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KBL 수준급 빅맨의 기록인가 싶지만, 아니다.
‘가드’로 17시즌을 뛰고 있는 박혜진(BNK)이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15경기에서 남긴 기록이다. 리그 최고 센터로 평가받는 배혜윤(평균 12.5점 6.9리바운드 4.6어시스트 1.9스틸)과 견줄만한 수치다.
우리은행에서 16시즌을 뛰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부산 BNK썸으로 이적한 박혜진은 모든 것이 새롭다. 익숙했던 친정팀을 떠나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코칭스태프, 동료들을 만나 새로운 포지션에서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등록 포지션은 여전히 가드지만 정규리그 MVP 5회, 파이널 MVP 3회를 수상한 선수의 클래스는 포지션이 바뀌어도 문제가 없었다. 박혜진은 센터 포지션이 취약한 BNK 팀 사정상 사실상 파워포워드·스몰포워드를 소화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2대2 플레이 때 볼 핸들러 역할을 해왔지만 BNK에서는 볼을 잡은 동료들에게 스크린을 걸어주고 빠지는 롤맨 역할이 더 많다. 수비에서도 상대 빅맨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지역에서의 플레이가 많다보니 득점이 줄었고 3점슛 성공률(24.6%)도 커리어 최저에 머물고 있지만 리바운드는 어느 때보다 많다. 리그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공격리바운드를 평균 2.4개씩 잡아내고 있다.
동료들이 슛을 시도하면 어김없이 골밑으로 들어가 몸싸움을 펼쳐 공격리바운드에 가담한 결과다. 15일 부천에서 열린 부천 하나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는 14점과 함께 1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는데 이중 공격리바운드만 무려 8개를 따냈다. 상대 팀 하나은행 전체 공격리바운드가 8개였다.
박혜진은 “가드를 해왔지만 지금 팀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은 리바운드거든요. 그러면 팀에 가장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요. 3점슛 성공률이 많이 내려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익숙하지 않은 역할을 하다보니 원래 밸런스에서 던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다 핑계에요. 다 극복해 내야죠”라고 말했다.
농구는 구력의 경기다. 체력과 노련미가 적절히 조화를 이뤘을 때 전성기를 맞는다. 최근에는 30대 초중반이 농구 선수로서 전성기를 맞는 시기다. 이를 감안해도 WKBL은 ‘30대 언니’들이 초강세다. 올스타 휴식기를 앞둔 현재 공헌도 1~4위(김단비, 김소니아, 박혜진, 배혜윤)가 모두 30대 베테랑들이다. 리바운드와 스틸 등 수비에서의 수치가 공헌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박혜진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답게 어린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주에 (김)정은 언니의 인터뷰 기사를 봤어요. 경기가 안풀리면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고 잠도 잘 오지 않는다는 말에 굉장히 공감했어요. 저도 여전히 그래요. 경기가 안되면 자존심도 상하고 잠이 잘 오지 않아요. 지난번 삼성생명과의 경기(12일 43-60패)가 그랬어요. 다시는 그런 경기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후배들도 자신의 플레이를 되돌아보고 잘못한 부분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해요. 한 번하면 실수지만 두 번하면 그건 실력이거든요”
“저는 어릴때부터 공격보다 수비가 먼저라고 배웠어요. 아마 제 세대 선수들은 다 그럴거에요. 지금도 공격은 2~3, 수비는 7~8 비중을 두고 경기를 해요. (김)단비 언니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요즘 친구들은 그렇지는 않은거 같아요. 우선 공격을 하고 자기 득점을 해야 좋은 기분으로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직 수비의 가치나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그런지... 그래서 수비에서 팀의 중심을 잡는 것이 제 역할이에요. 단비 언니나 (배)혜윤 언니도 그런 생각이기 때문에 수비 공헌도가 높은게 아닐까요? 시즌 초에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냈지만 운이 잘 따라줬다고 생각해요. 이걸 지키려면 더 노력해야 해요. 후배들을 도우면서 저도 지금 역할을 더 잘해낼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올스타 휴식기 때 잘 준비해야겠어요”
WKBL 역대 최다 MVP의 클래스다.
#사진제공=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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