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천/정지욱 기자] 한국여자농구는 장신 기근이다. 당장 최상급 리그인 WKBL에서도 185cm가 넘는 센터가 박지수(KB스타즈) 뿐이니 실업농구는 말할 것도 없다. 괜찮은 센터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빅맨 보강이 절실했던 사천시청은 김해지를 영입했다. 187cm의 큰 키에 좋은 체격을 가진 센터다. 하드웨어가 좋지만, 농구 실력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 농구를 늦게 시작(고등학교)한 데다 고교, 대학 무대에서는 큰 키만으로도 위력이 있었기 때문에 기본기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게임만 뛰었다.
우리은행에서 방출된 후 실업농구 최강 서대문구청에서 2년을 뛰었지만 그마저도 지난해 전국체전이 끝난 뒤 방출 통보를 받았다. 나이도 어느덧 29세. 농구와의 인연은 이걸로 끝난 줄 알았다.
“서대문구청에서 방출 통보를 받고 이제 농구선수로는 끝이라고 생각해서 그냥 놀면서 지내고 있었는데 1월에 팀(시천시청)에서 같이 해보자는 연락을 받았어요. 그래서 2월부터 합류해서 운동하고 있어요.”
사천시청 김승환 감독은 김해지를 기초부터 다시 지도했다. 김승환 감독은 “정말 경기만 뛰어왔지 기본기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볼이 있는 위치에 따라 본인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어느 상황에서 스크린을 가고, 가드들의 공간을 열어줘야 하는지 등을 하나하나 다 알려줬다. 너무 어렵다고 투정을 부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따라 하려고 하더라. 지금도 매일 아침 8시면 체육관에 나와서 연습을 한다. 우리 팀은 그거면 됐다. 그래도 몇 개월 열심히 했다고 지금은(김)해지가 있고 없고에 따라 우리 팀이 다르다”며 웃었다.

김해지는 25일 김천에서 열린 2026 전국실업연맹전 대구시청과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아직 기술이 부족해 쉬운 골밑 득점 찬스를 4차례에 걸쳐 놓치기는 했지만, 동료들의 신뢰 속에 계속 찬스를 얻어 착실하게 득점을 올렸다. 무려 21점.
양팀 통틀어 최대득점이었으며 본인의 커리어 최고 득점이었다. 실업농구는 리바운드를 따로 표기하지 않지만, 대충 센 것만 해도 15개에 달했다.
사천시청은 84-73으로 승리했다.
서대문구청에서 뛰었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아직 가야 할 길이 구만리지만, 의미있는 변화다.
김해지는 “아직도 너무 어려워요”라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감독님이 너무 잘 가르쳐 주셔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동료들도 다들 착해서 저를 잘 도와주고요. 감사합니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사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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