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손대범 편집인] "우물 안 개구리 같았다." 김태술 SPOTV 해설위원은 언젠가 커리어 첫 세계 대회를 이렇게 회상했다. 상대 선수들이 높고 빠르다보니 패스길도 잘 보이지 않았고, 전술을 떠나서 한 발 더 빨리 뛰어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고 말이다.
21일, FIBA U19 월드컵을 위해 헝가리로 출국하는 우리 대표팀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1년 전, 아시아 무대를 정복했던 대표팀이 서게 될 코트는 넓이도, 길이도 똑같을 것이다. 림의 높이도, 3점슛 거리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혀 다른 생각이 들 것이다. 마주할 상대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헝가리, 투르키예, 아르헨티다 등 같은 조 상대팀에는 힘 좋은 장신 유망주들이 즐비하다.
우리 대표팀의 최고 성적은 2007년 11위로 최진수, 김민섭, 권용웅, 유성호, 김선형 등이 선전한 바 있다. 그러나 U19 대회를 치러본 선배들은 순위와 승패를 떠나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체격 조건이 그래도 엇비슷한 아시아 무대에서 벗어나 세계 무대에서 거대한(?) 선수들과 대결하다보면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과연 선배들은 어떤 조언을 남겼을까.
김선형 | 2007년 세르비아
나보다 큰 선수들이 나보다 더 빨랐다. 센터들도 3점슛을 던지고, 나보다 더 큰 선수들이 플로터를 던지니 당황했다. 격차가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아마 후배들도 느낄텐데, 하면 할수록 안 될 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우리가 모든 경기를 이기진 못할 지라도 부딪치고 경험하며 자극을 받았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걸 느껴봤다.

이승현 | 2011년 라트비아
내 매치업이 요나스 발렌츄나스였다. 하하. (김) 준일이랑 열심히 붙어봤는데 아무 것도 못했다. 아예 사이즈가 다르고, 힘도 차이가 컸으니 말이다. 벽이 있는 느낌이랄까. 흔한 표현으로 '현타'가 오기도 했다. 그래도 깨져보고 부딪치면 좋겠다. 더 열심히 해서 경험해봐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자극을 받고 더 노력하면서 좋은 선수로 올라서는 것이 중요하다.
양재민 | 2017년 이집트
아시아 대회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세계대회는 두려움도 느꼈던 것 같다. 사이즈가 다르니 경기 전부터 압도당한 면도 있었다. 상대 높이와 힘에 신경을 쓰느라 놓치는게 많았다. 특히 U17과 U19는 피지컬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준비한 게 안 나올 수도 있다. 경기를 치르다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더 주눅들 수도 있다. 아마 청소년 대표팀 소속으로 세계 대회를 치러본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심리적 문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겁먹지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나를 보여주고 경험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주눅들지 말고 잘 하고 오면 좋겠다.

하윤기 | 2017년 이집트
큰 선수들과 처음 맞섰을 때 '현타'가 왔던 기억이 있다. 어렵긴 어려웠다.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이다. 그렇지만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승패를 떠나 많이 부딪치면서 많이 느끼고 경험하는 시간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이현중 | 2016 스페인(U17)
나는 U17 대표팀 소속으로 세계 대회를 처음 치렀는데 그때 나는 '가시' 같았다. 아무 생각이 안났다. 상대가 워낙 힘이 좋고 빠르기까지 하니까 엄두가 안 났다. 한국에서나 유망주였지, 아무 것도 아닌 우물안 개구리라는 생각에 좌절감도 느꼈다. 농구 인생의 첫 좌절이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호주행을 결심한 것도 있다. 그래도 선수들끼리 서로 끈끈하게 뭉쳐서 대회를 잘 치렀던 것 같다. U19 대표팀은 인생에 1번 밖에 없는 대회다. 아무리 미래에 좋은 선수로 성장한다 해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대회이기도 하고, 미래의 NBA 유망주들과 부딪쳐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마 모든 팀들이 우리를 약체라 생각할 텐데, 쫄지 말고 잃을 것 없다는 마인드로 가면 좋겠다. 뭐든 배울 것이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하길 바란다.

김태훈 | 2021 라트비아
우리는 첫 경기부터 큰 상대를 만났다. 프랑스를 만나 완패를 당했는데, 그 팀에 빅터 웸반야마라는 선수가 있었다. 그래도 주눅들지 않으려고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배움의 시간이라 여겼다. 개인적으로는 언제 다시 국가대표선수가 될 지 모르기에 U19 대표팀 자체가 소중한 경험으로 남아있다. 후배들도 다치지 않고 설사 지더라도 잘 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2023 U19남자농구 대표팀
감독_이세범(용산고)
가드_강성욱(성균관대1, 181cm), 문유현(고려대1, 180cm), 강태현(경복고3, 197cm), 석준휘(안양고3, 193cm)
포워드_유민수(고려대1, 200cm), 윤기찬(고려대1, 194cm), 이해솔(연세대1, 191cm), 이유진(용산고3, 200cm)
센터_김윤성(성균관대1, 200cm), 류정열(홍대부고3, 211cm), 이도윤(무룡고3, 201cm), 구민교(제물포고3, 197cm)
#사진=점프볼 DB, U19 대표팀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