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치렀던 박찬희(34, 190cm)가 재기의 땅을 밟았다. 안양 KGC 시절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함께 했던 이상범 감독과 재회,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일단 첫 걸음은 순조로웠다.
원주 DB는 지난 10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73-67로 승리했다. 허웅(26득점 3점슛 6개 5리바운드 6어시스트)이 폭발력을 뽐냈고, 김종규(15득점 6리바운드 4블록)와 레나드 프리먼(7득점 16리바운드 2어시스트 3블록)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박찬희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선발 출전한 박찬희는 허웅(29분 18초), 김종규(29분 10초)에 이어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29분 2초를 소화하며 4득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 1스틸, DB의 승리에 기여했다.
박찬희에게 이날 경기는 DB 이적 후 치른 첫 경기였다. 박찬희는 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뛰었던 지난 시즌 종료 후 강상재(상무)와 함께 DB로 트레이드된 바 있다. DB는 두경민을 전자랜드에 넘겨줬다.
박찬희는 “이적 후 첫 경기라는 걸 딱히 신경쓰진 않았다. 그동안 많은 시즌을 치렀던 경험 때문에 현재의 상승세, 하락세가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팀이 몇 승을 할지 모르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 되는 부분을 꾸준히 보완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범 감독을 비롯한 팀 동료들은 박찬희의 DB 데뷔경기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원래 경쟁력을 갖고 있었던 선수다. (박)찬희가 있을 때, 없을 때 (경기력은)차이가 있다. 그래서 식스맨들이 조금 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길 원한다. 연습할 때는 잘 나왔다.” 이상범 감독의 말이다.
허웅 역시 “경기 초반 슛 감이 안 좋았는데 찬희 형이 계속 제 타이밍에 공을 주셨다. 덕분에 많은 3점슛을 넣을 수 있었다. 속공 전개도 마찬가지였다. 주위에서 찬희 형의 슛에 대해 얘기하지만, 우리는 계속 던지라고 한다. 우리 팀에 와주셔서 좋다”라고 말했다. 실제 8어시스트 가운데 가장 많은 3어시스트가 허웅의 득점을 돕는 어시스트였다.
박찬희는 “나에게 기록은 솔직히 큰 의미가 없다. 어시스트는 동료들이 잘 넣어줘서 나온 것이다. 그저 즐겁게 경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찬희는 이어 8어시스트 중 DB의 3점슛으로 연결된 어시스트가 5개였던 것에 대해 “선수들이 잘 움직여줬다. 나는 늘 해왔던 것처럼 선수들이 제 타이밍에 던질 수 있도록 패스하려고 했다. 사실 경기력은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 한창 좋을 때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 상태다.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찬희에게 지난 시즌은 악몽과도 같은 시즌이었다. 소속팀 전자랜드는 악재를 뚫고 4강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르는 투혼을 보여줬지만, 박찬희는 플레이오프 막바지 들어 전력에서 제외됐다. 정규리그 평균 13분 32초 3.5득점 1.7리바운드 2.9어시스트 0.6스틸도 모두 개인 최저 기록이었다.

최악의 한 시즌을 치른 박찬희에게 손을 내민 이상범 감독은 안양 KGC 시절 인연을 맺었던 사이다. 이상범 감독이 직접 2010 드래프트 1순위로 박찬희를 지명했고, 2011-2012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기쁨도 함께 나눴다. 공교롭게 당시 KGC가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너뜨린 상대가 ‘동부산성’이라 불릴 정도로 강력한 면모를 과시했던 DB(당시 동부)였다.
박찬희는 “여러 부분에서 동기부여가 된다.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다. 어떻게든 재밌는 농구를 하기 위해 준비했다. 20대 후반, 30대 초반과 같진 않더라도 젊은 선수들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몸을 만들어왔다”라고 말했다.
박찬희는 이어 “아직 부족하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까지 가기 위해 떨어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고, 시즌 개막 후에도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얼마만큼이든 DB라는 팀이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는 데에 일조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_문복주 기자,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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