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머피)할로웨이와의 5년 전 약속을 이루겠다.”
5년 전, 이스라엘 2부 리그 소속 하포엘 크파 사바에 속한 두 남자는 특별한 약속을 하게 된다.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반드시 한 팀에서 다시 만나 정상에 도전하자.” 5년이 흐른 뒤 운명처럼 재회한 두 남자는 한국에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섀넌 쇼터는 노스 텍사스 대학 졸업 후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명성을 떨쳤다. 멕시코를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일본, 중국, 터키 등 다양한 곳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했다.
수많은 리그를 경험하면서도 단 한번의 중도 퇴출이 없었다는 건 대단한 자부심이었다. 그만큼 쇼터는 최고의 외국선수였고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존재였다.
그런 쇼터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동료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할로웨이였다. 하포엘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두 선수는 남다른 우정을 자랑하며 최고의 궁합을 자랑했다. 1989년생인 쇼터와 1990년생인 할로웨이는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친형제’처럼 잘 어울렸고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냈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두 선수는 밝은 미래를 꿈꿨다. ‘용병’이라는 타이틀 속에 다시 만날 확률은 극히 적었지만 재회의 때를 기다리며 그때만큼은 반드시 정상에 서자는 굳은 다짐을 했다.
쇼터는 “당시 할로웨이는 대체 선수로 합류했던 상황이었다. 만약 처음부터 시즌을 시작했다면 우리는 분명 우승했을 것이다. 지금의 아쉬움을 딛고 일어서 다음을 기약하자는 약속을 했다. 그리고 운명처럼 현실로 다가왔다”고 이야기했다.
쇼터와 할로웨이는 2018-2019시즌 KBL에서 다시 만났다. 하지만 같은 팀이 아닌 정상을 다투는 1, 2위 팀의 외국선수로 마주 봐야 했다. 심지어 할로웨이는 발등 부상으로 인해 시즌 도중 교체되고 말았다. 쇼터는 할로웨이의 몫까지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현대모비스를 이끌었고 끝내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올라섰다.
2018-2019시즌을 마친 뒤 KBL은 외국선수 제도를 대폭 수정했다. 신장제한 철폐는 물론 2인 보유 1인 출전, 경력 제한 폐지 등 많은 부분을 열었다. 현대모비스 복귀가 유력했던 쇼터는 오랜 시간 제의를 받지 못했고 KBL이 아닌 다른 리그로 눈을 돌려야만 했다. 이별이 가까워진 순간 쇼터는 우연히 한 통의 전화를 받았고 다가온 운명을 외면하지 않았다.
“5년 전의 맹세가 이렇게 이뤄질 줄은 몰랐다. 할로웨이가 전자랜드와 계약 후 연락했고 함께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전자랜드의 노력, 그리고 관심도 큰 영향을 줬지만 할로웨이의 한마디가 나를 인천으로 강하게 이끌었다. 전자랜드는 할로웨이의 에너지가 강하게 담겨 있는 멋진 팀이다. 그런 팀에서 할로웨이와 함께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쇼터의 말이다.
2인 보유 1인 출전으로 변경된 외국선수 제도는 경험해보지 못하면 알 수 없는 문제들이 많다. 특히 외국선수들 간의 신경전은 물론 출전시간 문제로 인한 다툼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쇼터와 할로웨이는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쇼터는 “제도적인 변화에 대해선 선수들이 알아서 이겨내야 한다. 그런 문제에 있어 할로웨이와 나는 전혀 걱정이 없다. 우리는 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다른 형제들만큼 깊은 관계다. 또 내가 가진 장점, 할로웨이가 가진 장점은 다르다. 상황, 그리고 필요에 따라 우승으로 가는 길에 제대로 쓰일 거라는 믿음이 있다. 전자랜드는 그런 힘이 있는 팀이고 우리 역시 정상을 차지하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2019-2020시즌 전자랜드의 정상 도전은 충분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명예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또 쇼터와 할로웨이 역시 5년 전의 약속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그것만으로도 정상을 향한 동기부여는 충분했다.
끝으로 쇼터는 “할로웨이를 통해 전자랜드가 단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쩌면 기회라고 생각한다. 할로웨이와 나눈 약속은 물론 전자랜드 역사에 있어 첫 우승의 기록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여러모로 운명처럼 다가온 것 같다. 첫 우승이라는 의미보다 전자랜드의 새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을 할로웨이와 함께 쓸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그리고 꿈꾸고 있는 미래가 밝은 현실로 찾아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라며 최고의 순간을 기대했다.
#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한명석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