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만으로도 많은 걸 느꼈다” 나윤정, 박지수가 나눈 뜨거운 포옹과 눈물

아산/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4-03-31 02:22:1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아산/최창환 기자] 비록 승자와 패자로 갈렸지만, 나윤정(우리은행)과 박지수(KB스타즈)의 우정은 여전했다. 뜨거운 포옹과 함께 눈물을 쏟았다.

아산 우리은행은 30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스타즈와의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78-72로 승리했다. 매 경기 역전을 거듭하는 혈투를 펼쳤던 우리은행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 통산 12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우리은행이 트로피 수여, 기념 촬영 등 우승 세리머니를 진행하는 동안 출입구 부근에서는 박지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박지수는 유니폼,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한참 동안 멍하니 서서 우리은행의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박지수는 끝내 울음을 터뜨린 후 코트를 떠났다. 박지수뿐만이 아니었다. 기대했던 통산 3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놓친 KB스타즈 선수들 역시 라커룸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박지수가 다시 코트에 등장했다. 샤워 후 편안한 차림으로 갈아입은 박지수는 이어 나윤정과 포옹을 나눴고, 이들은 나란히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박지수와 나윤정은 분당경영고 동문이다. 함께 분당경영고의 전성기를 이끌며 U18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2017 신입선수선발회에서 박지수가 1순위, 나윤정이 3순위로 지명되며 적이 됐으나 여전히 함께 여행을 즐길 정도로 두터운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박지수의 골밑장악력은 예상대로 대단했다. 4경기 평균 35분 59초를 소화하며 24점 17.3리바운드 2어시스트 1.3블록슛으로 활약했다. 챔피언결정전 11경기 연속 더블더블 행진을 이어가는가 하면, 2차전에서는 챔피언결정전 역대 최초의 30-20(37점 20리바운드)을 달성하기도 했다.

나윤정은 박지수에 대해 “친구라서가 아니라 상대지만 내가 존경하는 선수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을 텐데 끝까지 남아 축하해줘서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으로선 박지수를 봉쇄하는 게 챔피언결정전의 키포인트였다. 김단비가 집중적으로 수비를 맡았지만, 상황에 따라 최이샘 또는 박혜진이 협력수비를 들어가는 등 우리은행은 박지수의 체력을 끌어내리는 데에 초점을 두고 챔피언결정전을 치렀다. 천하의 박지수 역시 3, 4차전에서 지친 기색을 드러낼 정도로 우리은행의 수비는 끈질기고 견고했다.

나윤정 역시 “경쟁 팀이지만, 친구다 보니 보기만 해도 가슴 아픈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항상 힘든 일을 이겨냈던 선수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이겨낼 거라 생각한다”라며 박지수에게 한마디를 전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대화를 나눈 끝에 눈물을 쏟은 걸까. 나윤정은 이에 대해 묻자 “별다른 얘기는 안 했다. 축하한다는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 한마디만으로도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박지수가 자유투를 던질 때마다 야유를 던졌던 아산 팬들도 이들이 포옹하던 순간만큼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박지수”를 연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박지수 역시 승자가 된 나윤정을 향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비록 승자와 패자로 갈렸지만 나윤정과 박지수의 진한 우정, 스포츠가 지니는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사진_WKBL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