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러+포인트가드’ 이정현이 보여주는 에이스의 품격

김호중 기자 / 기사승인 : 2019-10-20 1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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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호중 인터넷기자] 19일 인천 전자랜드 전은 이정현을 위한 무대였다. 전주 KCC는 1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대결에서 90-86으로 승리했다. 경기 전까지 개막 4연승을 달리며 무서운 기세를 선보이던 전자랜드였다. 하지만 KCC는 선수단이 똘똘 뭉치면서 ‘대어’ 전자랜드와의 경기를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이정현은 전천후 공격력을 선보이며 15득점, 5어시스트의 활약을 펼쳤다. 공수 모두에서 ‘팔색조’같은 활약을 펼친 그가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정현의 득점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커리어 내내 리그 최상급 공격력을 유지해온 그는 이번 시즌 평균 13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몸 상태가 올라올 시즌 중후반에 폭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다. 3점슛과 돌파, 미드레인지 슛 등 모든 옵션을 최고의 수준에서 소화하는 이정현은 그야말로 ‘만능’ 공격 옵션이다.

그의 경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정현의 ‘평균 13득점’은 수치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13득점 안에는 샷클락에 쫓기는 상황에서 성공된 터프샷, 경기 접전에서 터지는 클러치 샷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가 득점이 필요한 어려운 상황에서 적재적소에 득점을 넣어 주는, KCC의 클러치 옵션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KCC가 선발한 두 외국선수는 클러치 옵션을 맡기기에는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온 윌리엄스는 2대2 위주의 받아먹는 득점이 장점인 선수이다. 그의 파트너, 조이 도시는 수비를 기대하고 선발한 선수. 둘 모두 접전 상황에서 득점을 맡기기에는 부족한 모습이다. 이런 팀 상황에서, 전창진 KCC 감독은 이정현의 클러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변칙 운영’을 선보이며 이정현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바로 이정현을 주전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현재 몸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은 이정현의 체력을 비축해줌으로써 4쿼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정현은 전자랜드 전 역시 4쿼터에 3점슛 2방 포함 팀내 최다 7득점을 기록하며 전자랜드의 막판 추격을 뿌리칠 수 있게 해주었다. 전창진 감독의 ‘소방수’ 기용이 성공한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정현은 ‘스윙맨’ 역할뿐만 아니라, 팀 사정상 ‘포인트가드’ 역시 맡고 있다. KCC는 팀내 주전 포인트가드였던 유현준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경기 내 메인 볼핸들러를 맡을 선수가 없어졌다. 박성진이나 신명호는 긴 시간을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는 노장들이다. 이에 따라 전창진 감독은 이정현에게 포인트가드를 맡기는 전술 역시 사용하고 있다.

이정현은 포인트가드로서 ‘명품’ 2대2 능력을 선보이며 전창진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웬만한 정통 포인트가드 ‘뺨치는’ 경기 운영을 선보이고 있는 것. 수치가 이를 보여준다. 적은 표본이지만, 이정현은 이번 시즌 평균 5.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리그 3위의 기록이자, 본인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팀의 볼 운반 문제를 해결해주는 동시에, 본인의 공격에서 파생되는 동료의 공격 기회에 ‘택배 어시스트’를 뿌려주고 있는 이정현은 공격적이면서도 이타적인 운영을 선보이고 있다.

이정현이 짊어지고 있는 또다른 무게가 있다. 바로 ‘주장’이란 타이틀이다. 이정현은 ‘말로만 하는 리더십’이 아닌 ‘몸소 실천하는 리더십’을 선보이며 팀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정현은 감기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이번 주 운동을 거의 못했을 정도로 몸이 안 좋다. 그럼에도 이정현은 주장으로서 경기에 출전해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KCC 전창진 감독은 “(이정현의) 몸상태가 썩 좋지 않은데 주장으로서 역할을 다하려 노력 중이다.”며 이정현의 리더십을 칭찬했다.

또한, 전자랜드 전을 앞두고 이정현이 선수단에 해준 동기부여 역시 효과가 컸다는 것이 알려졌다. 최현민은 “전날 (이)정현이 형이 팀원들을 불러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팀은 많이 뛰어야 한다면서 빠른 농구, 조직력 있는 경기를 강조했다. 그래서 오늘경기 우리가 전자랜드보다 한발씩 더 뛰면서 승리를 한 것 같다.”고 승리의 공을 주장 이정현에게 돌리기도 했다. 코트 안팎에서 KCC의 정신적 지주로 활약하고 있는 이정현인 것이다.

‘스코어러’, ‘클러치 담당’, ‘포인트가드’, ‘주장’. 이번 시즌 이정현은 상상 이상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보통의 선수라면, 직책 하나도 소화하기 힘들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정현은 남다른 책임감으로 에이스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에이스의 품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이정현의 시즌 초반 활약이 눈부시다.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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