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스타터’ 고양 오리온, 1쿼터와 3연패의 상관관계

박윤서 기자 / 기사승인 : 2019-10-12 0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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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박윤서 인터넷기자] 2019-2020시즌 고양 오리온의 초반 행보는 마치 지난 시즌의 아픔을 떠올리게 한다. 오리온은 2018-2019시즌 당시 한 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2018년 10월 20일~11월 11일) 내리 10연패를 당하며 뒤늦은 첫 승 신고를 올려야 했다. 오리온은 지난 10일 부산 KT에게 87-90로 아쉽게 무릎을 꿇으며 시즌 3연패에 빠졌다. 경기의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면 패배에는 1쿼터의 부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지난 5년 간 1쿼터 기록(오리온스)
2019-2020시즌 : 55점 (3경기) / 평균 18.3점 (리그 8위)
2018-2019시즌 : 987점 / 평균 18.3점 (리그 10위)
2017-2018시즌 : 1,024점 / 평균 19.8점 (리그 7위)
2016-2017시즌 : 1,076점 / 평균 19.9점 (리그 3위)
2015-2016시즌 1,013점 / 평균 18.8점 (리그 5위)

2018-2019시즌을 제외한 이전 3시즌 동안의 1쿼터 성적은 준수 한 편이었지만 작년부터 저조했던 득점력은 이번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1쿼터 약한 모습이 극명했던 시기는 지난 2018-2019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1쿼터 득점 최하위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1,000점 미만인 987점만을 올렸고 이 수치는 2쿼터(1,177점), 3쿼터(1,160점), 4쿼터(1,146점)와 비교하면 확연히 낮은 수치였다. 소위 말해 1쿼터에 4쿼터만큼의 득점만 오렸으면 더 높은 순위는 떼놓은 당상 이었다.

과연 987점은 얼마나 낮은 수치였을까. 987점을 쿼터 득점으로 계산하면 쿼터 당 평균 18.2점이 나온다. 여기서 18.2점을 매 쿼터 기록하게 되면 한 경기 팀 평균 득점은 73.1점이다. 지난 시즌 평균 득점 82.8점보다 약 9.7점이나 뒤처지는 수치이며 73.1점이라는 득점력으로 승리를 쟁취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이번 시즌도 오리온는 2018년의 1쿼터 악몽을 꿔야 했다. 5일 안양 KGC와의 홈 개막전 에서도 지난 시즌의 1쿼터를 재현하며 부진의 고리를 끊어 내지 못했다. 1쿼터 단 12점만을 기록하는 부진 속에 후반 맹추격에 나섰지만 끝내 패한 것이다. 경기를 돌이켜보면 1쿼터의 부진한 스코어가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였다. 1쿼터 팀의 저득점 원인에 대하여 추일승 감독은 “경기 초반 몰입도가 떨어진다. 1쿼터 부진한 경기력은 팩트다. 더 고민하고 연구해봐야 할 것 같다”라며 경기 몰입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팀의 득점을 책임지며 이끌어 가야 할 마커스 랜드리(F, 196.8cm)는 1쿼터에 꾸준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랜드리는 지난 시즌 KT에서 활약하며 21.9득점 8.3리바운드 3점슛 2.1개(야투성공률 46.8%)로 오리온의 마음을 사로잡은 검증된 스코어러다. 베테랑 랜드리는 노련한 플레이로 KT의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가며 2017-2018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팀에게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하지만 이번 시즌 랜드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랜드리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11일 기준 3경기를 뛰며 16.7득점 3.7리바운드 3점슛 1.7개(야투성공률42.6%)로 모든 기록의 지표면에서 떨어진 모습이었다. 두 번째 경기를 치르고 난 뒤 추일승 감독은 랜드리의 몸상태에 대하여 “아직까지 정상컨디션이 아니었다. 시간이 가면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며 믿음을 표했다.

그렇다면 랜드리의 1쿼터 성적은 어땠을까. 랜드리는 1쿼터 평균 6분 34초를 뛰며 5.7득점을 넣었고 기록면에서는 기대에 미치는 득점력을 보였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8일 인천 전자랜드를 맞아 10점을 몰아쳤고 다른 두 경기에서 각각 5일 KGC전 5분 58초, 10일 KT전 3분 43초를 뛰며 4점과 3점에 그치며 기복 있는 플레이를 보였다. 6분 미만의 플레잉 타임을 가져갔다는 것 또한 1쿼터의 랜드리의 컨디션을 알 수 있는 교체 타이밍이었다. 랜드리는 팀의 주득점원으로서 공격력을 보고 영입한 자원이다. 1쿼터 낮은 득점의 경기가 더 많았다는 것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0일 KT와의 경기 4쿼터 도중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더 이상 2019-2020시즌을 소화하기 어렵게 됐다.

팀의 공격력과 전력은 매우 밀접하다. 오리온은 이번 시즌 결코 전력이 약한 팀이 아니며 지난 시즌 부진을 털고 깨어났듯이 1쿼터 부진에서 벗어 날 충분한 힘을 지니고 있다. 비록 패했지만 5일에는 KGC를, 10일에는 KT에 각각 71-73, 87-90으로 3점 이내의 접전 승부를 펼쳤다. 10일 KT전에서는 앞선 두 경기와 다르게 조던 하워드(G, 178.6cm)를 필두로 선발 라인업을 꾸리며 분위기 쇄신을 시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게다가 팬들에게 못내 아쉬운 기량을 보여줬던 하워드는 10일 KT와의 경기에서 29득점, 3점슛 2개를 몰아넣는 맹공을 퍼부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국내 라인업도 어떤 팀과 견주어도 막강하다. 이번 시즌 팀 포스트의 살림꾼 장재석(6득점 6.5리바운드 2블록)의 복귀와 함께 장신 포워드 라인 이승현(10.3득점 7.3리바운드 3.3어시스트)-최진수(12.3득점 4.3리바운드)-허일영(9.0득점 4.7리바운드)으로 이어지는 2015-2016시즌 우승의 주역들은 여전히 타 팀에게 위협적이다.




오리온은 12일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모비스를 안방으로 불러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조직적인 농구에 기틀을 다진 팀플레이와 수비는 KBL에서 단연 으뜸이라 칭할 수 있다.

하나, 현대모비스는 5일 전자랜드와의 홈 개막전에서 1쿼터 14점만을 기록하며 11점 차의 리드를 빼앗긴 채 끌려다니며 패배했다. 이들과의 승부 역시 1쿼터가 승부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다.

고무적인 것은 오리온의 지난 세 경기 1쿼터 득점을 놓고 보면 5일(12점), 8일(20점), 10일(23점)으로 점차 1쿼터의 화력이 살아나고 있다.

부진한 출발은 상대에게 기세를 넘겨주고 경기를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 소위 상대 기선제압에 실패하는 격이며 선수들의 사기가 초반에 꺾일 수 있다. 1쿼터 저조한 득점력으로 상대에 뒤처진 채 다음 쿼터를 맞이하고 싶은 팀은 아무도 없다. 과연 오리온이 1쿼터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지난 시즌보다 더 빨리 반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점프볼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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