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2번째 챔프전 진출’ 정희재 “우리에겐 아직 독침이 남아있다”

이재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5-04 09: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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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감독님께서 독침이 아니라 꿈을 쏜다고 하셨다. 우리에겐 아직 독침이 남아있다. 독을 품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딱 10년 전인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은 고양 오리온과 전주 KCC의 맞대결이었다. 정규리그 3위였던 오리온이 정규리그 우승팀 KCC를 4승 2패로 꺾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10년이 지난 현재 많은 것이 바뀌었다. 고양 연고팀은 오리온 대신 소노가 자리잡았다. KCC는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옮겼다.

10년 전과는 달라진 고양 소노와 부산 KCC가 5일부터 챔피언결정전을 갖는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소노와 KCC에는 팀을 바꾼 선수가 있다.

오리온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던 장재석은 현재 KCC 유니폼을 입고 있다. 반대로 KCC에서 활약했던 정희재는 이제 소노의 주장으로 2번째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한다.

다음은 3일 전화통화로 정희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10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
이렇게 쉽지 않다는 걸 또 한 번 느낀다. 그 때는 신인급이었고, 지금은 최고참급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팀도 많이 바뀌었다.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이 번 기회에 꼭 좋은 결과를 맺고 싶다.

10년 전 플레이오프 출전이 처음이었다.
완전 신인일 때는 하승진 형, 강병현 형이 입대했을 때다. 그래서 KCC의 암흑기였다. 추승균 감독님 부임 첫 시즌에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우리가 1차전을 이겼는데도 시리즈를 졌다. 마지막 6차전은 완전 박살났다. 챔프전은 진짜 전력도 전력이지만, 기세와 분위기 싸움이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그를 위해서 더 잘 해서 잘 잡아주려고 노력한다. 그 때는 신인 시절이라서 형들이 하자는 대로 했다면 지금은 그 때와 반대다. 내가 잘 배웠던 걸 생각 많이 한다. 4대0이면 좋지만, 쉽지 않다. 지더라도 회복과 리커버리를 잘 알려주고 싶다. 스윕하면 제일 좋지만(웃음) 말이 안 되는 거다. 그건 생각지도 않는다. 감독님과 선수들은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한다.

주장으로 선수들에게 하는 말

우리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KCC보다) 경험이 없다고 하지만, 요즘은 경험치보다는 패기가 더 중요한 추세다. 우리 선수들이 젊은 편이다. 패기와 정신력을 바탕으로 감독님 말씀만 잘 들으면 될 거 같다. 선수단 분위기는 워낙 좋다. 들뜨지도 않고, 차분하게 잘 준비하고 있다. 내가 딱히 하는 말은 없다. 하던 대로 하면 될 거 같다.

6번째 플레이오프 진출인데 항상 4강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했다.
6강 플레이오프도 정말 오랜만에 했다. 6강부터 하니까 길기는 하다. 다행히 3대0으로 이겨서 선수들이 잘 쉬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스윕은 처음이었는데 그것도 6강과 4강 모두 스윕이라서 소노의 기세가 좋다.

언론 등에서 스윕을 많이 언급하다. 그렇지만, 챔프전은 6강이나 4강보다 장기전이다. 3승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4승을 해야 한다. 그 부분(스윕)은 딱히 생각이 없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한다. 챔프전까지 스윕을 하는 건 말이 안 된다(웃음).

슈퍼팀인 KCC보다 전력상 떨어진다. 우리는 감독님 말씀대로 도전자의 자세로 뛰어야 한다. 도전자로 예의를 지키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몇 경기를 치를지 모르겠지만, 몸을 아끼지 않고 경기를 뛸 생각이다. 우리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워너스와 구단에서 워낙 지원을 잘 해주신다. 그래서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

10년 전 오리온처럼 KCC도 포워드 자원이 좋다. 정희재 선수의 역할은?
코트에 나간다면 내가 하던 궂은일을 하고, 기회가 나면 과감하게 던질 거다. 분위기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할 거다.

LG가 지난 시즌 우승했다. LG에서 소노로 옮긴 이재도, 임동섭, 정희재 선수가 함께 우승에 도전한다.

우승을 한다면 여러 모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LG가 우승하는 걸 보면서 부러웠지만, 배가 아픈 건 전혀 없었다. 코칭 스태프나 사무국 직원들 모두에게 연락했다.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다. 옛 동료들의 기쁨을 진심을 담아서 축하했다. 질투하고 배 아파하는 이들도 있을 거다. 그런 좋은 마음을 먹었던 게 나에게 돌아오는 거 같다(웃음). 이재도와 임동섭도 똑같은 마음일 거다. 나는 FA로 소노를 선택했다. 그 선택이 틀린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있다. 굉장히 뜻깊고, 뿌듯하다.

첫 번째 반지 기회
감독님께서 독침이 아니라 꿈을 쏜다고 하셨다. 우리에겐 아직 독침이 남아 있다. 독을 품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코트에서 모든 것을 걸겠다. 선수들에게 쉽게 오지 않는 기회라고 말한다. 챔프전을 매번 가는 선수도 있지만, 나 같은 경우 10여년 동안 2번 밖에 못 왔다. 내년에도 다시 챔프전에 갈 수도 있지만, 은퇴할 때까지 또 간다는 보장도 없다. 후회를 남기지 말자고 말하고 있다.

어쩌면 내일(4일)이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는) 마지막 훈련인 셈이다. 그래서 훈련하기 전부터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나오자고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는 빡빡한 일정이라서 훈련을 제대로 하기 힘들다. 이번 시즌 고생했는데 마지막 훈련을 집중해서 하자고 했다. 아픈 선수들도 없고, 감독님도 정말 잘 준비하고 계신다. 절실함과 간절함이 크다. 이정현이 챔피언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좋게 준비하고 있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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