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글/한찬우, 정리/정지욱 기자]NBA, NFL, MLB, NHL ⋯⋯.
미국에는 다양한 프로 스포츠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3월만 되면 사람들은 대학 농구 토너먼트에 온갖 이목이 쏠린다. 바로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다. 68개 팀이 출전하는 이 대회는 참가 선수에게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해당 대학/지역 출신의 팬들에게는 충성심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연중행사다. 미국 전역에 뻗어 있는 팬들은 이 대회 동안 말 그대로 '미쳐'버린다. NCAA에 따르면 2022 시즌 캔자스와 노스캐롤라이나의 결승전은 1700만 명이 시청했고, 그해 대회 전체 수익은 약 10억 달러(한화 1조 3000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68개 팀이 정해지는 '셀렉션 선데이'로 불리는 3월 17일 일요일(미국 시각)에 열렸다. 마침 여준석이 속한 곤자가도 토너먼트에 올라있다. 2년 전 이현중이 데이비슨의 주축으로 뛸 때 팬들의 관심을 받았듯이 올해는 여준석을 통해 한국 농구 팬들에게도 미국 대학 농구에 입문하는 좋은 타이밍이다.
'3월의 광란'의 첫 라운드는 22일(한국시간)에 열렸다. 선수, 팬, 미디어는 늘 이 대회를 '춤을 추러 가는 축제'에 비유하곤 한다. 처음 대회가 치러진 시즌부터 바로 작년 대회의 결과까지 그 흐름을 알아보자. '춤을 제대로 추는 데 성공한' 팀과 선수에 대해 알아보자. 그럼, Let's Dance!
*이 글 내에 대회 이름표기 방식은 '3월의 광란'으로 통일한다. 이번 시리즈는 상중하 총 3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상 편에서는 대회에 대한 간단한 이해와 설명을,중 편에서는 역사에 이름을 남긴 팀과 선수에 대한 설명을하 편에서는 2023-24 이번 시즌 토너먼트 브라켓을 바탕으로 주요 팀과 선수들 분석하는 글이 이어질 예정이다.
왜 '3월의 광란'에 열광할까
1. 시기적인 이유
미국은 프로 스포츠가 맞물려 시즌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연중 계속해서 스포츠 행사를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비교적 느슨한 시즌이 있다면 바로 3월이다. NFL은 2월 슈퍼볼 결승 무대를 끝으로 한 시즌이 끝나고 NBA는 4월이 되어야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MLB는 3월 말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기나긴 시즌 시작을 준비한다. 이처럼 3월이 프로 스포츠가 시즌 초반 혹은 말미인 덕분에 '3월의 광란'은 더욱 흥행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3월의 광란'이 전국적인 팬들에게 관심을 받고 각종 스포츠 미디어의 홈페이지가 대회 뉴스로 도배되는 이유에는 시기적인 이유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대회 자체가 재미와 감동으로 팬들을 끌어들이는 요소도 상당하다.
2, 미래를 빛낼 선수들의 데뷔 무대
현재 NBA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전 세계에서 모이는 추세다. 유럽 프로리그 출신, NBA G리그 출신 등 다양한 경로가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선수 수급에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것은 '미국 대학' 출신이다. NBA의 역사를 써 내려간 스타 대부분은 대학에서도 이름을 날리고, 팀을 빛낸 선수들이 많았다. 이처럼 대학 무대는 예비 NBA 선수들의 쇼케이스 현장이 되고, '3월의 광란'은 그중 가장 큰 무대가 되는 것이다. 더 자세한 선수 리스트와 팀 리스트는 본 시리즈 중 편에서 더욱 다룰 예정이지만, 역사에 남은 선수를 간단히 알아보고자 한다.

농구 'GOAT'로 평가받는 마이클 조던이 전국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대학 1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소속 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은 '3월의 광란' 결승 무대에 진출했고 조지타운과의 결승을 치른다. 그리고 마이클 조던은 그 경기에서 게임 위닝샷을 던졌고 그 영상이 전국에 송출된다. 마이클 조던의 이야기는 그 샷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대학 커리어까지 완벽에 가까운 점을 보면 그가 괜히 'GOAT'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님을 이해하게 된다.
카멜로 앤서니는 뉴욕에 위치한 시라큐스 대학에 진학해 1학년 소속으로 팀을 우승에 이끄는 전설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다. 20득점 10 리바운드 이상을 대회에서 기록하며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며 1학년으로 대회 최우수 선수까지 수상한 그는, 곧바로 NBA 진출에 선언한다.
그 밖에도 대학 3년 내내 '3월의 광란' 우승을 차지함과 동시에 2번의 대회 최우수 선수에 꼽힌 카림 압둘자바(개명 전 '루 앨신더' 시절)도 있었다. 래리 버드와 매직 존슨의 라이벌리는 NBA에서 급조된 것이 아니라, 1979년 '3월의 광란' 결승전 전국 방송부터 시작된 것임을 이해하면 더욱 이 대회에서 '예비 스타'들이 만들 스토리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게 만든다.

2, 응원 문화
'3월의 광란'을 비롯한 대학 스포츠의 응원 문화는 프로 스포츠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자부심을 자랑한다. 해당 연고지와 역사와 전통,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로컬 문화'가 특히 발달한 미국에서는 이 대회 동안 대학 재학생은 물론이고 졸업생, 지역 주민 등 모두가 하나가 되어 대학팀을 응원한다. 야구, 농구, 미식축구 등 프로팀이 30여 개밖에 없는 프로 리그와 달리, 대학은 지역마다 자리 잡고 있으니 소외되는 팬 없이 모두가 응원할 수 있는 법이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듀크와 노스캐롤라이나의 농구팀 인기가 상당하다 보니 해당 주 NBA 프로팀 샬롯 호네츠는 팬 유입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른 지역들 역시, "대학 팀이 있어 프로 스포츠 팀이 못 들어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학 스포츠에 진심이다. 그 열기가 극에 달하는 기간도 역시 3월이다.
NCAA에서 가장 열기 있는 응원으로 여러 대학 경기장을 선정한 바 있다. 그 순위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이 캔자스 대학의 홈구장 '앨런 필드하우스'다. 이곳은 2017년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실내경기장'으로 기네스북에 오르며 대학 경기장을 넘어 최고의 경기장 중 하나임을 입증했다. 대학생들의 혈기 왕성한 데시벨은 3월이 되면 그 정점을 찍는다. 전국 방송을 통해 중계되는 경기들을 보기 위해 각종 바와 술집은 자리를 가득 메우며 직접 경기가 열리는 현장을 찾아 테일게이팅 파티*를 벌이고 목청껏 응원전을 펼친다.
*테일게이팅 파티: 경기 전 주차장 구역에서 바비큐 등을 해 먹으며 즐기는 문화
3. 최근 흐름 변화 (NIL, 코로나)
'3월의 광란'은 선수 구성에서 최근 변화의 흐름이 불고 있다. 2012년 대회 우승팀 켄터키 의 선수단 평균 연령은 19.7세였다. 앤서니 데이비스를 포함해 1학년 3명이 주축이었을 정도로 젊은 팀이었다. 하지만 NCAA 농구판에서 점점 '원앤던'(대학 1학년만 마치고 곧바로 NBA 드래프트에 신청하는 전략) 사례가 줄고 대학에서 성장하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2015년 우승팀 듀크는 20.1세였으며 2022년 우승팀 캔자스는 22세가 넘는 선수단으로 운영됐다. 이처럼 경험 많은 선수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난 데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코로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21 시즌 대회가 전면 취소됨에 따라, 선수들에게 대학 선수로서 1년을 추가 활동할 기회가 주어졌다. 선수가 원한다면 최소 5년 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게다가 2021년 이후, 대학 선수들의 NIL(이름, 이미지, 초상권)을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대학 선수들도 적지 않은 보상을 받기 시작했다. NIL 랭킹 1위인 브로니 제임스는 이미 대학 1학년부터 490만 달러(약 65억원)라는 수입이 추정될 정도로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이런 추세가 강화되다 보니 대학 선수로서 활동을 더욱 연장하며 가능한 한 NIL 수입을 벌어들이고자 하는 '고학년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로 추가된 1년과, NIL을 통한 수익 창출은 선수로 하여금 더욱 대학에 남게 만들고 있고, 이는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전국 각지 대학에 남아 있으며 대학 농구 '춘추 전국시대'가 된 것이다. 이 요인 역시 이번 대회를 더욱 박진감 넘치는 토너먼트로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AP 연합뉴스[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