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은 지난 7월 중순 12시즌 동안 선수 생활을 한 한정원 심판과 대한민국농구협회 소속이었던 장지혁(33) 심판을 수련심판으로 채용했다.
장지혁 심판은 2011년 심판교실에서 심판 자격증을 취득한 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대한민국농구협회 경기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대학농구리그 심판, 2017년부터 대한민국농구협회 심판으로 활동했다.
KBL은 FIBA에서도 심판 교육 시스템을 인정받았다. 장지혁 심판은 KBL에 입사한 뒤 심판 교육을 받으며 향후 프로농구 무대에서도 휘슬을 불 날을 꿈꾸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장지혁 수련심판을 만나 KBL 심판이 되는 과정을 들었다. 다음은 장지혁 수련심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KBL 심판으로 어떻게 지내고 있나?
배울 것도 많고, 선배님들께서 잘 대해주시고, 특히, 처음 보고 배우거나 전과 다르게 해보지 않은 걸 하고 있어서 굉장히 재미있게 생활한다.
어떤 게 재미있나?
경기 영상을 보더라도 함께 토론을 하니까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정보도 얻는다. 선배들의 오가는 의견을 들으면서 제가 알고 있거나 모르는 걸 듣고, 보고, 배운다. 이야기를 하는 게 제일 좋다.
수련심판이라도 토론할 때 의견을 내나?
(홍기환) 부장님께서 이끌어가시는데 막내들 의견도 항상 들어주신다. 모든 심판들이 한 명씩 이야기를 하게 하시니까 개인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심판교실 이수 후 심판이 아닌 경기부에서 활동했다.
처음에는 심판이 하고 싶었다. 심판이 되는 길을 찾으니까 협회에서 주관하는 심판교실이 있다는 걸 알고 지원했다. 심판 교실을 이수한 뒤 제가 잘했다면 바로 심판으로 데뷔했을 건데 부족했다. 심판을 하고 싶은데 경기부라도 하지 않으면 농구의 끈을 놓을 거 같아서 경기부부터 시작했다.
대학농구리그 심판부터 시작했다. 당시 대한민국농구협회와 한국대학농구연맹이 심판을 따로 관리할 때다. 어떻게 대학무대에서 심판을 보게 되었나?
사실 정확하게 몰라서 협회에서 대학농구리그까지 관리하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까 대학농구리그는 따로 진행하고 있었다. 대학무대에서라도 심판을 하고 싶어서 선배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당시 (이동엽) (심판)위원장님께 ‘심판을 하고 싶다’고 말씀 드린 뒤 대학농구리그에서 심판을 봤다.
심판교실을 이수한 뒤 바로 심판이 되지 못한 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기부 생활을 하면서 심판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 거 같다.
협회 내에서 경기부 일을 하고, 생활체육 등에서 심판을 봤다. 그런 경기와 심판 경험을 쌓으려고 했다. 아마추어 대회에 나온 선수들은 체계적으로 배워서 하던 걸 가지고 플레이를 한다. 동호회 선수들은 체계적인 것보다 예상을 못한 동작이나 플레이가 나와서 더욱 긴장을 하고 심판을 봤다. 대신 아마추어 대회에선 선수들이 학생이라서 판정에 수긍을 하는 편이지만, 동호회에서는 성인들이라서 판정에 불만을 감정으로 간혹 표현하실 때가 있다. 그럴 때 힘들기도 하다.
프로에서도 간혹 거친 항의가 나온다. 생활체육에서 심판을 본 게 도움이 될 듯 하다.
경기 중에 대화하는 건 이미 적응이 되어 있다. KBL은 프로이기 때문에 답변을 하더라도 간단하게, 그러면서 확실하게 이해하도록 답을 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2017년부터 대한민국농구협회 소속 심판이 되었다. 그 즈음 대학연맹과 협회 심판들이 통일 되었을 시기다. 협회 소속 심판이 된 과정이 궁금하다.
저는 운이 좋았다. 강원도에서 열린 대회였는데 협회 모든 경기부와 심판들이 그 지역에 모두 갔다. (여러 곳에서 경기가 열려) 각 체육관마다 책임자 한 분씩 계셨다. 우리 체육관 책임자는 (임영지) (심판)위원장님이셨다. 위원장님께 ‘경기부를 하고 있지만, 심판을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위원장님께서 그 때는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만 하셨다. 시간이 지난 뒤 ‘단체 연락망에서 심판으로 같이 한다’고 하셔서 많이 기뻤다.
이 내용만 보면 협회 심판이 되는 게 투명하지 않다.
심판학교를 거쳤기 때문에 심판자격증이 있다. 자격증이 없다면 자격이 없는 사람이 심판을 하는 거다. 그 당시 저는 1급 심판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1급 자격증을 가졌다고 해도 협회 심판으로 채용되는 건 아니다. 그 때 기회를 주셨고, 제가 그 기회에서 심판을 제대로 못 봤다면 1경기나 2경기 만에 심판을 더 이상 볼 수 없었을 거다.
매년 지원하지는 않았다. 이번 지원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나이가 완전 많은 것도, 완전 어린 것도 아니다. 새로운 직장을 갖기에는 선택의 기로였다. 아마추어에서 계속 있으면 좋아하는 일이지만, 사람으로 사는데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고, 이걸 계속 하면 배울 게 많지만, 그 이상의 발전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다.
KBL에 지원한 이유는 뭔가?
지원한 동기는 교육이 고팠기 때문이다. 장준혁 선배님께서 협회에 오셔서 간혹 교육을 해주셨다. 협회에서도 경기가 끝나거나 하면 피드백을 해주지만, FIBA와 관련된 체계적 교육이 적었다. 장준혁 선배님의 교육이 좋았기에 KBL에 오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매년 지원을 한 건 아니라고 했다. 그건 예전에도 지원을 한 적이 있다는 의미다.
예전에 딱 한 번 협회 심판이 되기 전에 지원했었다. 지원 접수만 하고 그 이상의 진전이 없었다. 면접도 못 보고 그대로 떨어진 거다.
이번 KBL 심판에 지원하면서 합격할 거라는 생각을 했나?
심판의 최종 단계는 프로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여겼다. 후배들이 성장하기에, 물론 저도 성장하겠지만,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KBL 심판에 지원했다.
이번에 WKBL에서 아마추어 심판들을 뽑았다. WKBL에 지원할 수도 있었다.
KBL만 지원했다. 농구하면 남자농구가 대표 단체다. 그래서 KBL에 지원했다. 만약 이번에 떨어졌다면 (심판을 그만두는) 큰 결심을 했을 거다. 그래서 전 더 절실하고, 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
원하던 곳에 와서 교육을 받고 있다.
머리가 터질 정도로 배우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주신 게 많은데 빨리 흡수하고, 더 많은 걸 더 알고 싶다. 많이 배워서 나중에 선배들과 경기에 들어가서 보탬이 되고 싶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아마추어 심판으로 5년 가량 활동하며 많은 경기 경험을 쌓았다. 그럼에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아마추어는 아마추어대로, 프로는 프로대로 서로 컨택이 있는 스포츠다. 그래서 판정은 항상 어렵다. 100경기든, 1000경기든 경험을 쌓아도 불기도, 안 불기도 애매할 때는 지금도 어렵다. 언제 쉬워질지 모르겠다. 쉬워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심판은 항상 콜 하나가 어려운 거다. 신중하지 않으면 선수, 팀에게 영향을 주기에 항상 공정해야 한다. 그래서 항상 어렵다.
목요일마다 체육관에 나가서 심판들이 농구 경기를 하고, 그 때 수련심판이 심판을 본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마추어에서 하고 왔다고 해도 처음 배운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 선배들, 특히 장준혁 선배님께서 알려주시는 대로, (홍기환) 부장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해야 한다. 머리로는 되지만, 몸이 그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아마추어에서 습관이 있어서 방해가 된다. 그걸 빨리 고치려고 한다. 그거 때문에 정신이 없다.
버려야 하는 습관은 무엇인가?
필요 없는 움직임이다. 예를 들면 굳이 움직이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 움직여서 봐야 할 각도를 좁힌다. 심판은 각도를 넓혀야 더 잘 보이고, 각도를 좁히면 더 못 보게 된다. 이게 제일 크다. 많이 연습을 하고 있다.
한정원 심판과 함께 입사했다.
유명했던 선수였고, 선수로 많은 경기를 뛰어서 코트 위 경험이 많다. 오랜 선수 경험이 나중에 좋은 심판이 되는데 도움이 될 거다. 저는 이제 KBL에 들어와서 아직 프로 무대 경험이 부족하다. 지금 당장은 제가 한정원 형보다 성장이 빠를지 모르지만, 나중에는 제가 더 배울 게 많을 거 같다(보통 아마추어 경력 심판이 KBL 입사 초반에는 빠르게 성장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기본을 다진 선수 출신 심판들이 그 격차를 좁힌다).
어떤 심판이 되고 싶나?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경기가 끝나면 항상 후회되는 순간이 있다. 한 번이라도 후회가 없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후회없는 경기는 팬들도, 선수도, 팀도 공정하게 판정을 봤다고 납득할 수 있는 거다.
#사진_ 이재범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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