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민준구 기자] 사제지간 첫 맞대결은 스승의 승리였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전주 KCC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첫 맞대결이 열린 24일 안양실내체육관. 과거부터 명승부를 수차례 만들어냈던 두 팀의 경기인 만큼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외의 관전 포인트도 함께 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전창진 감독과 ‘장자방’이었던 김승기 감독의 만남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전창진 감독과 김승기 감독의 인연은 깊고 뜨거웠다. 삼성, TG삼보, 동부 등 오랜 시간 정을 쌓으며 신뢰 관계를 형성했다. 전창진 감독은 김승기 감독의 현역 은퇴 후 곧바로 ‘전창진 사단’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2007-2008시즌 통합우승의 영광을 함께 누렸다.
전창진 감독이 KT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할 때 역시 김승기 감독은 옆에 있었다. 일반 코치에서 수석코치로 승격되어 본격적으로 두 사람이 제대로 손발을 맞추게 된 것이다. 결과는 좋았다. 하위권으로 분류된 KT는 매 시즌 돌풍을 일으켰고 2009-2010시즌 정규경기 2위, 2010-2011시즌 정규경기 1위를 차지했다. 비록 정상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약팀을 단기간에 강팀으로 만들어내는 능력만큼은 KBL 최고였다.
탄탄대로일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의 운명은 2015년 ‘이별’로 바뀌었다. 전창진 감독의 불미스러운 개인사로 인해 KGC인삼공사의 감독 자리는 공석이 됐고 수석코치였던 김승기 감독이 대행을 맡게 된 것이다.

냉혹한 프로 세계에서 우정과 의리는 큰 의미가 없지만 당시 김승기 감독의 잔류는 많은 이야기를 낳았다. 결국 김승기 감독은 2015-2016시즌 4강, 2016-2017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 2017-2018시즌 4강 등 고공 행진했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전창진 감독이 코트를 떠난 후 김승기 감독과의 만남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전창진 감독이 복귀를 알렸고 비시즌 연습경기 당시 재회할 수 있었다.
사제지간으로서 첫 맞대결이 열렸던 24일 안양실내체육관. 김승기 감독은 전창진 감독에 대해 “23일 훈련 때 인사를 드리고 10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KCC 선수들을 꽉 잡아놓으셨더라. 어떻게 훈련했는지는 안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같이 해봐서 잘 안다”라며 첫 만남을 기대했다.
KGC인삼공사와 KCC의 맞대결은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경기 내내 KGC인삼공사가 앞섰지만 KCC의 추격전 역시 만만치 않았다. 경기종료 직전까지 팽팽했던 두 팀의 승부는 결국 스승이 이끈 KCC가 84-82 짜릿한 역전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이후 전창진 감독과 김승기 감독은 악수를 나누며 첫 맞대결을 마무리했다.
전창진 감독은 승리 소감에서 김승기 감독을 언급하지 않았다. 어쩌면 더 이상 구설수에 오르고 싶지 않다는 것을 드러낸 모습이기도 했다. 반면 김승기 감독은 “역시 한 수 배운 것 같다”라며 스승을 치켜세웠다.
노련함을 과시했던 스승과 만만치 않음을 증명한 제자의 맞대결. 두 감독의 만남은 이번 시즌 내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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