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라고 할 수 있지만...’ 레전드 김정은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

정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8 21: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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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정지욱 기자]2005년 11월 9일 삼성생명빌딩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06 WKBL 드래프트’ 1순위로 온양여고의 촉망받는 포워드가 1순위로 신세계(현 하나은행)에 지명됐다.

 

국내 여고 무대를 휩쓸며 장차 한국농구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포워드는 햇수로 20년의 세월이 흐른 2024년 12월 2일 국내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 역대 최고득점자로 등극했다. 부천 하나은행의 ‘민트보스’ 김정은(37)의 이야기다.


김정은은 2일 용인 삼성생명과의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바스켓퀸’ 정선민을 넘어 WKBL 역대 득점 1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WKBL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김정은을 위해 하나은행 구단은 8일 홈경기에서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시상식에는 남편을 비롯해 그의 커리어를 함께한 전임 구단주·감독, 하나은행 팀 동료들이 함께했다. 또한 이전까지 최다득점 기록 보유자였던 레전드 정선민이 자리해 의미를 높였다.

한국여자농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정선민은 김정은이 어린시절 우러러보던 우상이자 롤모델이었다. 

“프로 데뷔했을 때 저는 선배님들을 동경하며 자랐습니다. 정선민, 박정은, 변연하 선배님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었어요. 언니들의 플레이를 보고 경기를 하면서 제가 부족한 선수라는 것을 느꼈고 또 자극받았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대표팀이 된 것은 제게 좋은 기억입니다. 언니들과 한 팀이 되어 농구하고 가까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제 기록 행사에 (정)선민이 언니가 오셨어요.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 제 방장이셨어요(웃음). 언니를 보니 울컥하더라고요. 언니들을 보며 WKBL 최고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꿨고 그분들이 길을 잘 닦아오신 덕분에 제가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농구를 하고 있습니다. 선배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선배들을 보면서 꿈을 키워온 김정은. 20시즌, 정규리그 571경기에서 8162점(12월 8일 기준)이 쌓이면서 이제는 후배들이 김정은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고 있다. 팀 후배인 박소희(23)는 “(김)정은 언니와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리그 최고령 선수이자 어린선수들의 멘토이기도 한 김정은은 자신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는 후배들에게 온 마음을 담은 말을 전했다.

"얼마 전 박찬호 선수의 영상을 봤는데 ‘생명을 걸고 싸우는게 프로’라고 하는 말에 감명을 받았어요. 후배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했어요. 꼰대같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요즘 세대는 이것저것 즐기는 시대에 살아서 그들에게 제 어린시절처럼 ‘운동만 바라보면서 해’라고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한 분야에서 최고 자리까지 가려면 많은걸 포기해야 해요. 진짜 간절해야합니다. 프로선수라면 다 열심히는 할거에요.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안됩니다. 치열하고 절박해야 해요"

"사실 저는 이긴 경기보다 진 경기가 더 많은 선수에요. 우리은행에서 우승을 하고 승리를 하면서 느낀게 많아요. 위성우 감독님, 전주원 코치님이 왜 그렇게까지 간절하게 지도를 하셨는지, 또 동료들을 보면서 왜 이 팀이 우승 팀인지를 느낄 수 있었어요. 그 과정을 겪고 하나은행에 돌아와보니 위성우 감독님과 전주원 코치님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진짜 농구에 진심이고 정말로 농구를 사랑해야 해요. 그래도 우리 팀 후배들은 다른 팀에 비해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어요. 그마저도 감사할 일이지요. 저는 지금도 농구가 안되면 잠을 잘 못잘 만큼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 정도가 아니면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없습니다. 후배들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해 지금 중고교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프로생활을 하는 기반을 닦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제공=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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