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재범 기자] “우리 팀은 (시즌이 끝날 때) 상위권에 있을 거다. 이를 위해 우리 팀에 필요한 건 자신감 회복과 선수들 간의 믿음이다.”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은 전주 KCC 지휘봉을 잡자마자 2연승을 달렸다. 이정현과 송교창이 국가대표와 부상으로 결장하며 2연패를 당했지만, KCC의 분위기를 바꾼 건 분명하다.
오그먼 감독은 KBL 역사에서 2005~2006시즌 인천 전자랜드 제이 험프리스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감독이다. 험프리스 감독은 20경기 만에 경질된 반면 오그먼 감독은 반대로 시즌 중 팀을 맡은 게 다르다.
험프리스 감독은 당시 3승 17패를 기록했다. 큰 의미는 없더라도 오그먼 감독은 조만간 KBL 외국인 감독 최다승을 넘어설 것이다.
KCC는 선진농구 훈련 방식과 전술을 팀 문화로 만들기 위해 오그먼 감독과 버논 해밀턴 코치를 영입했다. 지금은 두 명이 남은 시즌을 이끌어가야 한다.
오그먼 감독의 앞선 4경기 내부 평가는 긍정적이다. 또한 KCC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오그먼 감독이 원정 경기를 갔을 때 선수들이 다같이 커피타임을 갖는 걸 굉장히 좋게 바라보며 선수단과 함께 식사자리를 마련해 팀 화합에도 적극 나섰다고 한다.
이정현은 오그먼 감독에 대해 “되게 선이 확실한 분이시다. 트래지션 게임과 모션 오펜스에서 파생되는 공격을 엄청 강조하신다. 수비에서도 기본을 주입시키고 코트에서 그렇게 해주길 바라시는, 선이 굵은 농구를 하신다”며 “그 와중에 선수들에게 자율성을 주면서 창의성을 끌어내시려고 한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다 보면 시너지 효과가 날 거다”고 느낀 점을 들려줬다.
지난 주 KCC에 합류한 권시현은 “드래프트에서 처음으로 ‘단국 유니버시티’로 불렸다고 놀린다”며 “운동할 때 세세한 부분을 잘 가르쳐주시고, 틀리면 그 자리에서 지적을 해주신다. 예를 들면 수비 상황에서 ‘네 생각대로 아니라 볼 스탑을 먼저 해야 한다’며 팀에 맞게 가르쳐주신다”고 짧게 훈련하며 느낀 오그먼 감독에 대해 설명했다.
수비와 트랜지션 게임을 많이 강조하는 오그먼 감독을 KCC 연습체육관에서 6일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휴식을 많이 취하고, 부상 선수 복귀에 초점을 맞췄다. 수비에선 조금 변화를 줬다. 트랩 디펜스를 추가하고, 전면강압수비를 준비하는 등 수비의 다양성을 가져가도록 준비했다.
빠른 농구를 강조하고 계십니다. 빠른 농구가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요?
빅맨들이 (리바운드 후) 빨리 볼을 빼줘야 한다. 아울렛 패스를 빨리 가드에게 내주는 게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중요하다. 빅맨들은 그 이후 공간을 활용하며 속공에 적극 가담해야 한다.
2라운드까지 경기를 돌아볼 때 KCC가 속공을 더 잘 하기 위해서 보완해야 하는 점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우리 팀 속공의 만족도는 50% 정도다. 아까 언급한 빠른 아울렛 패스 처리와 백맨들이 속공 가담이 필요하다. 우리 윙맨들의 속공 가담은 괜찮지만, 빅맨들의 속공 가담은 보완해야 한다.
‘수비가 우승을 만든다’고 하셨습니다. 2라운드까지 KCC 수비의 좋았던 점과 고쳐야 하는 점은 뭔가요?
우리 팀에서 가장 먼저 보완해야 할 건 1대1 상황에서 볼 핸들러 압박이다. 나머지 트랩이나 로테이션 수비는 나쁘지 않았는데 볼 핸들러 압박은 보완이 필요하다.
대학 시절 우승을 만든 지역방어를 적용해보고 싶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3라운드부터 볼 수 있나요?
(웃음) 그 지역방어를 하려면 하승진이나 박세진 등 빅맨들의 로테이션이 부담스럽다. 그 때문에 이번 시즌 KCC에서 보기는 힘들 듯 하다.
휴식기 동안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어떻게 추슬렀나요?
선수들과 남은 코칭 스태프들이 코트 밖에서 함께 식사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할 역할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선수들이 NBA에서 어떻게 선수 생활을 했는지 이런 질문을 해서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와서 어떻게 하면 장점을 발휘할 수 있고, 경기에서 잘 할 수 있는지 물어봐서 의견도 주고 받았다.
전창진 기술고문의 팀 내에서 역할은 무엇인가요?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와 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앞으로 팀 훈련에 초점을 맞춰서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다면 팀이 더욱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긴장된 얼굴, 흥분된 얼굴을 보니까 옛날 좋았던 추억이 떠올랐다. (드래프트 현장에 갈 때) 상위권에 선발될 걸로 예상했는데 1순위부터 5순위까지 불릴 때 굉장히 긴장되었다. 결국 9순위에 뽑혔는데 그 때 경기를 하는 것처럼 땀을 뻘뻘 흘렸었다.
1라운드 지명이 끝난 뒤 2라운드에 뽑을 선수를 논의하는 걸 우연찮게 봤는데요. 그 때 ‘이 선수가 우리가 뽑을 때까지 남아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임정헌 선수가 그 선수인가요?
아니다. 그 선수는 이미 뽑힌 뒤였다(웃음). 대학 선수 정보가 부족해서 사무국에서 추천한 임정헌 선수를 뽑았다.
2라운드까지 한국 프로농구를 지켜봤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고쳐야 하는 습관이나 나쁜 버릇들이 있나요? 이건 어린 유망주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는 조언일 겁니다.
분명한 건 볼 없는 움직임을 배웠으면 좋겠다. 볼 없는 움직임은 미국에서도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 부분이 가장 부족해 보였다. 볼 없는 공간의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스페이싱을 이해하고, 언제 컷-인을 들어가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어야 볼 없는 움직임이 좋아진다.
‘KCC는 리바운드를 하승진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셨는데,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하려는 훈련이나 방법이 있을까요?
재미있지만, 굉장히 터프하고, 강한 리바운드 훈련을 휴식기 동안 했다. 선수들이 소화한 훈련 과정은 만족스럽게 생각한다(KCC 관계자는 “2대2로 짝을 이뤄 코치가 리바운드 상황을 만들면 리바운드를 잡아 득점을 할 때까지 훈련한다. 이 때 아웃 오브 바운드와 파울이 없기 때문에 굉장히 몸 싸움이 심하고 서로 때리기도 하는 굉장히 힘든 훈련이었다”고 부연 설명함). 이런 훈련을 통해 리바운드 참여나 자세가 좋아질 거라고 기대한다.

잘 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도 있다. 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근 4경기 동안 브라운의 플레이가 조금 바뀌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브라운에게 어떤 주문을 하셨나요?
일단 출전시간을 조금 조절했다. 출전시간을 줄여야 생산력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경기 중 휴식을 조금씩 줬다. 패턴을 만들 때 브라운이 볼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 브라운에게 볼을 건네는 걸로 조금 수정했다. 그리고 브라운에게 ‘동료를 믿고 패스를 하라’고 주문했다.
티그는 개막 전 단신 외국선수 중 최고로 꼽혔지만, 2라운드까지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충분히 좋은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도 이 선수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더 파악해야 하고, 티그도 우리 팀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스피드가 좋아서 그걸 공격에서 잘 활용하는데 그 스피드를 수비에서도 활용해 볼 핸들러 압박을 해줘야 한다. 득점력도 중요하지만, 무리해서 득점을 하는 건 원하지 않는다. 이 선수의 장점이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 골밑에서 패스를 내주는 거다. 득점보단 어시스트를 더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남자농구 지도자가 여자농구 지도자로 옮길 경우 운동능력 차이 등으로 전술 적용할 때 변화를 줘야 합니다. NBA와 KBL 선수들의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의 차이가 있어 전술 적용의 어려움도 있을 듯 합니다.
이해하기 나름이다. 물론 나 같은 경우 랍 플레이를 하지 못해서 제한되는 부분도 있다. 반면 KBL 선수들은 스크린을 받아서 슛을 던지는 걸 잘 해서 이런 걸 더 적용을 하려고 한다.
앞으로 정규리그 2/3을 더 치러야 합니다. 정규리그가 끝날 때 KCC의 순위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시나요?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KCC는 상위권에 있을 거다. 이를 위해서 우리 팀에 필요한 건 자신감 회복과 선수들 간의 믿음이다. 항상 선수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코트 밖에서도 동료들을 믿으라고 한다. 선수들이 똘똘 뭉치면 잘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걸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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