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속썩이던 1옵션 외인이 만든 10.8초의 기적

고양/이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1 21: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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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이상준 기자] 네이던 나이트의 결승 득점에 사령탑도 조금은 웃었다.

고양 소노의 1옵션 외국 선수 나이트. 그는 손창환 감독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는 인물 중 하나다. 기량만큼은 확실하다. 전직 NBA리거 답게 뛰어난 골밑 장악력을 보여준다. 평균 18.9점 11.7리바운드, 10개 구단 외국 선수 중 기량만은 탑티어에 속한다.

그러나 이면이 있다. 심판 판정에 자주 흔들리며 경기를 그르칠 때가 많은, 잦은 감정 동요가 대표적이다.

그런가하면 나이트의 치명적인 문제는 하나 더 있었다. 쉬운 상황에서 자주 골밑슛을 놓칠 때가 많다는 것. 당장 2025년의 마지막 경기였던 12월 29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도 23점을 기록했지만, 2점슛 성공률은 36.4%에 불과했다.

나이트의 시즌 평균 2점슛 성공률은 52.6%다. 타팀의 1옵션 외국선수들 중 나이트보다 2점슛 성공률이 낮은 선수는 단 3명(자밀 워니: 50.6%, 조니 오브라이언트: 44.4%, 레이션 해먼즈: 51.3%)이다. 나이트의 이름값을 고려한다면, 굉장히 미진한 수치다.

손창환 감독이 나이트를 향해 ‘샤우팅’을 날리는 날이 잦은 이유다. 100%를 넘어 120%까지 쏟아낼 수 있음에도 그러지 못한 날이 많기 때문에 아쉬움은 컸을 것이다.

새해 첫날인 1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맞대결.

이날도 나이트는 손창환 감독의 속을 썩이는 듯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전반전 단 3개의 야투만을 성공, 라건아(12점)와의 외국 선수 싸움에서 압도하지 못했다. 이정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 나이트까지 흔들렸고, 27-47의 격차를 마주해야했다.

3쿼터는 더 좋지 못했다. 자유투로만 단 3점만을 올렸고, 쉬운 골밑 득점 기회는 연달아 놓쳤다. 또 다시 압도하지 못하는 듯 했고, 경기 종료 2분 59초 전 스코어는 58-69였다.

홈 8연패라는 성적표가 문 앞까지 찾아온 순간. 나이트가 갑자기 그 성적표를 짓밟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더했다.

먼저 66-69로 추격하는 상황에서 나온 덩크슛 실패 때문이었을까? 라건아와의 포스트업을 통해 가뿐하게 득점을 추가했다.

 

가스공사의 턴오버를 유발하고 얻은 경기 종료 10.8초 전의 마지막 공격. 나이트는 김준일과 김국찬을 연달아 따돌린 후 더블 클러치를 시도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침착하게 올린 시도 덕분에 림을 통과했다. 소노가 처음으로 리드를 잡는 순간이 경기 종료 스코어가 됐다. 70-69 승리이자 홈 7연패 탈출.

나이트가 모처럼 주도적으로 나서서 승리를 이끌었다. 새해를 맞아 고양 소노 아레나를 채운 3462명의 위너스(소노 팬 애칭)에게 제대로 된 2026년 선물을 전했다.

사령탑은 여전히 100% 만족하지는 못했다. 칭찬과 아쉬움이 섞인 코멘트를 남겼다. “(네이던)나이트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게 된다. 다 좋은데 집중력이 순간적으로 확 떨어질 때가 있다. 상대가 나이트의 3점슛을 허용하는 수비를 했는데 거기에 말렸다. 그래도 나이트가 외곽슛이 안들어간 것을 이용, 리바운드 싸움을 적극적으로 해줬고, 결승 득점도 올려줬다. 고맙게 생각한다.”

약간 미운 오리에서 완벽한 백조가 될 준비를 마쳤다. 나이트는 2026년, 소노에 더 많은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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