지적하는 분들이 계시더라. 공부만 하고 돌아갈 생각이었으면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교수, 연구자를 하고 싶어서 현지인 같이 일본어를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래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

평생 농구만 하다가 갑자기 공부를 하려니 힘들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걸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라서 할 수 있었다. 논문 작성 방법 같은 걸 모를 때는 힘들었다. 주변에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다. 리포트를 제출하거나 발표를 하면 학생들이 나에게 지적을 많이 한다. 일본어 형식이나 문법과 관련한 지적을 당하면 ‘외국인은 넘을 수 없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벽이 느껴질 때도 굉장히 많았다.

일본 생활은 어떤지?
매일매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만두고 돌아가야 된다는 압박감이 계속 공부하게 만들었다. 내 전공 분야를 예전부터 좋아했다. 좋아하는 것과 절박함, 이 두 가지로 버텼던 것 같다. 사실 하다 보니 시간이 빨리 갔다. 처음엔 안 될 줄 알았다. 논물을 쓸 줄 몰랐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다. 심지어 한국이 아니고 일본이었다. 근데 하다 보니 졸업을 하게 됐다. 선수 시절 번 돈으로 아껴서 생활했다. 성적이 좋아서 수업료를 면제 받은 적도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안 그래도 일본 학생들보다 부족한데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시간을 공부에 투자했다.

논문은 어떤 주제로 작성했는지?
한일 관계 갈등과 협력에 대해 썼다. 미국 조지타운대에 빅터 차라는 교수가 있다. 그 분의 유사동맹론을 활용해서 한일 관계 갈등과 협력에 대한 요인을 분석했다.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2년 동안 32학점을 채워야 한다. 성적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이 졸업 논문이었다.

최근 일본농구가 떠오르고 있는데 본 적이 있는지?

내 방에 TV가 없다(웃음). 학생들도 농구 이야기는 잘 안 하더라. 그래도 카와무라 유키(멤피스)가 NBA 진출한 건 화제였다. B.리그 경기를 보러간 적은 없다. 기숙사 안에만 있어서 학교 캠퍼스 밖을 잘 안 나간다. 가족들이 왔을 때도 내가 주변 관광지를 잘 몰라서 동생이 검색해서 같이 갔다. (학생들이 한국에서 프로농구선수였던 걸 아는지?) 지도교수님은 당연히 아셨다. 학생들도 처음엔 놀랐는데 그 다음엔 아무 관심 없었다.

향후 진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내 나이가 적지 않아서 빠른 시일 내에 박사 과정을 마치고 싶다. 1개 또는 2개 이상 논문을 작성해서 졸업하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교수 또는 교원이 최종 목표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너무 어려워서 작은 소망이라고 생각한다. 꼭 일본이 아니더라도 좋은 기회가 찾아온다면 거기에 가서 일하고 싶다.

# 사진_박형철 제공, 점프볼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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