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프로 진출 꿈꾸는 이들이여, 실전용 슛을 익혀라

이재범 / 기사승인 : 2018-11-27 08:14: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이재범 기자]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3점슛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2018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가 역대 최다인 46명이 참가해 21명이 지명되며 막을 내렸다. 이변의 연속이었다. 이 가운데 뽑힌 선수들의 확실한 공통점은 3점슛이다.

우선 4순위로 창원 LG 유니폼을 입은 김준형(201.1cm, F)은 최장신 슈터다. 각 구단 스카우트들은 드래프트 전 김준형에 대해 “올해 빅맨이나 포워드 모두 작은데 김준형은 신장이 좋다. 멀리 내다보고 2~3년 동안 몸을 불리며 잘 가르치면 운동능력과 사이즈가 있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높다”며 “슈터를 원하는 팀은 조금 높이 볼 거 같다. 신장 대비 슛을 던진다는 게 매력이고, 보여지는 장점”이라고 했다.

고교시절부터 대학까지 일본에서 시간을 보낸 조한진(192.7cm, G)은 예상보다 다소 높은 5순위에 고양 오리온의 선택을 받았다. 스카우트들은 “각 팀마다 내놓으라는 슈터가 없다. 포워드 중에서 슈터 기근 현상이다. 그걸 생각한다면 이 정도 사이즈는 큰 장점”이라며 “슈터가 필요하다면 뽑을 거다. 동영상과 연습경기도 봤다. 테스트도 해봤다. 슛폼은 깔끔하다. 슛터치도 부드럽다”고 했다.

조한진이 1라운드 중반에도 뽑힐 거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전현우까지 따돌리고 5순위 지명을 받았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허일영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슈터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며 “슛 감각도 있고, 최근 선수들과 달리 무빙슛을 던지는 능력을 좋게 평가했다”고 조한진의 선발한 이유를 설명했다.

3순위 후보로 꼽혔던 전현우(194cm, F)은 6순위(인천 전자랜드)까지 밀린 건 4학년 때 슈터답지 않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전현우는 2018 대학농구리그에서 3점슛 성공률 27.9%(24/86)에 그쳤다.

이번 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한 스카우트는 “SK가 10순위로 장태빈(183cm, G)을 보고 있다”고 했다. SK는 1라운드 중반 즈음 뽑힐 거로 예상된 우동현(175.6cm, G)이 10순위까지 내려오자 우동현을 먼저 지명한 뒤 11순위로 장태빈을 데려갔다.

우동현은 만약 장태빈의 신장을 가졌다면 로터리픽(1~4순위)까지 가능했던, 뛰어난 3점슛과 동료들을 살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 우동현은 지난 대학농구리그 건국대와 맞대결에서 3점슛 10개 포함 53점을 넣은 적이 있다.

이에 반해 장태빈은 송도고 시절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주목 받았지만, 대학 입학 후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여기에 단점이 3점슛이다. 장태빈은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3점슛 성공률 29.4%(15/51)를 기록했다.

우동현과 장태빈이 1라운드와 2라운드로 나뉜 결정적인 차이는 3점슛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전체 13순위)부터 전멸 분위기였다. 이 가운데 LG의 선택을 받은 김성민(178.9cm, G)은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3점슛 평균 2.79개, 성공률 35.8%(39/109)를 기록했다.

LG 현주엽 감독은 “비시즌에 상명대와 연습경기를 했었는데 앞선에서 충분한 득점력을 뽐냈다”며 김성민을 지명한 이유를 밝혔다. 김성민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슈팅 가드로서 신장이 작아 2라운드에 뽑기 애매한 선수로 바라본 스카우트도 있는 반면, 3점슛을 바탕으로 득점하는 능력만큼은 탁월하다며 2라운드 후순위에 충분히 뽑힐 선수로 바라봤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의외의 지명 선수 두 명을 뽑으라면 홍석민(196.3cm, F)과 임정헌(187cm,F)이다.

홍석민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뒤 모교 제물포고에서 A코치로 활약하며 이번 드래프트를 다시 준비했다. 동국대 시절 신장 대비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스카우트들은 이번 드래프트 일반인 참가자 중 선발될 선수가 조한진과 강바일(삼성)을 제외하면 없다고 예상했다. 그나마 뽑힌다면 3대3 농구대회 참가 등으로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한준혁(영남대)이었다. 홍석민은 이런 예상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임정헌 역시 마찬가지다. 명지대 조성원 감독은 대학농구리그 중반 “지금 이대로라면 객관적으로 볼 때 프로에 못 간다”고 임정헌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기도 했다.

임정헌의 장점은 확실하다. 명지대 동기 우동현은 “3점슛은 나보다 낫다”고 임정헌을 치켜세웠다.

한 스카우트는 “슛 밸런스나 팔로우, 빈 자리를 찾아가는 움직임은 정말 좋다. 부드럽고 빠르다. 슛이 안 들어가도 볼 줄기가 일정하다”며 “임정헌은 3라운드 후보로 보고 있다. 솔직히 2라운드 선수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슛만 좋을 뿐 수비나 볼 핸들링 등이 슛에 비해 떨어진다”고 임정헌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임정헌에 대한 평가 중 나온 한 마디가 있다. 바로 “김기범보다 낫다”라는 말이었다. 김기범은 한양대 슈터로 지난해와 올해 대학농구리그 3점슛왕이다.

임정헌은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3점슛 성공률 26.3%(30/114), 대학농구리그 통산 27.2%(60/220)에 그쳤다.

김기범은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26.3%(55/209)로 임정헌과 똑같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김기범의 통산 3점슛 성공률은 28.1%(158/563)였다. 더구나 지난해 대학농구리그에서 임정헌이 4년 동안 51경기에서 기록한 60개와 맞먹는 58개의 3점슛을 성공했다.

임정헌은 프로의 선택을 받았고, 대학농구리그 최초의 2년 연속 3점슛왕 김기범은 프로 진출에 실패했다.

김기범에게 미안하지만, 한 스카우트의 평가는 이랬다.

“프로에선 못 던지는 것보다 던지는 게 낫다고 하지만, 근본없이 막 던지고 난사를 한다. 차분하게 플레이를 하면 좋은 평가를 할 텐데 잘 하다가 오히려 자신의 평가를 떨어뜨리는 스타일이다. 3점슛도 밸런스를 안 잡고 스텝만으로 던진다. 자기 무덤을 판 거다.”

김기범은 워낙 뽑을 자원이 없어 2라운드 지명 가능성이 높은 선수였다. 그렇지만, 아무도 김기범을 선택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학농구리그를 지켜본 팬들이라고 해도 생소한 임정헌이 뽑혔다.

예상보다 빨리 뽑힌 선수도, 1라운드와 2라운드로 나뉜 선수도, 마지막에 극적으로 호명된 선수도 3점슛이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경기 흐름과 상대 수비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3점슛을 많이 던져서 많이 넣는다고 좋은 건 아니다.

MBC 스포츠플러스 최연길 해설위원은 이번 드래프트를 현장에서 지켜본 뒤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3점슛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드래프트는 매년 열린다. 한 해가 지나갈 때마다 40여명의 선수들이 또 프로 진출의 길목에 설 것이다. 프로 무대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3점슛 장착은 필수다. 센터도 이제는 3점슛을 던져야 하는 시대다.

단순하게 무작정 던지는 3점슛이 아니라 실전에서 유용한 3점슛 능력을 갖춘다면 선수의 가치가 한 단계 더 올라간다는 걸 보여준 드래프트였다.

#사진_ 점프볼 DB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재범 이재범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