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재범 기자] “현역 선수들, 3대3 국가대표가 아니라도 이렇게 노력하고 간절하게 준비한 선수도 있다는 걸 한 번 봐주셨으면 좋겠다.”
KBL은 지난 15일 2019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 참가 선수 41명을 최종 공시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등록 선수 36명은 자동적으로 드래프트에 참가 가능하다. 협회 미등록 선수 11명 중 일반인 테스트를 통과한 5명(김인식, 김훈, 신선재, 이주한, 홍석영)이 추가되었다.
김훈(연세대)과 이주한(브리검영대), 홍석영(동국대)은 대학농구리그에서 활약하거나 드래프트에 참가한 경력이 있어 이름이 알려졌다. 그렇지만, 경희대 출신인 김인식과 순수 아마추어인 신선재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인식(176.8cm)은 경희대 출신임에도 대학농구리그 출전 기록이 없다. 대학 입학 후 농구부에서 나왔기 때문. 그렇지만, 그는 이번 드래프트 참가를 위해 험난한 길을 걸었다.
초등학교까지 축구 선수로 활약한 김인식은 중학교 진학 후 선생님의 권유를 받은 뒤 농구로 바꿨다. 부모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서울시 농구대회에서 패색이 짙었던 경기 막판 활약하며 본격적인 농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
김인식은 “단대부중과 경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경기 종료 1~2분 전에 10점 차이로 뒤지고 있을 때 코치님께서 저를 투입하셨다. 큰 대회나 지고 있을 때 다른 선수들은 주눅들어도 저는 자신감이 넘친다”며 “1분이라도 저에게 주어진 기회라고 여겼다. 스피드와 힘이 있어서 수비가 누구든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플레이를 했는데 1점 차이까지 좁혔다”고 부모의 마음을 돌린 계기가 된 경기를 떠올렸다.
이어 “코치님도 놀랐다. 다른 부모님도 저희 부모님께 계속 농구를 시켰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부모님께서 그 경기를 보시고 계속 농구를 해보자고 하셨다”며 “코치님도 그 이후 저를 자주 출전시켜 주셨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침과 야간 훈련을 거의 빠진 적이 없다. 아침 훈련은 일주일에 4일 정도 하고, 야간 훈련은 빠지지 않았다. 코치님께서 빨리 들어가서 자라고 해도 혼자서 계속 했다”며 “숙소 생활을 하니까 훈련을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새벽에 시끄럽다고 하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주말에 토요일마다 집에 가는데 토요일에 바로 학교로 오는 경우도 있었고, 일요일에 와서 혼자서 볼 가지고 연습하는 걸 반복했다”고 덧붙였다.
김인식이 이렇게 노력한 것은 남들보다 늦게 농구를 시작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김인식은 “선수를 하고 계속 싶다는 바람과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걸 보여주려는 간절함이 컸다”며 “농구를 일찍 시작했어도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가 경기를 뛰는 걸 보면서 전 코트에 나가면 더 열심히 뛰었다”고 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속공과 돌파에 능하고, 수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김인식은 “코치님께서 연습경기를 하면 상대팀 중심선수를 막으라고 하셨다. 대학과 연습경기를 할 때도 그랬다”며 “20점, 30점 가량 넣던 선수도 10점 초반으로 줄였다. 주위에서 ‘저 선수를 어떻게 막냐’하는데 저는 막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졌고, 그런 선수를 막는 게 재미 있었다”고 수비를 장점 중 하나로 꼽았다.
이어 “제가 수비할 때 못 막은 개인기나 드리블은 배울 만하다고 생각했다. 연습경기가 끝난 뒤 그날 경기를 복기하며 안 되더라도 제 걸로 만들려고 훈련했다”고 덧붙였다.
김인식의 고교시절을 아는 이들에 따르면 정말 성실하고, 농구 이외 다른 곳에 시선을 팔지 않았으며, 공격보다 수비에 비중을 두고 코트에 나선 선수였지만, 노력만큼 실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인식이 경희대 농구부 선수로 입학한 건 사실이지만, 경희대에서 원하는 기량을 갖춘 선수는 아니었다.
김인식은 그럼에도 당시를 떠올리면 아쉬움을 갖고 있다.
김인식은 “고등학교 때 대회도 많이 나가고, 연습경기도 많이 하고 싶었다. 그런데 코치님께서 자주 바뀌니까 그러지 못했다. 연습경기를 더 많이 했다면 다른 대학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프로에 갈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했다”며 “세상도 많이 원망했다.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게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래도 주위 사람들이 농구가 인생의 전부가 아닐 거라며 격려를 해줬다. 그렇지만, 하고 싶었던 꿈이었기에, 그렇게 연습을 많이 해도 농구 선수를 그만둬야 하는 결과를 받았지만, 농구를 놓지 못했다”고 아픈 시절을 꺼냈다.
김인식은 지난해 일반인 테스트에 참가했지만, 탈락했다. 김인식은 “일반인 테스트 경험이 있는 형들과 여러 사람에게 조언을 많이 받았다. 막상 일반인 테스트에 가니까 느낌이 달랐다”며 “자기가 돋보여야 하니까 이기적인 플레이도 한다. 전 이것도, 저것도 못했다”고 지난해 탈락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인식은 “이번 일반인 테스트에선 지난해 자극을 받았기에 제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며 후회 없이 했다”며 “같이 뛰었던 선수들이 잘 했다고 해줬다. 저도 뛰면서 ‘이 정도라면 일반인 테스트에서 합격하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일반인 테스트를 지켜본 구단 스카우터들의 의견에 따르면 김인식이 돌파를 중심으로 코트를 휘젓고 다닌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1~2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프로에 지명되기 힘든 기량이었다고 한다. 김인식은 지명 가능성 높은 선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는 11월 4일 열릴 예정이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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