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한정원 수련심판, “가장 중요한 건 양심”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0-10-06 18: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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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양심적인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기술적으로 완성이 되어야 한다. 노력도 많이 해야 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

KBL은 지난 7월 중순 새로운 수련심판 두 명을 채용했다. 한 명은 2m 장신의 선수출신 한정원이며, 다른 한 명은 대한민국농구협회 소속이었던 장지혁 심판이다.

2006년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선발되어 12시즌 동안 423경기에 출전한 한정원 수련심판은 2013년 신동한 심판 이후 7년 만의 KBL 선수 출신 심판이다. 역대 KBL 선수 출신 심판 중에서 한정원 수련심판보다 키가 크고, 더 오랜 기간, 더 많은 경기를 뛴 심판은 없다.

한정원 수련심판이 선수가 아닌 심판으로 생활한지 두 달여의 시간이 지났다. 함께 KBL에 입사한 장지혁 수련심판은 “제가 말씀 드리기 애매하다. 잘 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같은 수련 심판이고, 저랑 같이 (심판 연차에서) 막내로 항상 노력하는 심판이다. 수련심판 세 명(강구동, 장지혁, 한정원)이 팀처럼 지내고 있다”고 웃으며 한정원 수련심판을 치켜세웠다.

9월 중순 KBL 센터에서 한정원 수련심판을 만나 심판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다음은 한정원 수련심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7월 16일 합격자 발표가 났다. 그 이후 두 달 가량 지났다. 어떻게 지냈나?
출퇴근을 하면서 심판이 갖춰야 할 기본과 규칙서 공부를 했다. 선배님들이 돌아가며 교육을 많이 담당을 해주시고, 장준혁 선배님께 특히 많은 교육을 받고 있다.

심판으로 교육을 받으면서 알게 된 선수 시절 잘못 알고 있었던 규칙이 있나?
잘못 알았던 것보다 깊게 알지 못한 게 있었다. 저는 손을 들고 있으면 공중에서 접촉이 있어도 손을 쓰지 않으면 파울이 아니라고 여겼다. 수직의 원칙을 지키면서 점프 후 착지할 때 위치의 이동이 생기고, 공격자와 접촉이 이뤄지면 파울이 된다는 교육을 받았다. 선수들은 손만 들고 점프를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앞으로 전진하거나 돌면서 (공격자와) 부딪히면 파울인데 저는 억울하다고 여겼다. 애매하다고 생각했는데 심판 교육을 받으니까 확실한 가이드 라인이 있다.

선수 시절과 심판의 일과가 완전히 다르다. 적응을 금세 했나?
적응이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다. 적응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어떻게 재미있었나?
심판이 되어서 문서 작성하는 법부터 배우고, 경기 영상 편집도 배웠다. 그 전에는 컴퓨터가 없었는데 입사한 뒤 노트북을 마련했다. 이런 걸 배우는 게 재미있다. 20년 넘게 농구를 해도 규칙을 깊게 알지 못한다. 그런 부분을 배우는 것도 나름 재미 있다.

경기 규칙을 읽어도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다.
글로 이해가 안 된다. 저도 마찬가지다. (경기 규칙을) 봤다고 해서 생각이 나지 않더라. 문제식으로 풀어서 설명하는 케이스 북이 있다. 수련심판끼리 이야기할 때 서로 의견이 다른 경우도 있었는데, (케이스 북을 보면) ‘그래서 그렇구나’라며 알아가는 게 재미있다. 코트에 서면 선수 입장에서 볼 때와 심판 입장에서 볼 때 같으면서도 다른 게 생각보다 크다. 제가 심판을 볼 때 경험이나 학습된 효과로 ‘파울이다, 아니다’를 판정했다. 영상을 다시 보면 제가 (판단한 게) 아닌 상황이 생긴다. 그게 경험이고, 재미다.

조금 전의 이야기가 정확하게 이해가 안 된다. 경험이나 학습 효과로 파울이라고 판단한 게 경기 영상을 다시 보면 각도에 따라서 파울이 아닌 경우가 있다는 의미인가?
예를 들면 레이업을 쏠 때 이쪽에서 보면 (수비자가 팔을) 이렇게만 쳐도 공격자의 액션이 있으면 파울이었다. 이 부분만 봤기에 파울이라고 생각했는데 선배들은 ‘다른 각도에서 보면 (파울이) 아닐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쪽에서 볼 때 파울이지만, 반대 쪽에선 파울이 아닌 경우다. 이럴 때 심판이 3명이라서 어느 쪽의 심판이 판정해야 한다는 심판 메카닉이 있다. 저는 경험상 ‘파울일거야’라고 생각했는데 각도를 바꿔서 보면 파울이 아닌 경우가 있다.

심판들의 위치, 심판들이 관할하는 지역이 있기에 그에 따라서 파울 여부가 달라진다는 의미인가?
처음에는 경험을 바탕으로 (휘슬을) 불었는데 제 각도상 안 보여도 맞는 게 많았다. 그런데 실제로 파울 장면을 보고 분 건 아니고, 영상을 보니까 저 상황에서 ‘무조건 파울이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불고 있었다. 그 상황이 반대편에서도 보면 경험상 맞지만 틀린 것도 있다는 걸 말씀 드리는 거다. 그런 부분이 있다.

고쳐야 한다.
이런 걸 배워가는 거다. 알려주셔서 최대한 보이는 것만 불어야 한다는 걸 배워간다. 경기에서 나오는 40~50개를 잘 불어도 1~2개 틀리면 어려워진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메카닉을 계속 교육받고 있다.

선수 때는 시즌 준비를 위해 5~6월 체력훈련을 많이 한다. 심판도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어떻게 몸 관리를 하고 있나?

매일 출근한 뒤 오전에 교육받고, 오후 시간에는 체력훈련을 하고 있다. 연습경기 때문에 출장을 가지 않는다면 매일 지하(KBL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한다. 매주 목요일에는 체육관(충무아트홀)에 나가서 훈련한다.

목요일마다 심판들의 농구 경기에서 심판을 봤을 거다. 체력훈련이자 수련심판에겐 교육의 현장이다. 심판들의 경기를 심판 보는 건 어떤가?
목요일은 심판이 된다. 처음 봤을 때 오히려 쉬웠다. 시그널이나 이런 부분은 ‘연습을 통해서 완성이 되겠구나’ 싶었다. 그것도 쉽지 않고, 아직 잘 안 된다. 메카닉적으로 생각을 하니까 볼 수 있는 것도 생각을 하니까 머뭇거리는 부분도 생긴다. 기술적으로 미흡하고, 또 혼자서 몽땅 볼 수도 없다(웃음). 제가 봐야 할 곳만 항상 봐야 한다. 이런 걸 배우는 게 ‘재미있으면서도 적응이 되어야겠구나’라고 느낀다.

고참 심판들이 연습경기 때 실제 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을 일부러 연출한다고 들었다.
연출이라기보다 저희끼리는 ‘잡수’라고 하는데(웃음) ‘여기(심판들의 연습경기)서 잘 보면 본 경기에서 심판을 잘 볼 수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워낙 잘 아시는 분들이니까 그렇다.

장준혁 심판에게 많은 걸 배운다고 했는데 다른 심판들이 해준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나?
일단 시그널과 자세를 정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과 동선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생각하고, 제일 고쳐야 할 부분이 제가 보는 것만 불어야 한다는 거다. 보이는 걸 잘 불어야 한다.

프로 구단의 연습경기도 촬영 등을 위해서 가봤을 거다. 선수가 아닌 심판으로 구단 연습체육관을 찾아갔을 때 느낌이 궁금하다.
저는 제 체육관에 많이 있었다. 코트 위(관중석)에서 밑(코트)을 내려다 보는 경험이 거의 없었다. 위에서 보니까 훨씬 잘 보이더라. 심판 생활을 오래 하지 않았지만, 선수 시절에도 ‘이런 넓은 시야로 경기를 관장했다면 더 잘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육관에 갈 때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건 생각해보지 않았다. 저는 해야 할 게 많고, 봐야 할 게 많아서 그렇다.

심판 교육을 받으면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는 생각이 드나?
양심적인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기술적으로 완성이 되어야 한다. 노력도 많이 해야 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건 처음 와서 교육을 받을 때 들었던 양심적인 심판이 되는 거다.

아직은 수련 심판이다. 심판으로서 목표나 각오 같은 게 있다면?
잘 배워서 실력이 늘어 경기에 투입되었으면 좋겠다.

#사진_ 이재범 기자

점프볼 / 이재범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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